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하량 예상치 2030년 2010만대에서 760만대로 하향 조정

강민수 옴디아 수석연구원이 14일 서울 엘타워에서 열린 옴디아 한국디스플레이컨퍼런스(KDC)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 사진=고명훈 기자
강민수 옴디아 수석연구원이 14일 서울 엘타워에서 열린 옴디아 한국디스플레이컨퍼런스(KDC)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 사진=고명훈 기자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내년과 내후년을 기점으로 높은 성장세가 예상됐던 스마트워치 마이크로 LED 시장이 애플의 투자 계획 변경으로 급격한 변화가 있을 거란 관측이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2030년스마트워치 마이크로 LED 시장의 전망치를 기존 2010만대 대비 62.2% 대폭 하향 조정한 760만대로 제시했다.

강민수 옴디아 수석연구원은 14일 서울 엘타워에서 열린 옴디아 한국디스플레이컨퍼런스(KDC)에서 “애플이 지난달 말 마이크로 LED 스마트워치 프로젝트를 중단했다”며 “스마트워치 마이크로 LED 시장은 작년까지 2030년 기준 2000만대 정도를 전망했는데, 애플이 빠짐으로 인해서 전망치를 760만대 정도로 축소했다”라고 밝혔다.

당초 애플은 향후 2~3년 안에 마이크로 LED를 탑재한 애플워치 울트라를 출시할 것으로 전망됐다. 최근 관련 개발팀 인력을 해산한 것으로 전해졌다. LED 칩을 공동 개발해온 독일업체 오스람과의 협력 논의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로 LED 애플워치 개발이 중단되면서 관련 시장이 확대하는 시점은 2028년 이후로 늦어질 전망이다. 옴디아는 당초 출하량 기준 스마트워치 마이크로 LED 시장 규모를 올해 30만대가량에서 내년 180만대, 2026년 500만대에 이어 2027년이면 10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지만, 올 1분기 새롭게 조정한 전망치는 2027년 60만대에 불과했다. 2028년부터 240만대로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강 수석은 애플이 기술의 복잡도와 비용 문제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마이크로 LED는 서로 좁은 간격에 칩을 배치하는 기술이 여전히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LED를 컨트롤할 수 있는 픽셀 서킷을 두고 그 픽셀 서킷을 LED, 기판과 동시에 연결해야 하는 기술적으로 복잡한 문제가 있다”며 “이는 쉽게 말해 비용이 올라간다는 것이며, 그러면 시장에서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옴디아에 따르면 애플이 그간 진행하던 컨셉의 스마트워치용 마이크로 LED는 원자재 가격만 50달러가 넘으며, 수율을 고려하면 200달러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애플워치에 적용 중인 2인치 플렉스 OLED 패널의 가격(40달러)과 비교하면 약 5배에 달한다.

강 수석은 “애플은 단순히 마이크로 LED를 애플워치에만 적용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OLED를 처음 스마트워치에 적용해 스마트폰, 아이패드로 확장한 것처럼 마이크로 LED도 더 큰 사이즈까지 적용할 수 있는 솔루션을 찾느라 개발에 들어갔던 것”이라며, “애플은 지난 10년간 마이크로 LED 개발을 진행하면서 25억 달러(약 3조원)를 투자하고서도 프로젝트를 중단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LED 관련 업체들의 마이크로 LED 캐파(생산능력)를 조사하고 있지만, 대체로 하는 얘기는 아직 양산 캐파를 잡고 있지 않다는 것”이라며, “기술이 아직 표준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연구개발(R&D) 수준에서만 진행 중이고, 겨우 몇몇 업체만이 소규모 양산으로 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마이크로 LED 시장은 향후 증강현실(AR) 기기 상용화와 함께 성장이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옴디아는 그 시점을 2030년쯤으로 내다봤다.

강 수석은 “마이크로 OLED와 마이크로 LED 시장을 각각 전망해봤을 때 현재는 마이크로 OLED 시장이 가상현실(VR)과 혼합현실(MR)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향후 5년 이내에 AR 디바이스가 대중화되기 시작하면 급격하게 마이크로 LED가 시장을 역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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