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그룹 지난해 매출, 영업익 크게 감소
글로벌 주력 시장 미주·EMEA·일본서 높은 성장세 유지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중국, 면세점 매출 감소로 지난해 실적 부진을 거뒀다.
30일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해 4조213억원의 매출, 152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0.5%, 영업이익은 44.1% 감소한 규모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실적 부진에 대해 “면세와 중국 매출 감소로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이 하락했다”고 밝혔다.
다만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새로운 글로벌 주력 시장인 미주와 EMEA(유럽, 중동 등), 일본에서 높은 성장세를 유지했다고 강조했다. 아모레퍼시픽 브랜드 중에서는 헤라, 에스트라, 홀리추얼, 비레디, 일리윤, 라보에이치, 롱테이크 등이 선전했다.
채널 기준으로는 순수 국내 이커머스와 국내외 멀티브랜드숍(MBS) 채널에서 매출이 견고하게 성장했다. MBS 채널에서의 판매 호조로 대부분 자회사의 매출도 성장했다. 에뛰드는 수익성 중심의 체질 개선 효과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95.5%나 성장했다.
주력 계열사 아모레퍼시픽의 국내 사업은 면세 매출 감소로 전년 대비 14.4% 줄어든 2조210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화장품 부문은 국내 이커머스 채널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했고, 데일리 뷰티 부문은 프리미엄 라인 중심으로 상품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며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특히 아모레퍼시픽 주요 브랜드들은 강화된 기능성을 갖춘 혁신 신제품 출시, 다양한 마케팅 활동으로 브랜드 경쟁력 강화에 주력했다.
대표적으로 설화수는 대표 제품 ‘윤조에센스 6세대’를 선보이고 하이엔드 라인 ‘진설’을 리뉴얼해 글로벌 경쟁력을 높였다. 라네즈는 ‘퍼펙트 리뉴 3X 시그니처 세럼’ 등 신제품을 출시, 디지털 마케팅에 집중하며 MBS 채널에서 견고하게 성장했다. 헤라는 ‘글로우 래스팅 파운데이션’ 등 신제품 출시로 글로벌 MZ 고객 공략에 집중했고, 에스트라는 올리브영에서 지난해 더마 코스메틱 카테고리 시장점유율 1위 브랜드로 등극했다. 려는 고기능 탈모 케어 라인 ‘루트젠’을 출시했고, 미쟝센은 근본 손상 케어 라인 ‘이너플렉스’를 선보이며 기능성 헤어케어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했다. 라보에이치는 ‘칠성사이다’, 일리윤은 ‘산리오’ 등 이종 브랜드와의 협업도 이목을 끌었다.
다만 아모레퍼시픽 해외 사업은 아시아 지역 매출 감소로, 전년 대비 5.5% 하락한 1조391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채널 효율화 및 재고 축소 활동 등으로 중국 시장에서 매출이 하락한 여파가 컸다.
그럼에도 아모레퍼시픽은 일본에서 현지화 기준 매출이 약 30% 증가했다. 라네즈와 이니스프리가 견고하게 성장하고, 헤라와 에스트라 등 신규 브랜드가 성공적으로 안착한 결과다.
미주 지역도 전년 대비 58%의 매출 증가를 기록했다. 미주에서는 립 카테고리 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한 라네즈와 MBS 채널 접점을 확대한 설화수, 이니스프리가 성장세를 이끌었다.
EMEA 지역에선 진출한 모든 브랜드가 성장하며 전체 매출이 62%나 증가했다. 라네즈는 영국 럭셔리 뷰티 멀티숍 ‘SPACE NK’와 중동의 세포라 채널에 진출하며 글로벌 영토 확장을 선도했다. 아세안 시장은 라네즈의 판매 호조로 전년 수준의 매출을 유지했다.
아모레퍼시픽의 주요 자회사들은 전반적으로 매출은 증가했지만 마케팅 투자 확대로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니스프리는 지난해 매출,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대비 8.7%, 68.2% 감소했다. 채널 재정비, 마케팅 투자 확대 탓이다. 에뛰드는 MBS 채널의 견고한 성장으로 매출(1110억원), 영업이익(148억원)이 대폭 개선됐다. 에스쁘아는 프리미엄 파운데이션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달성하며 핵심 경쟁력 강화 효과로 전년 대비 12.4% 오른 580억원의 매출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아모스프로페셔널 역시 전년 대비 11.6% 증가한 742억원의 매출을 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Grow Together’의 경영 방침에 따라 ‘브랜드 가치 제고’, ‘글로벌 리밸런싱’, ‘고객 중심 경영’의 경영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그룹은 각 브랜드의 핵심 가치를 분명하게 하는 브랜드 코어 강화 작업에 매진하는 동시에 고객 공감 콘텐츠 개발, 엔진 상품 강화로 더 높은 브랜드 가치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성장 잠재력이 큰 지역을 중심으로 글로벌 사업 지형 재편도 추진한다. 새롭게 설정된 집중 성장 지역을 중심으로 유통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다양한 사업 모델을 시도해 지속적인 글로벌 성장 동력을 확보할 예정이다.
고객 중심 경영 수준도 발전시킬 방침이다. 이를 위해 그룹은 핵심 고객 기반의 새로운 고객 관리(CRM) 프로그램 실행, 고객 중심의 사업 체질 변화 등을 추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