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기판은 올해 투자계획 없어”
“FC-BGA 신공장 올해 의미있는 매출”

문혁수 LG이노텍 대표가 21일 LG이노텍 정기 주주총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 사진=고명훈 기자
문혁수 LG이노텍 대표가 21일 LG이노텍 정기 주주총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 사진=고명훈 기자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현재 내부 조율 중이라 조심스럽긴 하지만 지금 전장이랑 광학사업부 내 전장 관련 부품사업을 합치면 매출이 2조원 정도 나오고 있는데, 이것을 5년 내에 5조원대까지 올려보자는 목표를 갖고 있다.”

문혁수 LG이노텍 신임 대표이사가 현재 2조원대에 달하는 전장 관련 매출을 5년 안에 5조원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단 목표를 제시했다. 모바일 분야에서 축적한 카메라 모듈 기술 역량을 차량 카메라와 라이더, 레이더 등의 센싱 제품으로 확대 적용해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용 센싱 솔루션 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할 계획이다.

문 대표는 21일 LG이노텍 정기 주주총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가진 질의응답 시간에서 “수주량이 차량용 카메라 부분을 합쳐서 13조원 정도 되기 때문에 이걸 조금만 더 올리면 가능한 목표라고 내부에서 판단하고 있다”며 전장 분야 매출 목표를 제시했다.

다만 주력 사업인 광학솔루션사업부 시설투자는 축소했다. 전자부품과 기판사업에 은 통상적인 수준으로 2000억~3000억원 가량 투자한다. 이 분야 올해 대형투자는 없다.

문 대표는 이날 주총에서 정식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2009년부터 LG이노텍 광학솔루션 개발실장, 연구소장 등을 역임하며, 광학솔루션 사업 규모를 확대하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단 평가를 받는다.

다음은 문 대표와의 일문일답.

광학전문가로서 앞으로 LG이노텍을 어떻게 이끌고 나갈 계획인지 궁금하다

LG이노텍은 부품회사고, 고객이랑 중장기 로드맵을 공유하면서 제품을 개발하는 회사다. 북미 고객사와 모바일에서 있었던 협력을 10년 전쯤부터 해서 그 사이클을 잘 타서 성장해왔던 회사다. AI 등 신기술로 인해 또다시 굉장히 변화가 많이 생기는 시점이며 반도체와 자동차, 로봇 이런 쪽에서 변화가 생길 거고 거기에 들어가는 부품들이 플립칩, 기판, 전장 부품들을 많이 하고 있다. 가시적으로 성과가 많이 나지는 않았지만, ADAS를 비롯해 자율주행을 위한 부품들을 많이 준비해온 게 있으며, 그런 부분들을 같이 고객과 협력해서 사업을 키우겠다.

또, 휴머노이드 로봇이 미래에 나올 거란 얘기들이 나오는데, 언젠가는 주력 플랫폼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요한 것은 빅플레이어들과 같이 부품사로서 생태계를 구축하고 관계를 잘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모바일 시장에서 경험을 확장해서 반도체 시장과 자동차, 로봇 시장에서도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역할을 하라고 CEO로 부임된 것으로 생각하고, 더 열심히 하겠다.

주가가 최근 많이 떨어졌다. 어떤 노력을 할 것인가

주가를 보면서 현재 나도 가슴이 아프다. 이상하게 우리 회사가 특정 고객과 연결돼 있다는 인식이 많은데, 매출 구조가 이쪽에 많이 연결되기 때문인 것 같다. 그렇다고 다른 분야에서 성장이 없는 게 아니다. 그간 그쪽에서 너무 폭발적으로 성장하다 보니까 다른 부분들이 좀 적어 보이는 것이지, 다른 쪽으로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AI와 연결된 쪽은 앞으로 성장할 영역들이 있기 때문에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들이 보이기 시작할 것이고, 이런 것들이 성과로 나오면 우려가 줄어들지 않을까 전망한다.

