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개선안 완성 뒤 다시 조정키로
이달 14일 3차 조정회의 예정

삼성전자 서초사옥 /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 서초사옥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삼성전자 노사가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한차례 더 조정회의를 열기로 했다. 통상 조정회의는 2차에서 합의 또는 조정중지로 결판이 난다. 조정위원회가 권고한 3차 조정회의는 이례적이다. 3차 조정회의는 일주일 후인 이달 14일 열릴 예정이다.

8일 삼성전자 노사에 따르면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하 전삼노)은 전날 세종시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사측과 임금 및 복리 교섭 결렬에 따른 2차 조정회의를 열었다. 회의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 30분까지 이뤄졌다. 노조는 손우목 전삼노 위원장과 허창수·이현국 부위원장 3명이 참석했으며, 회사는 신인철 대표교섭위원을 비롯해 4명이 자리를 같이했다.

경영진은 1차 조정회의에서 내밀었던 안건을 일부 개선해 다시 가져왔다. 그러나 조정위원들이 아직 개선안이 미완성된 상태라며, 당장 조정이 성사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경영진이 먼저 3차 조정회의를 진행할 시 최종안을 만들어 가져오겠다고 제안했고, 조정위원회가 이를 받아들여 1회 조정 연장을 노조측에 권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노사는 합의 후 3차 조정회의를 열기로 했다.

이날 경영진이 제출한 개선안의 구체적인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다. 앞서 회사는 2.8%의 기본임금 인상률을 비롯해 장기근속휴가 개선, 배우자 종합검진, 난임휴가 무급 1일 추가, 남성 인력의 배우자 출산휴가 시 분할 횟수 증가 등 5가지 안건을 교섭안으로 제시한 바 있다.

반면 노조는 8.1%의 임금 인상률을 제시했으며, 이와 함께 격려금, 이익배분제(영업이익에 따른 성과급, PS) 변경, 주거 안정비, 재충전 휴가, 유급 휴일 신설 등을 중앙노동위원회에 요구사항으로 제출했다.

이로써 당장 노조의 파업은 위기를 넘겼다. 조정회의는 노조가 쟁의권을 합법적으로 발동하기에 앞서 거쳐야 하는 경영진과의 최종 의견 조정 단계다. 3차 조정회의에서도 이견을 좁히지 못할 시 노조는 연대집회에 나선단 계획이다. 전삼노는 현재 서초사옥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자택이 있는 이태원, 타워팰리스, 신라호텔 등에서 집회신고를 마쳤다고 밝혔다. 7일 기준 현재 전삼노 가입자는 1만 9161명에 달한다.

이현국 부위원장은 “(사측에서 제출한 개선 안건은) 아직 완성되지 않은 안이었으나, 한번 정도 더 논의해 볼 만한 수준이었다”라며, “조합은 임금 교섭 체결을 목표로 3차 조정 회의를 철저히 준비하도록 할 것이며 만약, 3차 조정회의 진행이 사측의 시간 끌기 전략으로 확인이 된다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사측의 만행을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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