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찰가 1조원가량 제시한 듯

KB금융지주가 31일 현대증권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 사진=뉴스1

현대증권 매각 본입찰에서 KB금융지주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증권 인수에 참여한 KB금융지주, 한국금융지주, 홍콩계 사모펀드(PEF) 액티스 등 3곳 가운데 KB금융지주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KB금융과 한국금융은 막판까지 치열한 경합을 벌였지만 결국 KB금융이 웃었다. 이에 따라 KB금융은 지난해 KDB대우증권 입찰에서 고배를 마셨던 아쉬움을 달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한국금융은 2차례 연속 실패의 쓴 맛을 봐야 했다.

 

이번 본입찰의 매물건은 현대상선이 보유한 22.43%와 기타 주주 몫 0.13% 등 총 22.56%. 현대증권이 인수합병(M&A) 시장에서의 마지막 대형 증권사라는 점에서 KB금융과 한국금융 모두 사활을 걸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입찰가는 예상 수준인 7000억원 초중반을 훌쩍 뛰어넘는 1조원에 가까운 금액을 제시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채권단에 따르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작업 막바지까지 진통을 겪었다. 총입찰 가격뿐 아니라 거래종결 확실성과 현금 유입 신속성 등 비가격적인 요소에 대한 고민이 깊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총입찰가 차이가 크지 않은 가운데 거래 종결, 할인 조건 등 막판 협상에서 KB금융이 유리한 고지를 차지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로써 KB금융은 현대증권 인수로 은행 중심의 사업포트폴리오 다변화를 꾀할 수 있게 됐다. 대형 증권사 순위의 지각 변동도 가시화되고 있다. 업계 18위 수준인 KB투자증권은 현대증권과 합병할 경우 업계 3위까지 껑충 뛰게 된다. 현대증권과 중복되는 점포가 적어 합병 이후 시너지 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KB금융지주는 현대상선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 뒤 상세 실사와 최종 가격 협상,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등을 거쳐 오는 5~6월 인수 절차를 마무리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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