카메라 기능은 유지···공급망도 변화 없을 듯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삼성전자가 올해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보급형 폴더블폰은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디스플레이, 배터리 사양 등이 플래그십 제품에 비해 낮아지고 카메라 사양만은 기존 폴더블폰과 유사한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보급형 모델은 원가절감을 위해 주요 부품의 사양을 낮출 것으로 예상됐지만, 카메라 모듈의 경우 플래그십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18일 전자부품업계에 따르면 연내 보급형 폴더블폰 출시를 준비중이다. 이중 카메라 모듈은 기존 제품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그간 폴더블폰 시리즈에서는 일반 바형 플래그십 모델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사양의 카메라 렌즈를 장착해왔다. 힌지 등 타 부품으로 내부 공간이 제한적인 폴더블 폼팩터에서는 바형에 장착되는 수준의 카메라 센서 크기를 도입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지난해 출시한 갤럭시Z플립5의 경우 후면 듀얼 카메라에 1200만 화소 초광각 렌즈(F2.2)와 1200만 화소 듀얼 픽셀 카메라(F1.8)가 탑재됐으며, 전면 카메라는 1000만 화소의 렌즈(F2.2)가 들어갔다. 상위 모델인 폴드5에는 후면 트리플 카메라에 1200만 화소 초광각(F2.2)·5000만 화소 듀얼 픽셀(F1.8)·1000만 화소 망원(F2.4)가 들어갔으며, 전면 카메라에는 언더디스플레이카메라(UDC) 형태로 400만 화소의 렌즈(F1.8)가 장착됐다. 작년 초부터 이미 2억 화소 카메라를 도입한 갤럭시S 시리즈 카메라 모듈과는 스펙 차이가 크다.
폴더블폰 보급형 모델의 카메라 모듈 공급망 또한 기존 폴더블폰 시리즈와 비슷한 구도가 예상된다. 지난 하반기 출시한 플립5와 폴드5의 카메라 모듈은 삼성전기와 엠씨넥스, 캠시스가 1차 협력사로, 중국의 써니옵티컬이 2차 협력사로 참여한 바 있다. 올해 출시할 6세대 시리즈에서도 이 같은 공급체계가 유지될 것으로 전해진다.
부품업계 관계자 “폴더블폰 보급형 모델에서도 카메라 사양은 기존 모델과 거의 유사할 것으로 예상되며, 공급망도 기존과 크게 변화 없이 진행될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다만 보급형 출시로 모델 수가 늘어나기 때문에 전체 공급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화웨이 등 중국업체의 폴더블폰 약진에 밀려 시장 내 지위가 점차 위축되는 모양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출하량 기준 폴더블폰 시장 점유율은 전년(66.4%) 대비 6%p 떨어진 60.4%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화웨이는 작년 하반기 양옆으로 접는 북(book)타입 폴더블폰 ‘메이트X5’를 선보인 데 이어, 지난달에는 위아래로 접는 클램셸(clamshell) 형태의 ‘포켓2’를 중국 현지 시장에 정식 출시했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DSCC는 2024년 1분기와 2분기에는 화웨이가 메이트 X5와 포켓2의 강세에 힘입어 폴더블폰 시장 점유율에서 처음으로 삼성전자를 추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해당 분기 삼성전자는 신제품 출시 이전 시점이라, 판매량이 정체되는 구간이다.
그간 업계는 삼성전자가 폴더블폰 시장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보급형 모델을 출시해 전체 폴더블폰 출하량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해왔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 또한 지난해 7월 5세대 폴더블폰 언팩 행사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공급망 파트너와 부품들의 원가경쟁력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협업하고 있다”며 “쉽지 않은 일이지만 이 부분에 매우 많은 리소스를 투자하고 있으며, 어느 정도 성과가 나오는 시점부터 보급형 폴더블폰을 출시하는 방안도 검토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스마트폰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보급형 모델 가격은 800달러(약 105만원) 이하 수준일 것으로 추정된다. 폴더블폰 라인업 중 상위 모델인 폴드5(1799달러)의 절반 수준이다. 현재 시장에 나온 중국 제품들의 경우 화웨이의 메이트X5가 1800달러, 샤오미의 미 믹스 폴드3가 1699달러, 비보의 X폴드2가 1560달러, 오포의 파인드N3가 1200달러 등으로 판매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