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답답한 행보 지속…실적시즌에도 상승 에너지 빈약

최근 한달간 코스피 등락 추이 / 그래프=시사비즈

국내증시가 연초 회복이후 박스권 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1분기 어닝시즌을 맞아 긍정적 기대감 속에 박스권 돌파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2일 국내증시에서 코스피는 10.95포인트 오른 1981.32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가 상승 마감했지만 장기간 박스권에 묶인 증시에서 상승기대감은 상당히 약화된 분위기다. 이미 수년째 반복됐듯이 코스피가 1900선 후반을 터치하면 투자자들은 자금 회수에 나서고 있다.

 

국내 주식형펀드에서는 최근 한달간 약 2조원이 넘는 자금이 빠져나갔다. 금융투자협회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2일부터 이달 8일까지 국내주식형펀드 설정액은 2조2203억원이 줄어들었다. 이달 들어서는 4월 8일까지 6일 연속 순유출 중이다.

 

증권 업계에서는 코스피가 박스권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투자자들이 환매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이날 기록한 1981의 주가수익비율(12개월 Forward P/E)은 11배 수준이다. 11배는 2014년 이후 코스피 P/E 밴드의 상단이다. 

 

코스피가 2000선을 넘어 박스권을 돌파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우선 기업들의 1분기 실적이 코스피 상승을 견인할 만큼 강력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현재 코스피 박스권 장세는 지난 2011년 이후 5년간 이어지고 있다. 당시에는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전차군단이 증시를 주도하며 지수상승을 견인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코스피가 5년간 박스권에 묶인 데는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삼성전자와 현대차 이후 증시를 주도할 종목이 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크다"며 "주가는 기업의 수익을 바탕으로 오르고 내리는 만큼 새로운 주도 종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1분기 실적 시즌을 맞아 코스피 상장사들의 주당순이익(EPS) 12개월 전망치는 6300원 수준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피 대표종목인 삼성전자는 1분기 잠정실적으로 연결 매출액 49조원, 영업이익 6조6000억원을 발표하면서 시장 전망치를 상회했다. 그러나 여전히 지난해 하반기 수준으로 장기간 고착화된 박스권을 탈피하기엔 충분하지 않다는 평가다.

 

현대차는 아직 1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시장전망치(컨센서스)에 미달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현대차의 1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1조4407억원으로 지난달에 비해 680억원 하향 조정됐다.

 

 

외국인 누적 순매매 추이 / 자료=코스콤, 유진투자증권

최근 외국인이 4월 들어 순매수를 보이고 있는 점은 위안이다. 금융감독원 집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3월 한달간 상장주식 4조4240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순매수세를 기록한 것은 5개월 만이다.

 

이날도 외국인은 1228억원 순매수를 기록하며 코스피 상승을 이끌었다. 외국인은 전일 156억원 수매도로 거래를 마쳤으나 지난 6일부터 3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 기간동안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5082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류용석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외국인 60일누적 순매수 흐름과 함께 미 신용스프레드 안정 등은 중기적 시각의 외국인 순매수 지속 가능성을 보여준다"며 "최근 외국인 순매수가 중기적 시각의 순매수를 보여준 것인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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