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헬스케어 '의료기관' vs 롯데헬스케어 '기업' 타깃
B2B 사업으로 수익 구조 다변화+안정적인 매출 기반 마련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카카오와 롯데가 미래 먹거리로 ‘헬스케어’를 낙점하면서 신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양사 모두 B2B(기업 간 거래) 사업으로 플랫폼 수익성을 강화하겠다는 목표다. 업계는 카카오와 롯데의 B2B 헬스케어 시장 확대를 주목하는 가운데 상반된 수익 전략이 눈길을 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헬스케어와 롯데헬스케어가 B2B 사업을 강화하며 수익성 제고에 나섰다. 카카오헬스케어와 롯데헬스케어는 각각 지난 2월, 지난해 9월 헬스케어 플랫폼 서비스를 개시했다. 카카오헬스케어는 인공지능(AI) 기반 모바일 혈당 관리 플랫폼 ‘파스타(PASTA)’를 공개했고, 롯데헬스케어는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플랫폼 ‘캐즐(CAZZLE)’을 선보였다.

양사의 헬스케어 플랫폼은 이용자의 맞춤형 건강 관리를 돕는다는 것에 초점을 둔다. 차이가 있다면, 카카오헬스케어의 파스타는 만성질환 환자가 주요 가입자다. 다만 롯데헬스케어의 캐즐은 일반인과 환자 구분 없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카카오헬스케어는 B2C(기업 소비자간 거래) 사업에서 환자의 질병 관리 편의성 제고에 중점을 두고 있다면, 롯데헬스케어는 일반인 대상의 헬스케어 서비스와 제품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두 회사는 B2B 사업에서도 전략적 차이가 난다. 플랫폼 이용자들이 환자 중심인 카카오헬스케어 파스타는 B2B 비즈니스 대상이 의료기관과 연구기관이다. 반면 롯데헬스케어는 기업을 대상으로 B2B 사업 첫발을 내디뎠다.

카카오헬스케어, 롯데헬스케어 각사별 헬스케어 플랫폼./ 표=김은실 디자이너
카카오헬스케어, 롯데헬스케어 각사별 헬스케어 플랫폼./ 표=김은실 디자이너

카카오헬스케어의 파스타는 인공지능(AI) 기반 모바일 혈당 관리 서비스다. 플랫폼 이용자들은 파스타 앱과 연속혈당측정기(CGM) 연동을 통해 혈당 데이터를 기록할 수 있다. 또 이를 기반으로 식단, 운동, 복약 등 질환 관리에 필요한 생활 습관을 개인 맞춤형으로 관리할 수 있다.

카카오헬스케어의 B2B 비즈니스는 의료기관 및 연구기관 등을 대상으로 병원 데이터를 공유하는 ‘병원 의료 데이터 플랫폼’이 해당된다. 의료기관 내 임상 연구 데이터를 표준화해 축적하고, 인공지능과 통계 기능을 탑재한 임상 데이터 웨어하우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2분기부터 일부 국내 대형병원과 파일럿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카카오헬스케어에 따르면 지난해 7월 분당서울대병원에 데이터 분석 시스템을 구축했다. 앞으로 계명대 동산의료원, 이화의료원, 가톨릭 성모병원 등에도 해당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11월에는 고려대의료원, 연세대의료원, 이화여대의료원, 삼성서울병원, 전남대병원, 화순전남대병원 등과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한 연구 연합인 ‘연구 협력 네트워크(R-Alliance)를 출범시켰다.

카카오헬스케어 관계자는 “임상 데이터 웨어하우스를 국내 다수의 상급종합병원에 구축할 예정”이라며 “가시적인 수익 창출보다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수익 구조를 다각화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롯데헬스케어는 지난해 9월 캐즐 출시 이후 플랫폼 내 연계되는 건강관리 서비스를 확장해온 바 있다. 올해 초 전문 심리 상담사와 심리코치 등에게 상담을 받을 수 있는 ‘마음 건강’ 서비스를 시작했다. 최근에는 사용자가 약과 영양제를 섭취할 때 이용할 수 있는 ‘복약 관리’ 기능을 개편했다.

롯데헬스케어는 캐즐 플랫폼에서 소비자에게 유전자 검사 키트 ‘프롬진’과 영양제 및 헬스케어 제품을 판매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최근에는 기업에게 건강검진 서비스를 제공하며 B2B 사업을 시작했다.  

롯데헬스케어에 따르면 건강검진 대행 전문기업 에임메드와 함께 캐즐에서 기업 건강검진 서비스를 제공한다. 롯데백화점, 롯데칠성음료, 롯데마트, 롯데건설, 롯데정보통신 등 롯데그룹 내 5개 계열사와 임직원 건강검진 운영 계약을 맺었다. 내달 말까지 롯데그룹 내 21개 계열사에 건강검진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향후 기업 건강검진 서비스를 고객사를 확장해 제휴 기업과 병원을 늘려나가겠다는 것이 롯데헬스케어의 목표다. 기업 건강검진 서비스로 수익성 개선과 가입자 유치,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구상이다.

롯데헬스케어 관계자는 “기업에게 건강검진 서비스를 제공하면 가입자 확보 측면에서도 유리하다”며 “지난해 100만 가입자를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만큼, 기업 건강검진 서비스를 통해 임직원 가입자를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롯데그룹 계열사를 시작으로 국내 주요 기업들과 운영 계약을 체결하며 B2B 건강검진 사업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소비자 대상의 B2C 사업은 경기 상황이나 시장 변화에 따른 매출 편차가 크다. 또 이미 기출시된 플랫폼들과 소비자 확보 경쟁이 불가피하다.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야 하는 만큼, 마진을 높이기 어려운 구조다. 그러나 B2B 사업은 B2C 사업보다 경기 변화에 둔감해 안정적인 매출 성장과 수익성을 담보한다. 카카오헬스케어와 롯데헬스케어가 B2B 사업 강화에 주력하는 이유다.

한 업계 관계자는 “헬스케어 플랫폼이 소비자 대상의 서비스를 다각화해 가입자 유치를 확대하면서 플랫폼 인지도를 높일 수는 있다”며 “다만 기존에 출시된 건강 관리 플랫폼들과 가입자 경쟁이 불가피한 만큼 안정적인 매출 확보 차원에서는 B2B 비즈니스 모델을 고민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카카오와 롯데 역시 소비자와 기관 투트랙 사업으로 수익 창구를 늘리려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