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3사, 올 1분기 3만원대 5G 요금제 출시
5G폰 LTE 요금제 가입 순차 허용 중···증권가 “매출하락 커질 것”

왼쪽부터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김영섭 KT 대표,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 순 / 사진 = 각사
(왼쪽부터)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김영섭 KT 대표,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 / 사진 = 각사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3사가 올해 1분기 중 3만원대 5G 요금제를 신규 출시할 예정인 가운데, 지난해 저렴한 요금제를 앞세워 가입자를 끌어모은 알뜰폰 사업자와의 가입자 쟁탈전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다만 3만원대 5G 요금제 출시를 비롯해 ‘5G 단말기의 LTE 요금제 가입 허용’ 등 정부의 통신비 인하 정책에 따른 통신3사의 가입자당평균매출(ARPU) 감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올해 통신3사는 모두 인공지능(AI), 플랫폼 등 신규 먹거리에 방점을 둔 성장 전략을 세웠다.

5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통신3사는 올 1분기 중 3만원대 5G 요금제를 신규 출시할 예정이다. 이는 정부가 국민의 가계통신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 추진 중인 정책의 일환으로, 5G 요금제 최저 구간을 현행 4만원대 중후반대에서 3만원대로 낮추는 것이다.

통신3사의 저가 5G 요금제 다양화는 알뜰폰(MVNO) 가입자로의 이탈을 최소화할 수 있다. 알뜰폰은 지난해 '0원 요금제' 등 파격적인 요금제를 선보이며 가입자를 대거 유치했다.

0원 요금제는 6개월 등 일정 기간을 한정해 무료로 쓸 수 있는 요금제로, 지난해 연이어 출시되며 한때 70여개에 달했다. 통신3사가 자사 통신망을 사용하는 가입자를 늘리기 위해 알뜰폰업체에 가입자당 20만원 수준의 영업 보조금을 지급한 것이 주효했다. 그러나 알뜰폰으로의 이탈에 위기감을 느낀 통신3사가 지난해 6월부터 보조금을 삭감하면서 현재 시장에서 0원 요금제는 사실상 사라진 상태다.

다만 저가 5G 요금제 다양화는 장기적으로 통신3사의 수익에 직결되는 무선 가입자당평균매출(ARPU)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어 부정적이다.

이미 통신3사는 정부의 ‘통신비 부담 완화 방안’의 후속조치로 5G 단말기로 LTE 요금제에, LTE 단말기로 5G 요금제에 가입할 수 있도록 이용약관 개정도 순차 추진 중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1월 개정 약관을 시행했고, KT는 지난달 22일 개정 약관을 시행했다. LG유플러스도 오는 19일부터 개정 약관을 시행할 예정이다.

증권업계에서도 이같은 5G 요금제 최저구간 인하 및 5G 단말기의 LTE 요금제 가입 허용 등은 통신3사 수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5G 상용화 6년차를 맞았음에도 고가의 5G 요금제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여전히 크단 점을 고려하면, 저가 5G 요금제 가입 또는 LTE로 이탈 가속화로 가입자당평균매출(ARPU) 감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과기정통부 권고로 월 사용 데이터 용량별로 촘촘하게 출시된 5G 중저가 요금제는 큰 폭의 이동전화 ARPU 하락을 이끌 공산이 크다”며 “기존 5G 가입자들의 다운셀링을 초래할만한 수준의 낮은 5G 요금제가 출시된 것도 부담 요인이지만, 데이터 1~2GB 단위로 요금제가 세밀하게 책정돼 있단 점은 그야말로 충격”이라고 밝혔다.

이어 “LTE 가입자들의 업셀링을 기대하기도 어렵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기존 5G 중·고가 요금제 가입자 중 데이터 사용량이 그리 많지 않은 가입자들의 경우 요금제 다운셀링이 나타날 공산이 크단 점”이라며 “통신3사 평균 이동전화 ARPU 하락률은 지난해 2%에서 올해 4%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이렇다 보니 통신3사 대표이사(CEO)들은 올해 AI, 디지털 전환, 플랫폼 등에 방점을 두고 경영전략을 추진하기로 했다. 본업인 이동통신사업 외에 미래 먹거리 발굴에 속도를 내겠단 의지다.

이와 관련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그간 추진해 온 AI 컴퍼니의 변화와 혁신의 결실을 가시화하기 위해 ‘AI 피라미드 전략의 본격 실행’, ‘AI 컴퍼니 성과 가시화’, ‘기업 체질 개선’ 등 세 가지 전략을 꼽았다.

김영섭 KT 대표는 “KT 임직원은 AI에 대한 관심을 더 높여야 하고, 각자 하는 일과 업무 방식을 AI를 통해서 하면 어떻게 될지 등을 지속적으로 고민해야 한다”며 “앞으로 세상은 AI를 지배하는 사람과 AI를 전혀 모르는 사람 두 가지로 나뉠 것이다. AI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현재 일하고 있는 개인을 넘어 조직 전체가 AI로 혁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는 임직원에게 ‘고객경험(CX)’, ‘디지털 혁신(DX)’, ‘플랫폼’ 등 3대 전략을 제시하고, 회사의 미래를 결정할 핵심 3대 전략을 더 빠르게 추진할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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