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정 대표 “HBM, 맞춤형 제품으로 갈 것”
“올해 HBM3 매출 전년 比 5배↑···HBM3E도 공급 시작”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가 27일 이천 본사에서 열린 제76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SK하이닉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가 27일 이천 본사에서 열린 제76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SK하이닉스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HBM 사업이 현재의 성과를 달성하기까지 10년 이상의 노력이 있었다. 2000년대초 컴퓨팅 발전에 따라 향후 직면하게 될 대역폭의 한계를 고민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실리콘 관통전극(TSV) 기반 적층 기술을 가장 선제적으로 개발했다. HBM은 초기 원가가 높고 시장 수요가 제한적이어서 사업성이 높지는 않았으나 우리는 확신을 갖고 포기하지 않았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가 27일 이천 본사에서 열린 제76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고대역폭메모리(HBM) 성과와 전략을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SK하이닉스는 내년까지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공급을 웃도는 수준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HBM 전략으로 맞춤형 제품 개발을 통해 계약을 중장기로 이어갈 계획이다.

곽 대표는 “내년에도 내부 분석과 소통을 통해 (HBM) 공급을 준비 중인데, HBM 수요는 타이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D램과 낸드 등 메모리의 경우 스펙 하에서 움직이는 범용 제품이다 보니 장기 계약이 쉽지 않은데, 향후 HBM은 커스텀화가 될 것으로 생각되며 자연스럽게 범용 제품에서 탈피하면서 중장기적인 계약으로 가져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고굉장히 밀접하게 협업하는 식이라고 이해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올해 HBM 판매 비중 두자릿 수 전망”

HBM은 수익성 측면에서 올해 기여도가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곽 대표는 “작년까지 전체 D램 판매량에서 HBM 판매 비트(bit) 수가 한 자릿수 퍼센트에 해당했는데, 올해는 두 자릿수로 올라오기 때문에 수익성 측면에서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며 “이런 부분에서 계속 경쟁력을 강화해 나감으로써 수익이 극대화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AI 메모리 제품으로 주목받는 HBM 시장에서 경쟁사 대비 우위를 선점했단 평가를 받는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해 HBM 시장점유율 53%로 1위를 기록했으며, 삼성전자가 38%로 그 뒤를 이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월 업계 최초로 12단 적층 HBM3(4세대)를 개발한 데 이어 8월에는 5세대 제품인 HBM3E를 개발해 엔비디아에 시제품을 공급했다. SK하이닉스에 따르면 지난해 회사의 HBM3 매출액은 전년 대비 5배 이상 성장했다.

SK하이닉스는 이달 HBM3E 대량 생산을 시작했다.

곽 대표는 “우리 회사는 기존 MR-MUF(매스 리플로우-몰디드 언더필) 기술보다 방열 특성이 10% 개선된 어드밴스드 MR-MUF를 통해 12단 HBM3를 개발했으며, 현존 D램 최고 성능이 구현된 HBM3E는 이달부터 제품 공급을 시작했다”며 “앞으로도 AI 선도 기업과의 긴밀한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HBM 1등 경쟁력을 지속해서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낸드, 점유율 중심에서 수익성 중심으로 전환

낸드플래시 사업의 경우 기존 점유율 중심 사업에서 수익성 중심으로 방향을 전환하겠단 계획이다.

곽 대표는 “그동안 낸드플래시 사업에서 과감한 투자로 점유율을 확대했지만 낸드플래시 시장 성장 지연으로 재무적 성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며 “낸드플래시 기술 및 솔루션 기술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는 지속하되, 전체적인 낸드플래시 투자 프로세스는 수익성 중심으로 운영할 것이며, 또 오토모티브, 게이밍, SSD 등 고수익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양화 및 고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솔리다임은 출범 후 시황 악화와 기업 시장 내 수요 하락으로 실적이 부진했는데 최근 빅테크 기업 중심으로 솔리다임 eSSD 구매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어 올해 솔리다임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며 “솔리다임이 보유한 eSSD 고객에 대한 깊은 이해도와 고용량, 스토리지, 제품 경쟁력, 그리고 SK하이닉스의 낸드플래시 및 SoC 기술력을 결합해 시너지를 창출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곽 대표는 “올해는 글로벌 AI 경쟁이 더 치열해져 AI향 메모리 수요는 큰 폭으로 성장하고, PC와 모바일 분야에서는 온디바이스 AI의 등장으로 차세대 디바이스에 대한 교체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AI 서비스가 멀티모달로 진화할수록 이를 구현하기 위한 메모리 용량은 큰 폭으로 확대될 것이며, AI 서버에 필요한 HBM, TSV 기반 고용량 D램, 고성능 eSSD 등 프리미엄 제품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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