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시총 1조5000억원대 에이피알 대표 주관나서
기존 중소형 딜과는 다른 무게감···유의미한 트랙레코드 평가
핵심인력 투입으로 공들여···성공적인 상장 여부 주목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조(兆)단위 대어로 평가되는 뷰티테크 기업 에이피알이 상장에 나선 가운데 대표 주관사인 신한투자증권이 이를 발판으로 도약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신한투자증권이 조단위 기업 IPO(기업공개) 딜을 전면에서 주도한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유의미한 트랙레코드를 쌓을 수 있는 까닭이다.

1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에이피알은 내달 2~8일 5거래일 동안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2014년에 설립된 에이피알은 ‘메디큐브’(뷰티기기), ‘널디’(패션), ‘에이프릴스킨’(화장품), ‘포멘트’(향수) 등 브랜드를 운영하는 회사로 희망공모가 밴드 14만7000~20만원 기준 예상 시가총액은 1조1149억~1조5169억원에 이른다.  

이른바 조단위 IPO가 상장을 앞두면서 상장 대표 주관사인 신한투자증권에도 시선이 쏠린다. 신한투자증권은 그동안 중소형 딜을 중심으로 대표 주관실적을 쌓아왔다. 지난해 2조원대 몸값으로 상장한 더블유씨피의 공동대표 주관을 맡은 적이 있지만, 또 다른 공동대표 주관사인 KB증권이 앞단에 섰다는 점에서 이번 에이피알 주관과는 무게감이 다르다.

신한투자증권 입장에서는 이번 IPO 주관이 유의미한 트랙레코드가 될 수 있는 셈이다. 그동안 IPO 대어들의 경우 전통적인 ‘빅하우스’인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이 독식해왔다. 대형 딜에 대한 노하우와 경험이 딜 수임으로 이어지면서 선순환된 영향이었다. 

이들 틈을 비집고 들어가기 위해선 내세울 수 있는 성공사례가 필요하다. 신한투자증권의 주요 경쟁사인 KB증권의 경우 카카오그룹 IPO를 통해 경쟁력을 보였고 이후에는 연이은 대형 딜 수임으로 기존 빅3 체계를 깨뜨리고 있다. 신한투자증권도 IPO 경쟁력 강화를 위해 그간 조직 개편과 인재영입을 적극적으로 했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성과가 나와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신한투자증권이 에이피알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점은 투입된 인력 구성에서부터 드러난다. 에이피알의 대표 주관 업무에 서윤복 IPO 본부장을 비롯해 IPO 1부와 2부의 핵심 인력 일부가 투입됐다. 통상 하나의 부서에서 하나의 딜을 다루는 것을 감안하면 흔치 않은 구성으로 그만큼 힘을 쓰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올해 IPO 주관 실적에 큰 보탬이 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도 에이피알의 성적표는 중요할 전망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해 886억원의 IPO 주관실적을 올리는데 그쳐 증권사 리그테이블에서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희망 공모가 밴드 상단 기준 공모금액 758억원의 에이피알을 성공적으로 주관할 경우 지난해 실적 대부분을 채우게 된다.

반대로 성공적인 상장에 실패하면 평판 하락은 피하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미 에이피알은 증권신고서를 두 차례 정정하며 깔끔하지 못한 진행을 보이고 있다. 최근 증권신고서 정정 건의 경우 과거 소송 건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추가 소명 요구에 따른 것이다. 다만 에이피알 측은 이미 소명된 부분이고 기업가치에는 영향이 없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신한투자증권 CI.
신한투자증권 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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