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3사, 1년새 임직원 2215명 증가
韓 석·박사 인력 ‘만성부족’···“처우 개선으로 인력 해외 유출 막아야”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가 전기차 수요 약화로 인한 ‘배터리 침체기’에도 인력 규모를 꾸준히 늘리는 모습이다. 해외로의 인력 유출이 날로 심해지면서 대표 및 임원까지 나서 인재 모으기에 집중해 지난해 인력 규모는 전년 대비 8.5% 증가했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배터리 3사의 지난해 말 기준 임직원은 총 2만8211명이다. 2022년(2만5996명) 대비 2215명 많아졌다. 2021~2022년 증가율인 16.1%의 절반 수준이기는 하지만, 얼어붙은 전기차 시황으로 저조한 실적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인재가 곧 경쟁력’이란 판단에 지속 채용에 나서고 있다.

국내 3사 중 임직원이 가장 많은 곳은 삼성SDI다. 지난해 말 1만2425명으로 전년 대비 4.3% 증가했다. 국내 1위 사업자인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2021년까지 삼성SDI보다 2000여명 임직원이 적었지만, 이제는 비슷한 수준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임직원 숫자는 2021년 9564명, 2022년 1만1080명, 2023년 1만2166명 등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삼성SDI과 286명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시장에서는 조만간 LG에너지솔루션이 삼성SDI의 인력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배터리 산업 생태계에 가장 늦게 뛰어든 SK온의 인력 규모는 2021년 1512명에서 지난해 3593명으로 2년새 2배 이상 많아졌다.

SK온이 이달초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4'에서 모의면접을 진행 중인 모습. / 사진=SK

아울러 현재보다 더 많은 우수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 서울 코엑스에서 이달초 열린 국내 최대 배터리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4’에서 인재 유치 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SK온 관계자는 “채용 담당자와 신입사원이 함께 면접관으로 참여해 실제 상황처럼 구직자에게 모의 면접을 진행하고 맞춤 피드백을 했다”며 “종료 예정 시간을 연장해야할 정도로 신청자가 몰렸다”고 말했다.

배터리 산업 종사자가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여전히 인력부족을 하소연한다. 특히 석·박사 연구 인력이 부족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배터리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석·박사 연구개발(R&D) 인력은 2021년 1000명, 2022년 700명, 2023년 600여명 부족하다.

기업마다 석·박사 인재를 채용에 열중해 조금씩 부족 상황이 해소되고 있지만 역부족이라는 목소리가 많다.

해당 인력이 미국과 유럽 등 처우가 더 나은 해외 기업으로 유출되는 경우가 많아 이들을 붙잡지 않으면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 기업의 영향력이 크게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곳곳에서 나온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국내 석·박사 인재가 한국 기업에 입사해도 미국이나 유럽, 중국 등에서 더 높은 연봉 등을 제시하는 스카우트 제안을 하는 상황”이라며 “경쟁 기업의 기술력도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만큼 우리 기업 역시 처우 개선을 통해 인력 유출을 막아 국내 산업 육성에 집중해야 할 시점”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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