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쟁···기술 격차 좁혀지는 것 사실”
“인재 확보해 연구개발 선택과 집중 주력할 것”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이 정기총회에 입장하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이 정기총회에 입장하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이 한국과 중국 간 디스플레이 기술 격차를 1년으로 진단했다. 최 사장은 우리나라 디스플레이 산업 1위 탈환 전략으로 연구개발(R&D)에서 선택과 집중 전략을 강조했다.

최 사장은 7일 서울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정기총회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과)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게임을 하고 있다고 분명히 생각한다”며 “우려하는 부분은 많지만, 현재 중국과의 기술 격차는 1년에서 1년반 정도 존재하고, 좁혀지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부분에서 우려가 많지만, 당사는 여러 가지 연구개발 부분에 있어서 적중률을 높여서 선택과 집중을 이어갈 것”이라며 “어제 카이스트에서도 강연을 했지만 인재를 더 확보해서 꾸준한 연구개발을 통해 앞서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올해 국내 디스플레이산업은 중국업체들의 약진으로 큰 위기에 처했다는 평가다. 저가물량 공세로 액정디스플레이(LCD) 시장 주도권을 선점한 데 이어, 한국 기업들이 강세를 보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에서도 추격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 점유율은 2020년까지 한국이 1위를 유지하다, 2021년부터 중국에 자리를 내준 것으로 파악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와 디스플레이산업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2년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중국은 매출 기준 42.5%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한국은 36.9%에 머물렀다. 지난해의 경우 격차는 더 벌어질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디스플레이업계는 2027년 시장 1위 탈환을 목표로, OLED 격차를 유지하는 한편 신시장 주도권 선점에 주력하겠단 방침이다.

최 사장은 “중국 기업들도 LCD 성능 한계를 깨닫고 OLED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시장 규모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2027년 정부도 그렇고 디스플레이업계도 그렇고 (시장 1위를) 탈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전반적으로 IT 디스플레이 패널 사이즈가 커지면서 기술에 대한 요구 수준이 더 까다로워졌다”며 “이런 부분들이 경쟁사인 중국 회사들과 비교해서 우리가 게임을 하기에 더 유리한 구도라고 생각하며, 그 추세가 계속 가도록 더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사장은 이날 정기총회에서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의 제9대 신임 협회장에 선임됐다. 협회장직은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3년씩 교대로 맡는다. 앞서 8대 협회장은 정호영 전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이 맡았다.

최 사장은 이날 협회장 취임사에서 “OLED는 여전히 큰 잠재력과 가능성을 가진 산업으로 이제 막 개화를 시작한 폴더블과 IT, 확장현실(XR), 자동차 등 새로운 응용처와 결합해 더 세분화되고 고도화된다면 스마트폰과 TV 중심의 지난 10년보다 더 큰 성장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속에서 산학연이 힘을 모아 폴더블, 롤러블, 올레도스, 레도스, 투명 디스플레이 등 신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차세대 기술을 선점하고, 이렇게 개발한 기술 자산과 산업 경쟁력을 지키기 위한 법적 안전망을 강화하는 한편, 우수한 인재를 키우고 이들이 미래 성장의 버팀목이 될 수 있도록 투자와 지원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 사장은 2019년까지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에서 재직하다, 2020년 삼성디스플레이로 자리를 옮겨 대형디스플레이사업부장을 지냈다. 2021년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했으며, 올해로 임기 4년차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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