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일상 생활에서 거의 매일 세금을 낸다. 택시를 타거나 커피를 마시고 식당에서 밥을 먹을 때 우리는 느끼지 못하지만 세금을 내고 있다.

흔히 우리가 부담하는 세금 중에 소득세가 제일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생각한다. 아마도 매달 받는 월급에서 바로 떼어가기 때문 일거다.

하지만 대부분 소득세보다 부가가치세를 더 많이 낸다. 부가가치세 같은 간접세는 세금을 실제 부담하는 자와 납부하는 자가 다르기 때문에 본인이 1년에 얼마를 내는지 쉽게 알 수 없다.

예를 들어 보자. 4100원짜리 아메리카노에 한잔에 포함된 부가가치세는 373원이다. 이틀에 한번 꼴로 아메리카노를 마신다고 하면 1년에 7만원 가량을 세금으로 낸다는 계산이 나온다.

매달 내는 휴대폰 요금에도 부가가치세는 붙는다. 사용량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월 10만원 정도를 휴대폰 요금으로 내면 우리는 1년에 10만원 넘게 부가가치세를 부담한다.

교통‧식사‧문화 등으로 과세 대상을 넓히면 우리가 1년에 부담하는 부가가치세 총액은 훨씬 더 늘어난다. 정부가 집계한 지난해 세입 중 부가가치세는 57조원으로 소득세보다 4조원 많다.

얼마를 어떻게 내는지 아는 것 자체가 쉽지 않기 때문에 부가가치세 같은 간접세는 정부의 세입 늘리기 수단으로 이용된다. 지난해 담뱃세가 그랬다. 정부는 담뱃세 인상으로 세수가 5조원 늘어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간접세가 세입 늘리기 용이한 반면 소득재분배에 있어선 악영향을 끼친다. 똑같은 소비를 했다고 가정할 때 연소득 2000만원과 1억원을 버는 사람에게 간접세 비중은 매우 다르다. 따라서 간접세 인상은 소득이 적을수록 큰 타격을 가한다.

우리나라는 최근 3년간 약 22조원 세입결손을 경험했다. 일각에서 법인세 인상에 대한 요구가 강하게 일고 있지만 실현 가능성은 희박하다. 따라서 정부가 간접세로 눈을 돌릴 가능성은 언제든 존재한다.

우리가 얼만큼 내는지 모를수록, 저항하지 않을수록 정부는 쉽게 간접세 인상을 시도한다는 걸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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