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더이상 최우선 고민 아니다…주주친화 정책 이어질 것"

 

롯데제과 본사 / 사진=뉴스1

롯데제과가 액면분할 기대감에 상승세를 기록했다. 증권 업계에서는 롯데제과의 주가 상승이 롯데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에도 윤활유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8일 코스피에서 롯데제과는 전거래일 대비 5.77% 오른 256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일 발표된 액면분할 공시 기대감이 장초반부터 주가를 끌어올렸다. 롯데제과는 동시호가에 매수 주문이 몰리면서 개장 직후 7.85%까지 급등하기도 했다. 

 

전일 장마감후 롯데제과는 주당 액면가를 5000원에서 500원으로 바꾸는 주식 분할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롯데그룹 측은 이번 액면분할 결정에 대해 "거래 활성화를 통한 주가 상승을 유도해 기업 가치를 높이는 주주친화 정책"이라며 "경영권 분쟁으로 악화된 기업 이미지 개선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 업계에서는 롯데그룹 측의 설명과 다른 해석도 내놓고 있다. 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결정이라는 해석이다. 롯데그룹이 경영권 분쟁 등으로 악화된 여론 속에서도 그동안 액면분할 요구를 외면해 왔기 때문이다.

 

액면분할은 주식의 액면가액을 일정한 비율로 나눠 주식 수를 늘리는 것을 말한다. 롯데제과의 경우 액면가를 10분의 1로 낮추면 발행 주식수가 10배 늘어나게 된다.

 

액면가가 낮아지면 기존에는 주가가 높아 매수할 수 없었던 투자자들도 쉽게 매수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거래량이 증가하고 주가도 동반상승하는 경우가 많다. 결론적으로 액면분할 결정으로 기존주주들이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여기에는 최대주주도 포함된다.

 

롯데제과 최대주주 현황 / 표=시사비즈

롯데제과의 최대주주는 롯데알미늄외 10인으로 특수관계자 지분은 총 62.45%다. 지난 7일 기준 롯데알미늄의 보유지분율은 15.29%다.  이어 롯데가 9.89%,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8.78%를 보유중이다. 이외에도 롯데장학재단이 8.7%, 호텔롯데는 3.2%를 보유중이다.

 

신동빈 회장과 그룹 경영권 다툼을 벌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의 지분율은 3.96%다. 신격호 롯데 총괄 회장의 지분율은 6.83%다. 지난해에는 신동주 회장 측에 섰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에는 신동빈 회장 측으로 돌아선 것으로 보이는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의 지분율은 2.5%다.  

 

단순 지분율만 봐도 이번 액면분할에서 경영권은 고려대상이 아니다. 신격호 회장과 신동주 회장이 보유한 지분을 제외해도 지분율은 51.7%를 넘는다. 분쟁이 끝나지 않는다고 해도 경영권을 넘볼 수 없는 수치다. 거래량 측면에서는 액면분할이 진행되지 않는 편이 유리하다. 롯데제과의 최근 한달간 일평균 거래량은 1600여주 수준이다. 상장주식수 142만1400주 대비 0.1% 수준이다.

 

증권 업계에서는 액면분할로 인한 주가상승에 주목하고 있다. 일부 우호지분에게 자금회수 기회를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먼저 나온다.

 

액면분할은 상장기업들에게 주주친화 정책과 동시에 최대주주에게도 자금회수의 기회를 제공한다. 지난해 액면분할을 진행한 아모레퍼시픽에서는 서경배 회장의 친인척들이 보유지분을 장내매도하기도 했다. 장내매도후 아모레퍼시픽그룹을 비롯한 최대주주 보유지분은 40%초반으로 줄었다.

 

신동빈 회장 측이 일부 지분을 매각해 거미줄처럼 꼬인 지배구조를 정리하고 그룹 지배력을 높이는데 사용할 것이란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롯데그룹은 지난해부터 순환출자고리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신동빈 회장은 사재 출연으로 롯데 계열사 주식을 매입해 140개 고리를 끊었다. 그래도 지난해 10월 27일 기준으로도 여전히 67개 순환출자고리가 남아있다. 더구나 남은 고리들은 롯데 지배구조의 핵심으로 평가받고 있다.  

 

증권 업계에서는 롯데그룹 순환출자고리 해소를 위해 7조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비상장 계열사를 상장해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장 먼저 상장할 것으로 예상되던 호텔롯데가 지난해 월드타워점 면세사업권 재인가에 실패하면서 기업가치가 낮아질 것이란 평가를 받는다. 호텔롯데 매출의 80% 이상이 면세사업부 매출이다. 월드타워점 매출은 호텔롯데의 연간 매출의 10% 수준이나 면세 사업부 전체의 기업가치에 할인요인이 생겼다.

 

증권 업계 관계자는 "이미 경영권 분쟁은 더 이상 신동빈 회장 측의 최우선 고민이 아니라는 풀이가 가능하다"며 "지속적인 주주가치 제고 방안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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