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형 배터리 올 1분기 예상 영업익 1543억원···전년比 28.5%↑
BMW·폭스바겐 등 주요 고객사, 안정된 전기차 판매량 영향
소형 전지·ESS, 수요·시장 약세에 이익 감소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삼성SDI의 에너지솔루션 부문이 생산하는 배터리 제품 판매량 및 성적이 업황에 따라 엇갈리고 있다. 중·대형 배터리는 선방하고 있지만, 소형 전지 및 에너지저장장치(ESS)는 주춤하다. 같은 사업 부문이지만 해당 제품을 사용하는 전방 산업의 업황에 따라 실적이 달라지고 있다.
21일 증권가에 따르면 삼성SDI 중·대형 배터리의 올해 1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1543억원으로 전년 동기(1201억원) 대비 28.5%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반면 소형 전지는 같은 기간 448억원을 기록해 72.9% 줄어들 전망이다. ESS의 경우 지난해 1분기 311억원의 이익을 달성했지만 올해 1분기에는 71억원의 영업손실로 적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대형 배터리는 주로 전기차에 투입된다. 글로벌 경기침체에 전기차 수요가 줄어들기는 했지만, BMW 등 삼성SDI의 주요 고객사의 판매량은 크게 줄어들지 않아 이익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소형전지는 전동공구와 전기 자전거 및 스쿠터 등에 쓰인다. 단, 해당 시장이 작아지면서 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ESS는 탄소중립를 향한 세계 각국의 친환경 에너지 정책 기조 강화에 맞춰 성장해왔다. 하지만 내수 경제 활성화 및 물가안정 등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하면서 판매량이 줄어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전혜영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BMW와 폭스바겐 등의 안정적인 전기차 판매량으로 중·대형 배터리의 출하량 규모는 예년과 비슷하거나 약간 늘어날 전망”이라며 “그러나 소형전지는 전동공구 시장의 부진이 계속되는 동시에 수익성 높은 원형전지의 매출 감소로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방 산업 및 고객사의 상황에 따라 중·대형 배터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6732억원으로 2022년 대비 69.7% 증가했다. 올해는 789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소형 전지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5797억원으로 전년(7352억원)과 비교해 27.9% 감소했다. ESS 역시 36.1% 줄었다.
삼성SDI는 한동안 전기차용 중·대형 배터리가 주요 수입원이 될 것이란 판단에 제품 프리미엄 라인업을 강화하는 등 수익성 강화에 집중한다. 5세대 각형 배터리(P5)의 뒤를 잇는 6세대 각형 배터리(P6)의 양산에 최근 돌입했다.
P6는 P5보다 에너지 밀도가 10% 이상 개선된 것이 특징이다.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양극재에서 니켈 비중을 91%로 높이고, 음극재에 독자 개발한 실리콘 소재를 적용해 에너지 밀도를 극대화했다. P5의 니켈 함량은 88% 수준이다. 니켈 함량이 높을수록 에너지 밀도는 높아진다.
삼성SDI 관계자는 “중·대형 배터리 판매량은 중장기적으로 볼 때 미국·유럽 등의 친환경 정책에 힘입어 전기차 성장세가 지속되며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2025년부터 본격적인 수요 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프리미엄 제품 라인업의 준비와 신규 생산거점 준비 등을 차질 없이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