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올 하반기·삼성SDI 내년 초 양산
개발 중인 SK온 "3~4년 걸린다"

지난 6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4' 내 삼성SDI 부스에 전시된 '46파이' 원통형 배터리 모형. /사진=정용석 기자
지난 6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4' 내 삼성SDI 부스에 전시된 '46파이' 원통형 배터리 모형. /사진=정용석 기자

[시사저널e=정용석 기자] 최근 LG에너지솔루션이 이르면 올해 8월부터 ‘46시리즈’ 배터리 양산을 시작한다고 밝힌 데 이어 삼성SDI는 내년 초로 구체적인 양산 시기를 공개했다. 국내 배터리 회사들이 차세대 배터리로 꼽히는 ‘지름 46mm’ 원통형 배터리 양산을 앞두고 있어 시장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연내 ‘46파이’ 배터리 양산 관련 준비를 마치고 내년 초부터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한다. 46파이란 제품명엔 지름은 46mm로 고정하고 높이는 고객사의 요구에 따라 유동적으로 생산한다는 의미가 담겼다. 

기존 2170 원통형 배터리(지름 21mm·높이 70mm)를 보다 대형화한 지름 46mm 원통형 배터리 시장의 성장성에 주목해 글로벌 배터리 업계의 시장 진출이 늘고 있다. 

원통형 배터리는 파우치형, 각형 배터리보다 제조원가가 저렴하고 규격화를 통해 대량 생산이 용이하다. 성능도 기존 제품보다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높이가 80mm로 고정된 테슬라의 ‘4680 배터리’의 경우 2170 원통형 배터리에 비해 부피당 에너지 밀도는 4배, 출력은 6배 향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장점 덕에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채택도 늘고 있다. 테슬라를 비롯해 BMW와 제너럴모터스(GM), 스텔란티스 등 완성차 업체들이 탑재를 결정했거나 추진 중이다. 테슬라는 최근 4680배터리를 탑재한 사이버트럭을 출시했고, BMW는 오는 2025년 출시할 전기차에 ‘46파이’ 배터리를 장착한다는 계획이다.

전기차 시장에서 원통형 배터리 수요는 지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4680 배터리 수요는 2025년 155GWh, 2030년 650GWh에 달할 전망이다.

지름 46mm 원통형 배터리 시장서 기술력으로 앞서 있다고 평가받는 기업은 테슬라, 일본 파나소닉, 국내 기업으로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가 꼽힌다. 

국내 기업 중 가장 먼저 양산에 나서는 기업은 LG에너지솔루션이다. 이르면 올해 8월부터 청주 오창공장에서 46시리즈 배터리 양산을 시작한다. 향후 미국 애리조나 공장이 완공되면 이곳을 핵심 생산 거점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당초 애리조나 공장은 2170 원통형 배터리 생산기지가 될 전망이었지만, 46시리즈가 새로운 폼팩터로 떠오르면서 생산 계획을 수정했다. 

삼성SDI는 생산 목표 시점을 오는 2025년 초로 앞당겼다.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는 배터리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4' 개막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46파이 배터리는 내년 초면 충분히 양산할 수 있다”며 “구체적인 시기는 고객에 따라 조절하겠다”고 밝혔다.

SK온은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 양산까지 적잖은 시간을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 SK온은 지난 1월 최재원 SK온 수석부회장이 처음으로 원통형 배터리 개발 여부를 공개했다. 3사 중 가장 늦게 공식화한 것이다. 이존하 SK온 부사장은 지난 7일 ‘더 배터리 컨퍼런스’에 발표자로 나서 “원통형 배터리 개발은 3~4년가량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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