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에 브랜드 붙이고 고객사 밀착 전략 사용해

국내 제강사들이 불황 타개법으로 마케팅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 사진=동국제강

 

포스코·현대제철·동국제강 등 국내 제강사들이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마케팅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철강 제품에 브랜드를 붙이고 고객사 별로 전담 대응 팀을 만드는 등 고객 접점 관리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기술력이 전부라던 제조업체 인식이 불안정한 시장 속에서 변하고 있는 것이다.

소비재에 주로 붙는 브랜드가 철강재에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동국제강은 6200m 길이 코일 철근에 ‘DKOIL(디코일)’이라는 이름을 지었다. 동국제강은 코일 철근 제품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일반인, 고객, 그룹 임직원 등을 상대로 공모까지 실시했다.

동국제강은 이 브랜드를 통해 고객 중심 회사라는 마케팅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국내 철근 시장은 수년 사이 철근을 건축 시공 설계에 맞춰 공장에서 절단·절곡해서 납품하는 철근 가공 분야로 고도화·세분화 됐다. 동국제강은 DKOIL이 이러한 철근 시장에 적합한 제품이라는 인식을 고객사에 심는다는 전략이다.

동국제강은 DKOIL외에도 컬러강판에 ‘LUXTEEL’, ‘APPSTEEL’ 등 브랜드를 국내 철강업계 최초로 도입하는 등 브랜드 마케팅을 적극 펼치고 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동국제강은 신제품에 브랜드 DKOIL를 도입하는 등 경쟁사와 차별화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이를 통해 생산자 중심 패러다임을 고객 중심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고객사에 한 발짝 더 다가서는 마케팅 전략을 쓰고 있다. 포스코는 솔루션 마케팅으로 경쟁력 강화에 주력해왔다. 솔루션마케팅은 제품 판매뿐만 아니라 고객에 대한 기술지원과 영업지원을 하는 마케팅 전략이다. 고객이 원하는 솔루션을 제공해 고객사와 함께 성장한다는 이미지를 쌓는 것이다.

포스코는 고객의 요구를 경청하고 빠른 시간 내에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전 세계 23개 기술서비스센터(TSC)를 운영하고 있다. 중국 광저우(廣州)·상하이(上海)·베이징(北京)·창춘(長春)·선양(瀋陽)·충칭(重慶) 등 6개 지역을 포함해 인도 3개, 일본 4개, 동남아 4개, 미주 2개 등 전 세계에 23개 TSC를 운영 중이다. 향후 31개 지역으로 확대 운영할 예정이다.

또 포스코 월드프리미엄 제품 선정도 마케팅 방법 중 하나다. 포스코 월드프리미엄(WP·World Premium) 제품은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객사 경쟁력을 높여주고 고부가가치를 제공하는 제품들을 지칭한다. 포스코 자체적으로 선별한 제품들로 그만큼 기술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고객사에게 주지시킨다.

현대제철도 마케팅 역량으로 위기를 타개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12월 영업본부를 5개 사업부로 나누는 작업을 진행했다. 그 중에서 마케팅전략을 하나의 사업부로 독립시켰다. 또 올해 4월에는 현대차 출신 해외영업 전문 인사를 마케팅 전반을 맡기면서 글로벌 강판 시장 공략에 힘 주었다.

특히 현대제철은 KAM(Key Account Management· 핵심고객관리) 부서 운영으로 고객사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철근KAM, 형강KAM, 건설KAM 등으로 나눠 주요 핵심 고객을 섬세하게 관리하겠다는 목적이다. 품목에 구애받지 않고 고객이 원하는 판재와 봉형강을 제공하고 발주 단계에서부터 내진용 강재 등 고부가 제품이 반영될 수 있도록 컨설팅을 진행하는 게 핵심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이전에는 고객사들이 제품 품질을 보고 찾아왔지만 이제는 평준화된 기술과 글로벌 공급 과잉 탓에 상황이 바뀌었다”며 “철강 제품 브랜드화, 고객 접점 마케팅, 통합 솔루션 마케팅 등 국내 철강사들도 이제는 적극적인 B2B(Business to Business·기업간 거래)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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