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69.3%·삼성 76.0%, 공장 가동률 조정
연구개발비 확대로 미래기술 확보·시장 선점 앞장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국내 배터리 업계 1·2위 사업자인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등의 공장 가동률이 뚝 떨어졌다. 공격적인 투자로 생산능력 확대에 힘써왔지만, 시장 약세에 재고가 쌓이자 가동률을 조정한 것이다.

27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의 국내 및 해외 거점 가동률은 2021년 72.7%에서 2022년 73.6%, 지난해 69.3%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삼성SDI는 89%에서 84%, 76% 등으로 LG에너지솔루션보다 가동률 하락 폭이 더 컸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세계 최대 배터리 생산 시설인 폴란드 공장의 가동률을 낮추기 시작했다. 폭스바겐 등 주요 거래처가 전기차 생산량을 줄인 것에 보조를 맞추기 위해서다.

삼성SDI도 캐즘(시장 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정체기) 위기로 배터리 판매량이 줄어들자 공장 가동률을 낮춘 모습이다. 삼성SDI는 소형전지 가동률만 공개 중이다. SK온의 지난해 공장 가동률은 87.7%로 전년(86.8%) 대비 약간 증가하기는 했지만, LG·삼성과 상황은 마찬가지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인 SNE리서치는 올해 전기차 판매량으로 1641만대, 배터리 사용량은 812GWh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성장률은 각각 16.6%, 16.3%로 지난해(33.5%, 38.8%)의 절반 수준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전동공구 등의 시장이 완전히 회복하기까지는 당초 예상보다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고성장을 보였던 전기차 시장 역시 캐즘 영역 진입과 글로벌 경기침체 지속으로 성장세 둔화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단, 전기차 및 배터리 시장이 냉각기에 진입했음에도 국내 3사는 미래 준비를 위한 연구개발(R&D) 비용은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볼 때 시황의 회복·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서다.

배터리 3사의 지난해 연구개발비는 ▲LG에너지솔루션 1조374억원 ▲삼성SDI 1조11364억원 ▲SK온 3007억원 등이다. LG는 리튬황 및 전고체 배터리에, 삼성은 고용량 하이니켈 양극재 개발 고도화 등에 집중하고 있다.

SK온은 3사 중 R&D 비용 증가 폭(전년 대비 28.2% 증가)이 가장 크다. 경쟁사를 따라잡기 위해 인력 채용 규모와 함께 연구개발비를 대폭 늘린 것이다. 특히 수율(완성품 중 합격 제품 비율) 향상에 많은 자금을 투입했고, 70~80%였던 글로벌 거점 수율은 현재 90%대 이상으로 올라섰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전기차와 배터리 시장의 성장세가 예상보다 둔화된 것은 맞지만 앞으로 지속적으로 커질 시장임에 분명하다”며 “수많은 고객사의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제품 개발 및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해 국내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연구개발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