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Q 누적 매출 전년比 22% 감소, 영업적자 218억원···다수 불합리한 조건의 거래처가 원인
거래 유통업체 400개로 축소, 마진 축소도 요청···부광약품 “수익성 제고 취지”   
조현병약 라투다정, 식약처 허가와 심평원 급여 동시 진행···내년 상반기 출시되면 매출 반등 가능성도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지난해부터 경영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부광약품이 유통업체에 제공하는 마진 인하와 ‘라투다정’ 출시에 올인하고 있어 주목된다. 회사 예상대로 마진 인하와 라투다정 출시가 이뤄지면 내년부터 실적 반등 가능성이 예고된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부광약품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올 3분기 누적 1009억원 매출을 기록, 전년대비 22.0%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18억원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 –39억원보다 적자 폭이 커졌다. 중견 제약사인 부광약품은 그동안 매출과 수익성이 꾸준히 성장해 오다, 지난해 처음으로 2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한 후 실적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업계는 매출 20%대 하락은 다소 의외로 받아들이고 있다. 

부광약품은 이같은 실적 부진 원인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우선 그동안 거래 조건이 상대적으로 불합리한 거래처가 적지 않아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부광약품은 현재 이들과 재계약하거나 정리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부광약품의 거래 유통업체 규모는 한때 800곳에 육박했다. 

사측에 따르면 항바이러스제 등 원료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품목의 품절이 부정기적으로 발생했고 지난해 코로나19 유행에 따른 매출 증가의 역기저 현상도 올해 부광약품 실적 부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현재 진행하는 거래 유통업체와 마진 협상, 라투다정 출시에 주력하며 내년 이후 실적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부광약품은 우선 유통업체를 포함, 다른 제약사에 의약품 제조를 맡기는 위탁생산과 외주 용역업체 거래조건을 분석하고 수익성을 감안해 우수 거래처 위주로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최대 800곳에 육박했던 거래 유통업체 숫자를 400개로 줄이는 작업도 병행한다. 이 과정에서 거래 유통업체에 지난달 공문을 발송, 유통 마진 축소를 요청했다. 이어 현재 업체들과 마진 협상을 진행 중이다. 

부광약품 관계자는 “거래 업체에 요청한 유통마진 축소 폭은 크지 않다”며 “한국의약품유통협회와 업체별로 많은 이야기를 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첫 영업적자를 기록, 거래구조를 개선하고 수익성을 제고하려는 취지”라고 덧붙였다. 

의약품 유통업계 관계자 A씨는 “부광약품이 기존 유통마진 중 업체별로 1~2%대 인하를 요청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우리 회사는 협상이 타결되지 않았으며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부광약품이 허가 획득과 출시에 공을 들이고 있는 라투다정은 회사 매출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품목이다. 부광약품이 일본 스미토모파마로부터 국내 개발 및 판매권을 기술이전 받은 라투다정은 미국과 유럽, 일본 등 45개 국가에서 조현병 양성 및 양극성 우울 장애 치료제로 승인 받은 치료제다. 북미지역에서만 약 2조6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광약품은 지난해 10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라투다정 허가를 신청한 후 올 9월 안전성 유효성 심사가 완료된 시점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약제 급여를 신청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안전성 유효성 심사는 신약 허가 심사의 한 부분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신약 허가 심사는 안전성 유효성 심사와 GMP(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 심사, 품질심사로 구분된다”며 “안유 심사를 통과한 것은 의약품으로써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특히 허가 이전 심평원에 급여를 신청하는 ‘허가 평가 연계 제도’를 진행하는 것은 부광약품이 그만큼 라투다정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제약업계 관계자 B씨는 “신약 또는 희귀의약품을 대상으로 하는 허가 평가 연계 제도는 국산신약을 개발한 제약사 등 소수 업체만 신청해왔다”며 “부광약품이 얼마나 출시를 앞당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현재 부광약품은 심평원 급여 직업을 진행하며 이르면 올해 안으로 라투다정 허가를 기대하는 모습이다. 예상대로 허가를 받게 되면 내년 상반기에는 출시가 가능할 전망이다. 제약업계 관계자 C씨는 “내년 상반기 시장을 전망하는 것은 어렵지만 2400억원대로 추산되는 국내 조현병 치료제 시장에서 라투다정이 출시되면 부광약품 실적에 긍정적 여파를 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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