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 스냅드래곤 구매 늘어···AP 가격 전년 대비 30% 상승

삼성전자의 모바일 AP칩 엑시노스 2400 /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의 모바일 AP칩 엑시노스 2400 / 사진=삼성전자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지난해 삼성전자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구매액이 전년 대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출시한 플래그십폰에서 자체 개발한 엑시노스를 배제하고, 전면 타 업체 제품을 도입한 것이 주요인으로 분석된다. AP 가격 자체가 상승한 영향도 컸다.

삼성전자가 지난 12일 공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회사의 지난해 모바일 AP 솔루션 매입액은 11조7320억원으로, 전년(9조3138억원) 대비 26% 증가했다. 금액만 보면 2조4000억원 이상 늘어난 셈이다.

모바일 AP는 DX(디바이스 경험)부문에서 구매한 전체 원재료 품목 중에서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전년(12.8%) 대비 5.4%p 증가한 18.1% 수준이다. 반면 디스플레이 패널(TV·모니터용 포함)과 카메라 모듈 등 부품 매입액은 줄었다. 지난해 삼성전자 DX부문이 구입한 디스플레이 패널 매입액은 5조8624억원, 카메라 모듈은 5조2124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2.7%, 14.8%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모바일 AP 솔루션 가격이 전년 대비 약 30% 상승했다며, 카메라 모듈(11%)과 TV·모니터용 디스플레이(9%) 대비 상승 폭이 컸다고 설명했다. AP 가격은 지난 2022년에도 전년 대비 46% 상승하는 등 큰 폭의 증가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모바일 AP 솔루션 주요 매입처는 퀄컴과 미디어텍이었다. 삼성전자는 고가의 플래그십폰 시리즈에 주로 퀄컴의 스냅드래곤 시리즈를, 중저가 모델에는 미디어텍의 AP를 채용했다. 플래그십폰에 들어가는 퀄컴 AP 가격이 더 높다.

기존에 삼성전자는 자사의 플래그십폰에 자체 개발한 AP 엑시노스 시리즈를 퀄컴 제품과 병행 탑재하며 원가절감을 이어왔으나, 지난 2022년 출시한 갤럭시S22 시리즈에서 성능 저하, 발열 등 논란이 일자 작년 S23 시리즈에서는 엑시노스를 배제하고 퀄컴 제품을 전면 도입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출시한 갤럭시S24 시리즈에 다시 엑시노스2400을 채택하며 2년 만에 자체 AP를 다시 꺼내 들었다. 갤럭시S24 일반 모델과 플러스에는 엑시노스 2400이 들어갔으며, 울트라 모델에만 퀄컴의 최신 칩인 스냅드래곤8 3세대가 탑재됐다.

현재까지 반응은 긍정적이다. 각종 외신과 유명 IT 유튜버들은 갤럭시S24를 통해 게임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엑시노스 2400이 탑재된 모델의 온도가 스냅드래곤이 적용된 울트라 모델과 비슷한 수준에서 유지됐다고 의견을 모았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은 올 초 갤럭시S24 시리즈를 공개하는 언팩 기자간담회에서 “1년 전부터 (엑시노스 2400을) 기획해 성능과 안정성을 확보했으며, 부분 검증으로 이 점이 확인됨에 따라 자신감 있게 새 모델(갤럭시S24)에 적용하게 됐다”라며, “소비자도 제품을 써보면 엑시노스의 완성도가 크게 높아졌다는 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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