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펜트라, 연 매출 1조원 목표
IV제형보다 높은 가격에 이익률↑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셀트리온이 미국에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SC(미국 제품명 짐펜트라)’를 출시했다. 올해부터 미국 전역으로 공급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셀트리온은 램시마 IV제형과 함께 판매 시너지를 높이겠단 목표다.

20일 셀트리온은 인플릭시맙 피하주사(SC) 제형인 짐펜트라(램시마SC)를 미국 전역에 출시한다고 밝혔다. 짐펜트라는 셀트리온이 지난해 10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신약 허가를 획득한 첫 제품이다. 중등도 내지 중증의 성인 활성 궤양성 대장염 및 크론병 환자 대상으로 허가 받았다.

램시마는 미국 제약사 존슨앤드존슨이 개발한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다. 앞서 셀트리온은 정맥주사(Ⅳ) 제형 램시마를 선보인 후 투약 편의를 개선한 램시마SC를 출시했다. 램시마Ⅳ나 다른 인플릭시맙 치료제와 교차처방을 확대해 시장을 확대하겠단 전략이다.

짐펜트라는 미국 외 지역에서 램시마SC라는 이름으로 처방된다. 램시마SC는 2019년 유럽에서 먼저 출시됐다. 지난해 3분기 유럽 주요 5개국(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에서 램시마SC 점유율은 약 20%로 집계됐다. 램시마 IV제형과 합치면 점유율은 72%에 달한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인 아이큐비아(IQVIA)에 따르면 인플릭시맙을 포함한 미국 TNF-α 억제제 시장은 2022년 기준 약 62조570억원 규모를 형성했다.

셀트리온은 짐펜트라를 현지 법인을 통해 직접 판매(직판)한단 계획이다. 직판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리겠단 복안이다. 현지 마케팅뿐만 아니라 처방 확대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활동들도 시작했다. 구체적으로 대형 처방약급여관리업체(Pharmacy Benefit Manager, PBM)와 2분기 내 선호의약품 등재를 목표로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올해 미국에서 개최되는 학회들에 참여해 현지 의료진들에게 직접 짐펜트라 경쟁력을 소개할 예정”이라며 “환자들 대상으로는 보험 지원이 충분하지 않은 이들에게 제품 할인 및 공급 등을 지원하는 지원 프로그램도 운영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셀트리온은 짐펜트라로 연 매출 1조원, 2025년 환자 처방률 10% 이상을 목표하고 있다. 셀트리온의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은 2조1764억원, 영업이익은 6515억원이다.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전환으로 진단 키트 등 코로나19 관련 품목의 매출이 빠지면서 전체 매출은 소폭 감소했다.

다만 주력 사업인 바이오시밀러 매출이 증가하면서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은 각각 전년대비 0.7%, 2%P 상승했다. 이중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IV의 지난해 매출은 약 1조원에 달한다. SC 제형 매출은 3000억원을 넘겼다. 올해 미국 출시가 본격화된 만큼, 램시마 매출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셀트리온에 따르면 현재 출원한 SC제형과 투여법에 대한 특허가 등록되면, 최대 2040년까지 특허 보호를 받을 수 있다. 회사가 미국에서 짐펜트라로 중장기 수익개선을 전망하는 이유다.

박병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리포트를 통해 “유럽 램시마 피하주사(SC) 대비 짐펜트라의 순 판매가격은 2~3배 수준”이라며 “짐펜트라 매출 효과가 발생하는 시점부터 셀트리온의 매출총이익률은 큰 폭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국내외 제약바이오기업들은 기존 정맥 주사를 스스로 자가투여할 수 있는 피하주사로 바꾸는 기술 확보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피하주사 방식은 환자들이 병원에 가지 않고 집에서 자가치료를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관심이 커졌다. 약물 투약 편의성을 개선한 만큼, 제품 경쟁력을 높일 수 있어서다. 셀트리온도 지난 2015년부터 바이오시밀러 SC 제형 연구개발을 이어온 것으로 전해진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셀트리온이 램시마SC 공급국을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으로 확대하면서 확실한 매출 성장모멘텀이 될 것”이라며 “무엇보다 램시마IV보다 SC가 가격이 더 높은 만큼, 미국 내 기존 IV 제형의 인플릭시맙 제품 점유율을 SC로 옮겨오기만 해도 수익성이 좋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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