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E&S, 인도네시아 탕구서 연 50~60만톤(t)의 LNG 직도입
20년간 낮은 가격 LNG 수입···내후년이면 계약 만료
호주 바로사 가스전 공사 재개···2025년 3분기 상업 가동

SK E&S와 호주 산토스가 참여하는 바로사-칼디타 가스전 전경. /사진=SK E&S
SK E&S와 호주 산토스가 참여하는 바로사-칼디타 가스전 전경. /사진=SK E&S

[시사저널e=정용석 기자] SK그룹 가스전력 계열사 SK E&S 수익성의 핵심인 인니 가스전 공급 계약이 내후년 만료를 앞둔 가운데, 회사는 새로운 액화천연가스(LNG) 수급처인 호주 바로사 가스전 상업 가동에 사활을 걸고 있다. 바로사 가스전 개발 과정에서 일부 원주민의 소송 제기 등으로 공사가 다소 지연되며 상업 가동 일정이 일부 뒤로 밀렸지만, 호주 정부와 협력 강화에 나서며 사업 추진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SK E&S가 연 50~60만톤(t)의 LNG를 직도입하는 내용의 인도네시아 탕구 프로젝트 계약 건이 오는 2026년 만료된다. SK E&S는 해당 계약을 통해 지난 2006년부터 20년간 낮은 가격으로 LNG를 수입해올 수 있었다.

인도네시아에서 들여오는 LNG 가격은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으나, 한국가스공사가 도입하는 통상 가격보다 크게는 절반가량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가스 가격이 낮은 시기에 장기 계약까지 맺으면서 인도네시아 탕구는 이 회사의 높은 수익성을 보장하는 핵심 ‘스팟’이 됐다. SK E&S 관계자는 “정확한 수입 가격, 계약 기간에 대해선 영업 기밀이기 때문에 공개할 수 없다”고 했다. 

SK E&S은 직도입 비중을 늘려온 덕에 다른 민자 발전사들 대비 압도적인 원가경쟁력을 확보한 발전사로 꼽힌다. 원가경쟁력은 곧 수익성으로 연결된다. 통상 LNG 발전사는 LNG 도입가격 및 생산원가 대비 LNG 현물가격 차이가 클수록 더 큰 영업이익을 낼 수 있다. LNG 현물가격이 높은 시기에는 한국가스공사로부터 LNG를 구매하고, 현물가격이 낮을 때에는 해외에서 직수입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문제는 오는 2026년 인도네시아와 공급 계약이 만료되면서 회사의 전체 LNG 구매단가가 치솟을 수 있다는 점이다. LNG 수급 공백 우려도 제기된다. 대규모 LNG를 안정적으로 수급할 수 있는 가스전 가동이 필요한 시간이 1년가량 남은 셈이다. 

다행히 환경단체 소송으로 지연됐던 호주 바로사 가스전 개발이 현지 법원의 공사 재개 판결로 재개되면서 이 회사 숨통이 트였다. 호주 연방법원은 지난달 15일 일부 원주민이 환경단체를 통해 제소한 바로사 가스전 수송관 환경 인허가에 대한 수정·재신청을 기각하고 가스관 설치 공사 중단 가처분 효력을 해제했다. 환경단체가 주장했던 문화유적 존재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본 것이다. 

SK E&S에 따르면 회사는 오는 2025년 3분기 바로사 가스전 프로젝트 상업생산에 돌입한다. SK E&S는 2012년부터 바로사 가스전 개발에 참여해 왔다. 바로사 가스전 사업은 총액 53억 호주달러(약 4조6300억원)에 달하는 대형 사업이다. SK E&S(37.5%)를 비롯해 호주 에너지기업 산토스(50%), 일본 발전회사 제라(12.5%) 등이 함께 참여한다. 

사업 내용은 이렇다. 호주 북부 티위 제도에서 약 140㎞ 떨어진 가스전에서 나온 LNG는 송유관을 통해 호주 다윈에 있는 발전소로 옮겨진다. 탄소포집도 이곳에서 진행된다. 포집된 탄소는 지하 약 3km에 있는 바유운단의 폐 가스전에 저장한다. 해당 가스전에서 한국으로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는 LNG 물량은 인도네시아 가스전의 2배 수준인 약 130만t이다. 

유가 하락세와 더불어 계통한계가격(SMP) 또한 하락한다는 점도 SK E&S가 바로사 가스전 상업가동 시기를 앞당겨야 하는 이유로 작용한다. SMP는 발전회사가 생산한 전력을 한전에 판매하는 전력도매가격이다. SMP가 높을수록 민간 발전사들이 이익을 보는 구조지만, SMP 평균가는 지난해 1분기 237원, 2분기 152원, 3분기 147월, 4분기에는 130원까지 떨어졌다. 

SMP 가격 하락은 민간 발전사 수익성 저하의 직격탄으로 작용했다. GS그룹의 발전 자회사인 GS EPS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5% 감소한 4592억원으로 집계됐다. 

SK E&S 관계자는 “그간 바로사 가스전 개발사업이 일부 원주민의 반대로 사업에 차질이 빚어졌지만 이슈들이 해결되면서 사업이 정상궤도에 진입할 것”이라며 “저탄소 LNG의 직수입을 통해 에너지 자급률을 높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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