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24 ‘노브랜드 연계 신규가맹 모델 론칭’ 눈길
일부 이마트24 매장서 노브랜드 상품 판매 테스트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이마트24가 노브랜드와 연계한 매장 오픈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마트24는 ‘편의점 4위’로 굳혀진 데다 1년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서자 노브랜드에 기대 시너지를 내려는 모양새다. 그러나 이마트24는 노브랜드 상품을 판매하다 철수한 전례가 있다는 점에서 ‘이마트24·노브랜드’ 모델이 시장에 통할지 관심이 모인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24는 올해 전략으로 ‘노브랜드 연계 신규가맹모델 론칭’을 꼽았다. 올 초부터 이마트24는 10여개 점포에서 노브랜드 상품을 입점시켜 테스트하고 있다.

이마트는 최근 특허청에 ‘노브랜드n24’라는 상표권을 출원해 이마트24·노브랜드를 결합시킨 매장 오픈을 암시했다. 한채양 대표가 이마트·이마트에브리데이·이마트24 3사를 겸직하며 ‘본업 경쟁력 회복’을 강조했다. 이마트 3사간 교류를 확대해 가격 경쟁력을 극대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마트24 실적 및 점포수 추이. / 자료=이마트IR, 표=김은실 디자이너
이마트24 실적 및 점포수 추이. / 자료=이마트IR, 표=김은실 디자이너

특히 한 대표는 3사 공동대표로 취임하면서 상품본부가 통합 체제로 바뀌었고 통합추진사무국도 신설됐다. 올해는 ‘통합 소싱’으로 원가경쟁력을 확보해 소비자를 늘리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려는 전략이다.

이마트24가 노브랜드와 연계하려는 배경에는 저조한 실적이 있다. 이마트24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5.1% 늘어난 2조2251억원을 기록했지만, 23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특히 이마트24는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적자 폭을 줄이다 2022년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1년 만인 지난해 다시 적자 폭을 키웠다.

점포수 증진 속도가 더딘 점도 실적을 내리는데 영향을 미쳤다. 편의점 사업은 점포수가 많을수록 규모의 경제를 통해 매출을 확대할 수 있다. 주요 편의점들이 점포수로 경쟁하는 이유다. 이마트24 점포수는 지난해 6598개로 1년 사이 233개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마트24가 최근까지 연평균 660개가량의 점포수를 늘려왔던 것과 비교하면 점포 증가세가 꺾인 셈이다.

정용진 신세계 회장은 지난해 이마트24 상품전시회를 찾아 “이마트24의 점포 수, 밥 먹듯이 확장할 것”이라며 “편의점 사업은 우리나라 유통업 가운데 가장 유망한 사업 중 하나”라고 밝혔다. 또 “상품과 협력사 개발이 중요하다”면서 “특히 불확실한 경영환경 시대에는 기본으로 돌아가 고객과 상품에 더욱 광적으로 집중해 적극 투자하고 혁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용진 신세계 회장이 지난해 이마트24 상품전시회를 찾아 시식하고 있다. / 사진=한다원 기자
정용진 신세계 회장이 지난해 이마트24 상품전시회를 찾아 시식하고 있다. / 사진=한다원 기자

경쟁사와 비교하면 이마트24 점포수는 더 큰 차이를 보인다. 지난해 말 기준 CU는 1만7762개로 가장 많은 점포수를 보유하고 있다. GS25는 1만7390개, 세븐일레븐은 1만4000여개다.

이마트24는 결국 편의점에 노브랜드를 더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이마트 IR에 따르면 노브랜드는 지난해 377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영업이익이 1년 만에 221억원이나 늘어난 것이다. 이마트는 IR 자료를 통해 “노브랜드가 안정적인 영업 흑자를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유통업계에선 편의점 PB(자체브랜드)상품 매출이 전체 매출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점에 착안해, 이마트24가 노브랜드 의존도를 높이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GS25의 경우 브레디크, 카페25 등, CU는 연세우유크림빵, 득템시리즈 등 PB 상품으로 매출을 늘리고 있다. 세븐일레븐도 최근 상품전시회에서 올해 PB 상품을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실제 대한상공회의소가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닐슨아이큐를 통해 지난해 오프라인 소매점 약 6500곳의 매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국내 PB 상품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약 12% 성장했다. 이는 대형마트(10%), 기업형 슈퍼마켓(6%)보다 높은 수치다.

무엇보다 기업형 슈퍼마켓과 편의점의 주 타깃층이 달라 어떤 시너지를 낼지도 관심사다. 기업형 슈퍼마켓의 경우 3040대, 편의점은 1020대가 핵심 소비층이다. 양사가 판매하는 상품군 자체가 다른 상황에서 이마트만의 상품 소싱이 주목받고 있다. 현재로서는 이마트24 연령대에 맞는 노브랜드 상품을 이마트24에서 판매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또 앞서 이마트24는 노브랜드 전문점의 근접 출점과 상품 중복으로 반발을 산 바 있다. 신세계는 노브랜드 제품만 판매하는 직영점을 확대했으나 이마트24와 동일 상권에 출점하며 갈등이 생긴 것이다. 결국 이마트24는 2018년 노블내드 상품 매입을 전면 중단했다. 당시 정용진 신세계 회장은 “뼈아픈 실책”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마트24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노브랜드 상품을 테스트 판매 중이고, 어떤 방식으로 전개할지 방향이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이마트24는 계속 점포 확대하고 내실 다지는데 집중하고 맛집이나 이종업계 협업으로 차별화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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