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충전·XR 신성장 분야 공략”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이 26일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열린 회사 정기 주주총회를 마치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사진=고명훈 기자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이 26일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열린 회사 정기 주주총회를 마치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사진=고명훈 기자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는 데 있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은 사업 인수가 아니라, 그 사업 이후에 어떤 역량을 가지고 계속 발전시킬 것이냐에 대한 부분이다. 그래서 우리는 소위 빌드(Build), 바로우(Borrow). 바이(Buy)라는 ‘3B 전략’을 갖고 있다.”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이 26일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열린 회사 정기 주주총회에서 현재 추진 중인 인수합병(M&A)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조 대표는 “연구개발(R&D) 개발역량이라든지, 플랫폼에서 콘텐츠를 어떻게 생산해낼 것이냐에 대한 역량들을 내부에서 ‘빌드’해 나가고, 그런 기술 또는 사업모델을 갖고 있는 생태계에서 역할 중인 파트너사와 조인트 벤처, 지분투자 등 형태로 협업해 ‘바로우’하는 부분이 있다”라며, “마지막으로 ‘바이’가 있는데 이는 M&A 전략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대표는 이날 주총을 마치고 가진 기자들과의 만남에서도 “이제는 빌드만 해서는 살 수 없으니까 바로우하고 바이해서 빌드와 만들어지는 3B 전략이 우리의 역량을 올리고 결국은 성장을 만들어내고,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M&A도 플랫폼과 B2B(기업 간 거래), 신성장동력쪽으로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라고 부연했다.

◇전기차 충전사업 강화···글로벌 네트워크·계열사 시너지 강점

조 대표가 지목한 올해 신성장동력 분야는 전기차 충전과 메타버스 사업이다. 먼저 전기차 충전 분야에서 LG전자는 올 1월 미국 텍사스에 연간 약 1만대 이상의 충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의 생산 공장을 구축했다. 국내에는 GS와 이마트 등 대형 유통 사업자와 협업을 체결했다.

LG전자가 주주총회장 입구에 특별전시장을 마련했다. / 사진=고명훈 기자
LG전자가 주주총회장 입구에 특별전시장을 마련했다. / 사진=고명훈 기자

앞으로는 전기차 충전 하드웨어 사업을 넘어, 미래 충전 솔루션 사업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사이니지 등 디스플레이 영역과 ESS 등 전기 저장장치를 충전기와 묶어서 복합 충전소에 토탈 솔루션을 제공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외에 카메라 기반 충전 솔루션, 자동 인증, 배터리 진단 솔루션, 자동 결제 솔루션, 로봇 팔을 활용한 충전 등 여러 가지 솔루션을 제공하겠단 구상이다.

조 대표는 “전기차 충전시장은 미래가 확실히 보장되는 영역 중 하나로, 전기차 시장이 둔화하면서 충전시장도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지만, 여전히 수요 대비 공급이 모자라다”며 “충전기 개발 생산 능력을 확보했고 글로벌 본격 진출을 위해 유럽과 아시아 쪽 진출 계획도 모색하고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금 늦은 감이 있다고 볼 수도 있지만, 우리가 가진 차별점은 제품 품질, 생산, 유지 보수 역량에 있으며 기존 B2B 사업을 통해 이미 확보한 글로벌 버티컬 고객들이라든지 네트워크 부분, LG에너지솔루션 및 LG이노텍 등 계열사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영역도 상당하다”며 “이를 빠르게 단위 산업으로 육성하고자 한다”라고 강조했다.

메타버스에선 글로벌 플랫폼 선도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확장현실(XR) 디바이스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지난달에는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가 트윈타워를 방문해 LG전자 경영진들과 XR 및 AI 관련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주주총회 단독 의장을 맡은 조주완 대표가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 사진=고명훈 기자
주주총회 단독 의장을 맡은 조주완 대표가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 사진=고명훈 기자

조 대표는 “최근 글로벌 IT 기업들이 먼저 우리를 찾아오고 있다. AI가 어느 때보다 화두가 되고 있고, 생성형 AI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디바이스의 AI 탑재돼야 하기 때문”이라며 “기업들은 당연히 많은 모수를 가진 우리와 협력해서 온디바이스 AI라고 하는 부분에 서비스가 확장되는 방향을 찾고 있으며, 앞으로 구체화하는 대로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당정책 변경···“주주환원 첫걸음 차원”

LG전자는 이날 주총에서 3개년(2024사업연도~2026사업연도) 신규 주주환원정책도 발표했다.

우선, ▲배당 주기가 기존 결산 배당 연 1회에서 반기 배당 2회로 변경됐고, ▲연 기본배당금을 경영실적과 관계없이 1000원으로 설정했다. ▲배당성향은 기존 연결 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이익의 20% 이상에서 5%p 올려 25% 이상으로 바꿨으며, ▲배당기준일은 사업년도 말 이후 확정하는 것에서 배당액 먼저 확정된 후 설정하는 방향으로 변경됐다.

조 대표는 “고객에 대한 가치 많이 얘기했는데, 주주 가치를 어떻게 제공하느냐 하는 부분에 대해서 소홀했던 부분이 완성됐다”며 “내부 회의를 거쳐 소통을 투명하게 하고 산업 내 부족한 주주환원 정책에 대해서도 많지는 않지만 첫 발걸음을 떼자는 측면에서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날 주총에서 재무제표 승인, 정관 변경 승인, 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은 원안대로 승인됐다. 김창태 최고재무책임자(CFO)/최고리스크담당책임자(CRO)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했으며, 강수진 고려대 교수가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재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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