확장현실(XR) 기기 관련해서 미국쪽 부품 얘기가 나와 있다

굉장히 오랫동안 미국 고객들과 XR 관련 부품을 많이 했는데, 시장이 예상보다 크지 않았고 차별화시키기 어려웠다. 하드웨어를 차별화하기에 소프트웨어나 주변 에코시스템 준비가 덜 된 상황이었다. 알만한 가상현실(VR)·XR 관련 회사들과는 다 협력하고 있다. 디스플레이의 효율 부분들이 더 발전돼야 증강현실(AR)로 넘어가면서 시장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으며, 사실 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그쪽에서 콘텐츠와 관련 기술을 준비하다가 4~5년 정도 후에 어떤 계기가 마련되면 시장이 커지지 않을까 생각하고 여기에 맞춰서 고객사와 착실히 준비 중이다.

FG-BGA쪽 신공장 본격 가동 시점 언제로 보는지

지금 계획은 있는데 하고 싶다고 다 하는 게 아니라 고객과도 의논해야 하고, 관계사와도 협력해야 하는 부분이 있어서 다 말하기는 조심스럽다. 유리기판 쪽은 우리 주요 고객이 미국에 있는 큰 반도체 회사인데 그 회사에서 유리 기판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준비하고 있다. 이미 반도체 기판은 적은 양으로 양산을 시작했고, 이게 의미 있는 숫자로 올라오는 것은 빠르면 올 8~12월 정도로 보고 있다. 이때 매출도 올라올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카메라 모듈쪽 설비 투자가 줄어든 배경은?

대규모 투자는 캐파를 확장할 때 집행되는데 우리는 작년까지 이미 충분히 많은 캐파 투자를 했다. 작년에 들어간 투자의 경우 상당 부분이 엑츄에이터라는 부품, 그리고 베트남 쪽 공장 확장에 많이 들어갔다. 올해  투자는 거의 없다. 다만 투자 규모가 줄어드는 거지, 신제품에 맞춰서 투자를 하고 성능을 업그레이드 하는 부분들은 꾸준히 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최근 벤츠 경영진과 만나서 구체적으로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자동차 부품을 18가지 정도 준비하고 있으며, 그룹사 전체로 봤을 때 50여가지 정도 된다. 이번이 벤츠와 처음 하는 것은 아니며, 작년부터 벤츠 외에도 OEM 대상으로 그룹 차원의 프로모션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룹의 역량을 지속하는 방향으로 가게 될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얘기를 나눴고, 반응도 굉장히 좋았다.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 자동차 안에서 일반 가전에서의 삶을 확장한다는 컨셉에 공감을 많이 했고, 여기에서 협력할 수 있는 부분을 많이 찾았다.

경쟁사에서 전장용 카메라 모듈에 대한 강점을 많이 얘기했는데 LG이노텍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경쟁사와 우리는 전장부품사업에 대한 접근 방향이 다르다. 우리는 자율주행 ADAS쪽에 좀 더 집중하고 있다. 전장용 카메라는 기존에 현대그룹, 미국에 있는 회사를 비롯해 다른 OEM들과도 같이 하는 프로젝트가 있었기 때문에 그 정도 수준에서 하고 있고, 전체적으로 카메라뿐 아니라 라이더, 레이더 등을 합쳐서 자율주행이 되는 쪽에 개발을 많이 하고 있다. 이 부분들이 같이 가야 한다고 믿고 있다.

어차피 자동차에 쓰이게 되는 부품은 추울 때, 비가 올 때, 오염이 됐을 때 모두 문제들이 발생한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들과 솔루션들을 가져가고 있고, 또 다 장단점이 있다. 어떤 방법이든 계속 다 같이 보면서 연구하고 있기 때문에 기술적으로는 큰 차이가 없다고 보고, 접근하는 방식이 다르다고 이해하면 되겠다. 전략적으로 카메라에 더 집중하냐, 아니면 전체적인 하드웨어 시스템 전체로 가느냐에 차이가 있다.

전자부품과 기판 부문 올해 투자계획은

전자와 기판의 경우 올해 큰 투자계획은 없다. 연구개발(R&D)쪽 제품을 준비할 때는 그렇게 많은 투자가 들어가진 않는다. 고객이랑 라인이 되고 물량이 확 늘어날 때 캐파를 확장하면서 대규모 투자가 들어가는 거라서 통상적으로 하던 기판이랑 전자랑 합쳐서 2000억~3000억원 정도 숫자가 들어가지 않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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