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 가입기간, 가입 자격, 세제 혜택 규모도 변경 없다"

금융위원회는 ISA(종합자산관리계좌) 가입자의 수수료 부담에 대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ISA 의무 가입기간, 가입 자격, 세제 혜택 규모에 대한 변경 계획도 없다고 천명했다. / 사진=뉴스1

금융위원회는 ISA(종합자산관리계좌) 가입자의 수수료 부담에 대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융위는 ISA 의무 가입기간, 가입 자격, 세제 혜택 규모에 대한 변경 계획도 없다는 입장이다.

 

그간 금융업 전문가들과 소비자들은 ISA 실효성에 의문을 표했다. 투자자 수수료 부담이 높고 세제 혜택 규모가 일본, 영국 등에 비해 적기 때문이다. 의무 가입 기간도 최대 5년이나 돼 가입자들은 중도 인출시 세제혜택 받은 부분을 돌려줘야 한다. 가입 자격도 근로·사업소득자(농어민 포함)로만 제한됐다.

 

이러한 지적에 금융 당국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ISA 계좌의 수수료 발생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김용범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ISA는 다양한 금융상품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상품을 바꾼다"며 "이러한 운용 과정에서 수수료 발생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어 "ISA에서 고객이 부담하는 수수료 수준은 ISA를 통하지 않고 개별 상품에 투자할 때와 비슷하거나 ISA가 더 유리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ISA 포트폴리오를 예금, 환매조건부채권(RP) 등 수수료가 없거나 낮은 상품 위주로 구성하는 경우 대체로 개별상품투자가 수수료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금융위는 ISA 의무 가입 기간과 가입 자격, 세제 혜택 규모에 대해서도 현재 변경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안창국 금융위 자본시작국 자산운용과장은 "ISA 제도를 시행한지 얼마되지 않았다. 의무 가입 기간과 가입 자격, 세제 혜택 규모 등을 바꿀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김용범 사무처장도 "한국의 ISA는 가입 제한이 있고 5년의 의무 가입기간이 있다. 영국, 일본의 ISA에 비해선 미흡하다"며 "다만 ISA가 활성화 되고 성과가 나오면 가입 대상 확대와 세졔 혜택 증가 등이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금융 당국은 ISA 불완전 판매에 대해 우선 관망하겠다는 입장이다.

 

금융위는 "ISA 판매할당 등 금융사 마케팅 전략에 대해서 감독당국이 직접 관여하거나 금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현재 ISA 출시 초기인 점을 감안, 모니터링에 중점을 두고 금융사 스스로 내부 통제를 강화토록 지도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이와 함께 불완전판매를 상시 점검하고 미스터리 쇼핑 등을 통해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불완전판매 사례에 대해선 엄정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위는 ISA 계좌의 가입금액이 적어 이른바 깡통 계좌가 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초기에는 금융사 마케팅으로 계좌수 위주로 증가한다"며 "이후 가입자들이 서서히 자산관리 수단으로 활용하면서 개설된 계좌의 자금납입 규모를 늘려가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ISA는 일반 예금 계좌와 달리 계좌 수수료가 있다. 신탁형을 먼저 출시한 시중은행의 ISA 수수료는 예금 0.1%, 펀드 0.3%, 고위험 상품 0.7~0.8% 수준이다. 초고위험 상품의 경우 수수료가 2%대에 달하기도 한다. 증권사의 경우 신탁형 수수료는 연 0.1%~0.3%다. 일임형은 초저위험상품 0.1~0.3%, 저위험 0.2~0.4%, 고위험 0.5~0.7%, 초고위험상품 0.8~1.0% 수준이다. 

 

ISA에서 세제혜택을 받기 위한 의무 가입기간은 최대 5년이다. ISA 계좌 만기 전 중도 세금 혜택을 받은 부분을 돌려줘야 한다. 최대 5년 간 가입 고객들은 돈이 묶이며 금융 상품 수익률에 따라 손실을 볼 수도 있다. 금융사는 고객이 손실 나도 수수료를 받아간다. ISA는 가입자 소득에 따라 최대 25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제공한다. 비과세 한도를 넘은 순이익은 9.9%로 분리 과세한다. 영국과 일본의 ISA는 비과세 한도와 의무가입 기간 제한이 없다. 중도인출도 할 수 있다.

 

김재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ISA 계좌의 예금 부분만이라도 중도 인출을 허용해야 ISA 매력도가 높아진다"며 "가입자 입장에서 5년간 돈이 묶이면 부담"이라고 말했다. 이어 "은행들이 실적을 높이기 위해 이른바 깡통계좌를 만드는 등 허수도 많을 것"이라며 "ISA 가입 의사가 없는데도 은행원 권유로 가입한 사람들이 과연 나중에 이 계좌에 투자를 많이 할 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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