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토론토 노선 주 7회로 확대···밴쿠버는 5월부터 9회, 7월부터 주 10회
아시아나와 합병에 따른 유럽·미주 등 중복 노선 이전으로 신규 노선 확대 집중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대한항공이 다음달부터 캐나다 노선 증편을 진행한다. 최근 엔데믹 이후 급증하는 해외 여행 수요 대응 차원은 물론, 추후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으로 인해 기존 알짜 노선을 내줘야 하는 상황에서 신규 먹거리를 찾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내달부터 캐나다 토론토 노선을 기존 주 6회에서 7회로 확대한다. 밴쿠버 노선은 오는 5월 20일부터 주 7회에서 주 9회로 늘리며, 7월부터는 주 10회로 증편한다.

캐나다는 기존에도 해외 유학 등으로 인기가 많은 노선인데, 최근에는 오로라 명소로 꼽히면서 여행객이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작년부터 2025년까지는 11년 주기로 태양 활동이 강해지는 극대기라 오로라를 잘 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로라 외에도 로키산맥, 나이아가라폭포 등 유명 관광지도 많아 매년 여행객이 늘어나고 있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캐나다 여행객은 지난 2015년 42만7804명에서 매년 꾸준히 늘어나며 2023년에는 74만5747명까지 늘어났다. 이는 국내 인기 휴양지인 괌(80만여명)과 비슷한 수준이다.

대한항공의 캐나다 증편은 우선 엔데믹 이후 늘어난 해외 여행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일본과 동남아 노선 등 기존 인기 여행지들의 경우 작년에 여행객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났지만 올해부터는 성장세가 주춤할 것이라는게 업계 중론이다. 이미 모든 항공사들이 해당 지역 노선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대한항공은 다른 항공사들이 띄우지 않는 캐나다 노선을 확대하며 새 여행 수요를 찾겠다는 전략이다.

또한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으로 인해 유럽, 중국, 일본 등 주요 노선을 타 항공사에 넘겨줘야 하는 상황에서 수익성이 높은 기존 노선을 확대해 이를 상쇄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와의 합병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유럽 파리, 로마, 바르셀로나, 프랑크푸르트 등 알짜 노선을 티웨이항공에 넘기기로 했으며, 영국 히스로 공항 슬롯 및 중국 9개 노선 반납 등을 약속했다. 대한항공이 이전하는 슬롯 및 운수권 등은 아시아나와의 합병으로 인한 독과점이 우려됐던 곳으로, 그만큼 수익성도 높았다.

특히 유럽 노선의 경우 중·장거리면서 여행객이 많은 수익성 높은 알짜 노선으로 알려졌는데, 합병으로 인해 노선을 양도하게 되면서 실적 공백이 커질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이다.

또 아직 미국의 경우 기업결합 심사가 진행 중이나, 앞서 미국 법무부가 샌프란시스코, 호놀룰루, 뉴욕, LA, 시애틀 등 5개 노선에 대해 독점 우려를 제시한 만큼 해당 노선도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현재 캐나다 노선은 국적 항공사 중에선 대한항공이 유일하게 운항 중이며, 티웨이항공이 추후 취항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캐나다 노선의 경우 엔데믹 이후 공급이 지속적으로 부족했던 상황이며, 최근 수요 회복세에 따라 증편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항공은 오는 5월부터 약 2개월간 대만 타이중 노선을 주 3회 운항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타이중은 최근 한 TV 예능프로그램에서 소개되며 최근 인기 여행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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