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티웨이항공 매출 1조3000억원 전망 ‘사상 최대’
정홍근 대표, 코로나 전엔 일본과 동남아 노선 중심 몸집 불리기 이어 엔데믹 후엔 유럽 중심 수익 확대 주력

정홍근 티웨이항공 사장. / 사진=티웨이항공 홈페이지 갈무리
정홍근 티웨이항공 대표. / 사진=티웨이항공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정홍근 티웨이항공 대표가 지난해 회사를 처음으로 매출 1조원으로 이끈 가운데 올해는 유럽 노선 확대를 준비한다. 티웨이항공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중대형기 도입을 늘리며 크로아티아를 비롯한 유럽 노선 취항을 준비한 바 있다. 특히 올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이 성사될 경우 유럽 노선이 티웨이항공에 배분될 가능성이 높아, 해당 노선 취항을 중심으로 수익 개선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1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티웨이항공 매출은 1조3149억원, 영업이익은 1524억원을 달성할 전망이다. 티웨이항공 매출이 1조원을 넘기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정홍근 대표의 공격적인 투자 전략이 맞아떨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당초 티웨이항공은 정홍근 대표 취임 직전인 2015년엔 매출이 2668억원이었으나, 취임 직후인 2016년에는 3827억원으로 껑충 뛰었으며, 2017년 5840억원, 2018년 7317억원, 2019년 8105억원 등으로 급증했다.

정 대표는 일본과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기단과 노선을 확대하며 빠르게 몸집을 불려나갔다. 당시 해외여행이 급증하던 시기라 항공업계에선 ‘항공기만 가져와 띄우면 돈을 번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일본 노선의 경우 지난 2015년 여행객이 1200만명 수준에 불과했으나 2018년에는 2100만여명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동남아 주요 여행지인 베트남은 271만명에서 3년 새 795만명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이에 2015년 티웨이항공은 보유 항공기가 12대에 그쳤으나, 2018년에는 20대까지 확대하면서 여행객을 늘리는데 중점을 뒀다.

그 결과 2015년 티웨이항공 국제선 여객은 107만명으로 국내 항공사 중 최저 수준이었으나, 2019년엔 490만명까지 늘어나면서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중 진에어(508만명)와 근소한 차이로 3위 자리까지 올라간 바 있다.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2020년엔 2692억원, 2021년엔 2144억원까지 떨어졌지만, 당시 정홍근 대표는 항공기 축소를 최소화하면서 코로나 이후를 준비했다. 코로나 직전 티웨이항공 항공기 28대에서 코로나가 정점에 달했던 2021년에도 단 1대만 줄이면서 기단을 최대한 유지했다.

이에 따라 해외 여행이 시작된 2022년에 회복하기 시작한 해외 여행 수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었으며, 중대형기 등 추가 항공기 도입까지 나서 30대로 기단을 늘려 국제선을 중심으로 여행객을 확대했다.

◇ 올해에는 유럽 노선 집중

정 대표는 올해에는 유럽 노선 확장에 집중할 계획이다. 국내 LCC가 일본과 동남아 노선에 치중되면서 앞서 코로나 직전 출혈경쟁이 극에 달했던 만큼, 경쟁이 덜한 유럽 노선을 위주로 수익성 챙기기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티웨이항공은 에어버스사의 중대형기 ‘A330-300’을 도입했으며, 올해에도 추가로 2대를 들여올 예정이다. 이 밖에도 보잉사의 차세대 기종인 ‘B737-8’를 비롯해 총 7대 신기재를 도입할 계획이다.

이어 올해에는 크로아티아 노선에 취항하면서 본격적으로 유럽 노선 운항을 준비한다. 특히 티웨이항공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합병 이후 분배될 유럽 노선에 주목하고 있다. 앞서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은 양사 기업결합 심사 과정에서 파리, 로마, 바르셀로나, 프랑크푸르트 등 4개 노선에 독점이 우려된다며 이를 해소할 것을 주문했다.

정 대표는 A330-300 도입 행사 당시 유럽 노선 확대 계획을 밝혔으며 특히 양사 합병과 관련해 “운수권 재배분이 진행될 경우 가장 주목하고 있는 곳은 파리, 로마, 런던, 이스탄불, 바르셀로나 등 유럽 노선이다”고 강조한 바 있다.

업계에선 대한항공이 유럽 독점 우려 노선 분배 항공사로 티웨이항공을 후보에 두고 물밑작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티웨이항공의 중대형 항공기 A330-300. / 사진=티웨이항공
티웨이항공 중대형 항공기 A330-300. / 사진=티웨이항공

최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서 “EU 경쟁당국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합병을 승인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보도하며 합병 관련 긍정적인 신호도 나오고 있다. 유럽 노선은 중장거리 노선으로 단거리 노선인 일본과 동남아 보다는 수익성이 높기 때문에 유럽 노선 취항을 통해 매출 상승과 수익 개선이 동반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티웨이항공은 오는 2027년엔 A330-300을 포함한 장거리 기재를 20대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다만 티웨이항공이 최근 빠른 성장속도에 잦은 기체 결함 및 지연이 생기고 있다는 점은 해결해야 할 숙제다. 티웨이항공은 지난해 3분기부터 약 4개월동안 기체 결함으로 인한 지연 및 결항이 6건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급증하는 해외 여행 수요를 잡기 위해 항공기 운항 스케줄을 빡빡하게 운영하면서 탈이 난 것이다.

이와 관련,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올해 정비, 운항, 객실, 일반직 등 인력 채용 확대와 안전관리 강화를 위한 투자를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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