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매출액 100% 이상 증가···전체 시장 성장률 앞서
의료·산업용 로봇 매출 증대···하반기 B2C 매출도 기대

공경철 엔젤로보틱스 대표가 12일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한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에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 사진=고명훈 기자
공경철 엔젤로보틱스 대표가 12일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한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에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 사진=고명훈 기자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웨어러블 로봇 전문 기업 엔젤로보틱스가 기존 주력했던 B2B(기업 간 거래) 영역을 넘어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시장에 진출한다. 생활용 ‘엔젤 수트(SUIT)’ 제품군의 실증 작업을 마무리하고, 올 하반기에서 내년 초 안에 관련 매출을 본격화하겠단 목표다.

회사는 지금까지 매출 성장을 견인해 온 의료용 및 산업용 제품군의 지속적인 성장에 힘입어 내년 흑자 전환을 예상했다. 2027년부터는 새롭게 진출하는 B2C 매출 비중도 크게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공경철 엔젤로보틱스 대표는 12일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한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전 세계 어디에서도 B2C 지향 웨어러블 로봇 시장이 확 열리지는 않은 상태이며, 여기저기서 기대감만 크게 불러일으키는 상황이다. 우리는 여기에서 첫번째 시장을 여는 역할을 하고자 한다”라며, “내부적으로 봤을 때 기술적인 관점은 어느 정도 완성 단계에 있다고 보고 있고, 제품이라는 것이 기술이 완성돼 있다고 되는 것만은 아니라서 여러 고객사를 대상으로 실증 과정에 들어가 있다. (이런 실증 작업이) 올해 안에 지속해서 일어난다면, 이르면 올 하반기 또는 내년 초부터 실제 매출액이 발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예상하는 수트 브랜드의 대상 고객군을 보면 신체가 불편하신 분들을 위한 보조기부터 시작해서 레저나 등산 등 신체가 전혀 불편하지 않은 분들의 일상생활을 보존하는 것까지 다양하게 준비 중”이라고 부연했다.

엔젤로보틱스는 지난 2017년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교수인 공 대표가 창업한 웨어러블 로봇 전문 스타트업으로, 창업 당시 LG전자의 시드 투자로 시작했다. 현재도 LG전자의 공모 전 기준 회사 지분율은 7.2%가량으로, 2대 주주에 올라가 있다.

회사 자체 추산에 따르면 엔젤로보틱스의 국내 웨어러블 로봇 시장 점유율은 매출액 기준 지난 2020년 12% 수준(3위)에서, 2022년 36%로 2년 새 24%p 증가하며 1위를 달성했다. 대표 제품인 의료용 웨어러블 로봇 ‘엔젤렉스 M20’이 국내 최초 의료기기 3등급 인증 및 로봇보행재활치료 보험수가를 적용받으면서 매출처가 넓어진 점이 주효했다. 지난 2021년까지 상급종합병원 중심이었던 ‘엔젤 메디(MEDI)’ 브랜드의 매출처는 지난해 들어와 장애인복지관, 회복기재활의료기관, 요양병원, 재활병원 등으로 다변화됐다.

산업용 제품군인 ‘엔젤 기어(GEAR)’에서도 표준 및 임상 성과를 거두면서 경쟁우위를 확보했다. 미국 식품의약청(FDA)과 유럽연합의 CE마크, 국내 K마크 인증 등을 경쟁사 중 유일하게 획득했으며, 가격경쟁력에서도 우위를 선점했단 평가다. 회사는 LG전자를 비롯해 삼성전자, CJ대한통운 등 대기업들과의 산업용 웨어러블 로봇 파트너십도 지속 중이라고 밝혔다.

공 대표는 “LG전자와 올해 MRO(유지보수관리) 업체 등록을 통해 매출 성장을 기대하고 있으며, 반도체에서는 삼성전자와 기흥공장에 엔젤 기어 테스트와 공장 맞춤형 엔젤 기어를 개발해 대량 공급을 추진 중”이라며, “CJ대한통운과도 물류 적재시 어깨 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상지보조슈트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엔젤로보틱스의 지난해 연간 기준 제품별 매출 비중은 의료용이 60%, 산업안전용이 25%, 부품과 개발 용역 등 나머지 부분이 15%가량을 차지한다. 회사는 앞으로의 매출 비중도 이러한 기조를 유지하면서 전체 매출 규모가 확장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와 함께 주요 부품의 내재화를 통한 원가 절감도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조사업체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국내 웨어러블 로봇 시장은 지난해 656억원가량에서 연평균 42.6% 성장해 2030년 7853억원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기준으로는 지난해 12억 4800만 달러(약 1조 6333억원)에서 42.2%의 연평균성장률로 2030년 146억 7300만 달러(약 19조 2026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엔젤로보틱스의 성장세는 더 가파르다. 매년 100% 이상의 연간 성장률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21년 연간 매출 8억원 수준에서 2022년 22억원으로 3배가량 증가했으며, 작년에는 이보다 2배 이상 오른 51억원을 달성했다.

올해도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엔젤로보틱스는 올해 매출액 전년 대비 75%가량 성장한 90억원 이상을, 내년에는 이보다 130%가량 오른 208억원을 전망했다. 흑자 전환도 내년 이룰 것으로 예상되며, 2026년에는 영업이익률 29% 달성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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