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니켈 생산국’ 인도네시아, 정부 채굴 승인 지연에 공급량 감소
삼성SDI, 캐나다니켈 지분 확보···공급망 다변화로 대응

삼성SDI의 6세대 각형 배터리(P6). / 사진=삼성SDI
삼성SDI의 6세대 각형 배터리(P6). / 사진=삼성SDI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니켈 가격이 인도네시아발(發) 공급 부족 우려와 미국의 러시아 제재 확대 탓에 급등하는 모양새다. 현재 오름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내 배터리 3사는 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니켈 물량을 미리 확보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5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니켈 가격은 이달초 기준 톤(t)당 1만7175달러(약2280만원)로 한달 전인 2월초 1만5620달러(약 2080만원)보다 9.1% 올랐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맥쿼리는 세계 최대 니켈 생산국인 인도네시아의 시장 공급량이 줄어들면서 가격이 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지 정부의 니켈 채굴 승인 작업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어서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최근 향후 3년간의 채굴 승인 신청을 검토 중이다. 최종 결과 도출이 늦어질수록 글로벌 시장에 니켈 공급량이 줄어 값이 지속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옥지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인도네시아의 대규모 저비용 생산이 한동안 계속되면서 니켈 공급과잉이 나타나 가격이 하락한 바 있다”며 “그러나 현지 정부의 니켈 채굴 승인 이슈로 해당 시장의 올해 상황은 예상하지 못한 공급 부족에 직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러시아 역시 니켈의 주요 생산국 중 하나다. 하지만 미국이 최근 러시아에 대한 추가 대규모 제재를 발표하면서 니켈 생산·수출이 제한될 것으로 관측된다. 러시아와 연관된 100여개 단체에 대해 수출 통제 조리를 시행하기로 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외국을 침공하고 국내에서 탄압을 펼친 것에 더욱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며 추가 제재 부과 의지를 밝혔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인도네시아에 이어 러시아 의 글로벌 니켈 공급량마저 줄어들 가능성이 커지면서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 등은 수급 차질이 나타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 또한 두 국가에 의존하지 않기 위해 공급망 다변화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대표적으로 삼성SDI는 올해초 니켈 광산 개발 기업 ‘캐나다니켈’에 1850만달러(약 250억원)를 투자해 지분 확보에 나섰다. 이를 통해 캐나다니켈이 추진 중인 캐나다 온타리오주 크로퍼드 니켈 광산 프로젝트의 물량 10%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삼성SDI는 하이니켈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배터리를 주력으로 생산 중이다. 글로벌 니켈 공급량이 부족하게 되면 제품 생산·판매에 어려움이 나타날 수 있어 캐나다니켈 지분 투자로 안정적인 공급망을 갖춘 것이다.

아울러 니켈 재고 확보에도 집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니켈 가격 폭등 사태가 빚어질 수도 있어 값이 더 오르기 전에 물량을 미리 확보하겠다는 움직임이 나타나는 중”이라며 “향후 높아질 니켈 가격보다 낮은 수준에 매입해 제품을 생산하면, 판매 시점에는 긍정적 래깅(생산 및 판매 시차에 따른 이익) 효과로 수익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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