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중국 부진에 지난해 실적 하락
에딧샵 성장이 관건···새로운 해외시장 개척도 숙제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중국 화장품 시장 부진에 발목이 잡혔다. 두 회사는 실적 부진 근거로 ‘중국 시장 회복이 더디고, 면세점을 찾는 보따리상이 크게 줄었다’는 점을 내세웠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자 북미, 일본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가운데 온라인 채널인 ‘에딧샵(A-dit SHOP)’을 오픈해 눈길을 끈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뷰티업계 맞수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지난해 실적 직격탄을 맞았다. 실적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 시장 회복이 더디다는 이유에서다.

아모레퍼시픽그룹 실적 추이. / 자료=아모레퍼시픽그룹, 표=김은실 디자이너
아모레퍼시픽그룹 실적 추이. / 자료=아모레퍼시픽그룹, 표=김은실 디자이너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20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4%나 줄었고, 매출액은 15% 빠진 9260억원을 기록했다. 연간 영업이익은 1082억원으로 49%나 감소했다. LG생활건강도 지난해 4분기 54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58% 급감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1조5672억원으로 13% 줄었다. 연간 기준으로도 LG생활건강 영업이익은 4870억원, 매출액 6조8049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1%, 5%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뷰티 맞수인 두 기업은 같은 중국 시장 고전으로 실적 하락 성적표를 받았지만, 향후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보였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자 공략했던 북미, 일본 시장서 성과가 나오면서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북미와 일본 시장에서 각각 58%, 30%의 신장률을 보였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라네즈와 이니스프리가 견고하게 성장하고 헤라와 에스트라 등 신규 브랜드가 성공적으로 안착하며 일본 시장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면서 “립 카테고리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며 성장한 라네즈와 멀티브랜드숍 채널 접점을 확대한 설화수, 이니스프리 역시 미주 시장의 성장세를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뷰티 시장 변화에 아모레퍼시픽은 뉴 커머스로 시선을 돌렸다. 과거 아모레퍼시픽의 핵심이였던 방문판매를 온라인으로 전환해 매출 구조를 다변화하겠다는 의도다. 이를 위해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2022년 뷰티영업 유닛 중 방판 조직도 뉴커머스 디비전으로 명칭을 바꿔 영업 전략을 바꿨다. 최근에는 뉴커머스 채널 ‘에딧샵’을 론칭했다.

아모레퍼시픽 뉴커머스, 온라인 판매 채널 에딧샵 앱 화면. / 사진=아모레퍼시픽그룹
아모레퍼시픽 뉴커머스, 온라인 판매 채널 에딧샵 앱 화면. / 사진=아모레퍼시픽그룹

아모레퍼시픽 뉴커머스 채널의 공식 판매원 에디터를 희망하면 에딧샵 앱을 통해 가입이 가능하며, 본인만의 에딧샵을 개설할 수 있다. 에디터는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 헤라, 홀리추얼, 바이탈뷰티 등 다양한 브랜드의 상품 중에서 자신이 원하는 상품을 선택해 본인의 에딧샵에서 판매할 수 있다.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 별도 사이트를 만드는 등 초기 비용 투자나 재고 부담이 없다. 아모레퍼시픽에서 결제, 배송, 고객 상담 등의 유통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

에딧샵에서 판매가 발생할 경우 판매 중개자인 에디터는 판매 금액의 최대 25%에 달하는 판매 수수료를 받을 수 있다. 무엇보다 사업자 등록증을 발급하지 않아도 돼 온라인 셀러를 시작하는 이들의 부담도 줄였다.

에딧샵 오픈에 대한 장벽이 없다보니 N잡러들도 많은 편이다. 현재 에디터로 활동하는 인원은 2만7000여명이며, 이중 카운셀러(방문판매)와 에디터를 동시에 하는 셀러는 1만6000여명이다.

홍재욱 아모레퍼시픽 뉴커머스 디비전 상무는 “아모레퍼시픽 방문판매 사업은 1964년 도입된 이래 60여년간 급변하는 시장과 고객 트렌드에 따라 끊임없이 진화해왔다”면서 “그동안 축적한 오프라인 인적 판매 노하우를 바탕으로 디지털 중심의 유통과 소비 흐름에 맞춰 에딧샵 비즈니스를 성장시키고 뷰티&웰니스 영역의 새로운 문화를 주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에딧샵의 경우 아모레퍼시픽이 시작하는 단계여서, 매출 증대 효과를 당장 기대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아모레퍼시픽에게는 중국과 면세 채널 의존도를 낮추는 전략이 필요한 상태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지난해 법이 개정되면서 방문판매도 온라인에서 허용됐고, 파일럿 기간을 1년 거친 끝에 에딧샵을 론칭하게 됐다”면서 “앞으로 지켜봐야겠지만 에디터라는 새로운 채널 판매원이 새로 생기는 상황이고 그 숫자 역시 증가세에 있어 인원이 크게 늘어나면 매출 증대에도 도움될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서는 자사몰인 아모레몰을 키우고 해외서는 기준 진출해 있는 시장 외에 개척해야할 시장을 찾는 것이 숙제”라면서 “당장은 북미, 유럽, 일본 시장을 중점적으로 보면서 중국 시장의 부진한 부분을 다른 국가로 채우는 방향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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