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과 약가협상 타결, 업체 기대보다 낮아···경쟁 품목보다 가격경쟁력 우수 관측
출시 후 종병과 정신과 전문병원 영업 주력···종병은 랜딩 작업 관건, 전문병원은 눈도장 필수
조현병 등 적응증 다수, ‘루라시돈’ 성분 생소···3년 내 200억원 목표, 올해 실적 최대치 시급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부광약품이 최근 ‘라투다정’ 약가협상을 타결시킨 가운데 다음 달 출시를 앞두고 있어 목표 매출을 달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라투다정 약가는 1300원대로 추산된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부광약품은 최근 라투다정 약가협상을 타결시켰다. 이에 이달 하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약가가 최종 확정되면 라투다정 급여 출시가 가능한 상황이다. 부광약품도 오는 8월 1일 라투다정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복수의 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라투다정은 1300원대 약가로 건보공단과 합의한 것으로 추산된다. 앞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지난 5월 개최한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서 라투다정은 조건부급여 판정을 받았다. 부광약품이 조건부급여를 수용한 후 다시 신약 대체약제 가중평균가 대비 10% 인하된 가격을 제안받아 받아들였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이어 공단은 부광약품과 라투다정 사용량을 놓고 협상, 1300원대 약가를 도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참고로 라투다정은 20, 40, 60, 80, 120mg 등 5개 함량을 보유하고 있다. 이중 60mg 가격이 기준 약가라고 회사측은 밝혔다. 익명을 요청한 제약업계 관계자 A씨는 “부광약품이 당초 기대했던 약가는 1700원대여서 이번에 타결시킨 약가는 다소 낮은 수준으로 판단된다”고 언급했다.
반면 회사측은 이번에 결정된 라투다정 약가가 예상했던 수준이라고 밝혔다. 부광약품 관계자 B씨는 “약가와 관련된 여러 시나리오를 준비했고 이번에 타결시킨 라투다정 약가도 회사가 예상했던 복수 안 중 하나이기 때문에 향후 매출에서 달라질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제약업계 관계자 C씨는 “역설적으로 라투다정 약가가 경쟁사 의약품 가중평균가보다 다소 낮기 때문에 가격경쟁력이 우수할 수 있다”며 “일부 약가 차이는 영업력으로 만회할 수 있는 수준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라투다정 약가를 결정한 부광약품은 향후 종합병원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병원 등 거래처 확대와 영업에 주력할 전망이다. 종합병원의 경우 랜딩을 위한 내부 작업을 신속하게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병원 역시 현장을 뛸 영업사원을 본격 가동할 것으로 보인다. 제약업계 관계자 D씨는 “정신건강의학과 품목의 경우 종병과 전문병원을 이원화해 접근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영업의 기본인 발로 뛰며 자주 병원을 방문, 눈도장을 찍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부광약품은 지난 5월 신설한 CNS(중추신경계) 사업본부에 영업사원 25명을 배치해 전국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과 유대관계 형성에 올인한 상황이다. 라투다정은 기존 비정형 항정신병약물 부작용인 체중 증가, 프로락틴 증가, 이상지질혈증 및 고혈당증과 같은 대사계 이상반응이 낮아 환자들 삶의 질 개선을 가능케 하는 장점이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 등 53개 국가에서 발매됐으며 2022년 기준 북미 매출 2조 6000억원을 달성한 블록버스터 약물이다.
기존 조현병 치료제로 알려진 적응증은 명확하게 규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업계 지적이다. 라투다정이 포함된 항정신병약물은 조현병은 물론 양극성장애, 우울증, 치매 치료 등 디양한 적응증을 갖고 있다. 국내 시장규모는 2400억원대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조현병 치료제로 한정할 경우 이미 시장에는 ‘아리피프라졸’과 ‘쿠에디아핀’, ‘올란자핀’ 성분 의약품이 자리 잡은 상황이다. 한국오츠카제약 ‘아빌리파이정’은 지난해 600억원 넘는 매출을 달성하며 높은 시장점유율을 기록한 바 있다.
반면 라투다정의 ‘루라시돈염산염’ 성분은 그동안 국내에서 해당 의약품이 없었기 때문에 의료진과 환자들에게 생소한 편이다. 제약업계 관계자 E씨는 “부광약품이 라투다정 특장점 홍보와 의사와 유대관계 확대를 위해 사업본부를 신설했지만 시장에서 일정 성과를 얻으려면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광약품 CNS 사업본부는 라투다정 외에도 우울증 치료제 ‘익셀’과 불면증 치료제 ‘잘레딥’, 조현병 치료제 ‘로나센’, 뇌전증 치료제 ‘오르필’ 등을 확보한 상태다. 향후 라투다정이 출시돼 판매되면 사업본부 매출의 70% 가량을 점유할 전망이다.
제약업계 관계자 C씨는 “향후 3년 내 300억원 매출은 정확히는 사업본부 목표이고 라투다정으로 한정하면 200억원대로 추산된다”며 “부광약품 입장에서 라투다정 실적을 최대치로 추진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결국 라투다정 약가를 확정한 부광약품이 다음 달 이후 본격적으로 정신건강의학과 시장에서 활동할 전망이다. 부광이 내부적으로 설정한 목표 매출을 달성하기 위해선 영업사원 25명을 풀가동하는 총력전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