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기아 광명 공장에서 현대차그룹 신년회 진행
광명공장, 그룹 첫 전기차 전용 생산 거점으로 전동화 전환 핵심
정 회장 “고객에게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 제공하기 위해 발전해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3일 기아 오토랜드 광명공장에서 열린 신년회에서 신년사와 향후 그룹 미래 비전에 대해서 발표했다. / 사진=박성수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3일 기아 오토랜드 광명공장에서 열린 신년회에서 신년사와 향후 그룹 미래 비전에 대해서 발표했다. / 사진=박성수 기자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기아 오토랜드 광명 공장에서 신년회를 열었다. 현대차그룹이 기아 생산 거점에서 신년회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아 광명 공장은 국내 최초 전기차 전용 공장이자 그룹 전동화 전환 핵심 거점이다. 특히 올해 광명공장 생산하는 소형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EV3’와 준중형 세단 ‘EV4’는 기아는 물론 현대차그룹 전기차 대중화의 핵심 차량이 될 전망이다.

정의선 회장은 올해 첫 현장 행보를 광명 공장에서 시작하며, 그룹 전기차 보급 확대에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3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기아 광명공장에서 신년사를 발표했다.

정 회장은 “올해를 한결같고 끊임없는 변화를 통해 지속 성장하는 해로 삼아, 여러분과 함께 어려움에 흔들리지 않는 건강한 체질을 만들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부분의 사람들은 안정적인 상황이 지속되길 바란다. 하지만 안정적인 상황이 지속된다는 것은 도태되고 정체될 수 있다는 의미기도 하다”며 “고객들은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원하기 때문에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는 변화와 발전을 이뤄야 한다”고 임직원들에게 당부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무한 경쟁 체제로 돌입한 가운데 현대차그룹이 생존하기 위해선 체질 개선을 통한 지속가능할 수 있는 기업으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 회장은 “올해는 그룹 최초의 전기차 전용공장인 오토랜드 광명에서 여러분과 함께 새해를 시작하게 돼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이곳에서 출발해 울산과 미국, 글로벌로 이어지게 될 전동화의 혁신이 진심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2분기에 기아 광명 전기차 전용공장을 완공하고, EV3를 생산해 국내외에 판매한다. 이어 올 연말에는 EV4를 국내 출시할 계획이다.

이후 미국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기아 오토랜드 화성 전기차 전용공장, 현대차 울산 전기차 전용공장을 순차적으로 가동해 전기차 라인업을 확대하고, 오는 2030년 에는 글로벌 전기차 톱3로 자리매김한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은 현대차와 기아 모두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전기차 분야에선 다소 부진했다. 현대차는 당초 지난해 전기차 판매 목표를 33만대, 기아는 25만8000대로 잡았으나, 올해 판매량은 목표치의 80%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이는 전기차 성장을 이끌었던 ‘얼리어답터’ 성향 소비층 수요가 사실상 끝난 가운데, 자동차 수요 대부분을 차지하는 일반 소비자들의 경우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는 사람이 많아서다.

송호성 기아 사장이 광명 공장의 전동화 거점 전략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 사진=박성수 기자
송호성 기아 사장이 광명 공장의 전동화 전략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 사진=박성수 기자

앞서 지난해 열린 기아 EV데이에서 송호성 기아 사장은 “전기차 시장은 여전히 얼리어답터들이 구매하는 단계이며, 일반 소비자들이 구매하는 단계까진 오지 못하고 있다”라며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게 하는 가장 큰 요인은 높은 가격과 충전 불편함”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올해 가격을 낮춘 보급형 모델을 내놓으며 전기차 수요를 다시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기아 EV3와 EV4는 현대차그룹 전기차 대중화의 선봉장 역할을 맡았다. 기아 EV3와 EV4는 3만5000달러(한화 약 4500만원)부터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송호성 기아 사장도 이날 신년회에서 “광명 공장은 EV3와 EV4를 연간 15만대 생산해 전동화 대중화를 선도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V3. / 사진=기아
EV3. / 사진=기아

◇ “지속가능 성장 위해 ‘환경·품질·보안의식’ 중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그룹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하기 위해서 ‘환경’, ‘품질’, ‘보안 의식’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인류와 함께 지속 성장하기 위해 탄소중립과 순환경제 등 환경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이를 위해 수소 생태계를 신속히 조성하고 전기차 배리를 비롯한 자원 재활용 등을 통해 탄소 중립 활동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두번째는 품질에서 오는 고객 만족과 신뢰다. 품질은 결코 타협이 있을 수 없다”라며 “결국 품질이 좋은 회사가 고객에게 인정받는다. 최고의 품질에 우리만의 가치를 더해 타사와 차별하고, 우리가 지향하는 최고의 고객만족과 감동을 주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송호성 기아 사장도 “광명 공장은 오는 6월부터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며. 생산 품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출고직행률 95% 수준을 달성하는 등 최상위 품질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보안 의식에 대해서도 힘주어 말했다. 정 회장은 “우리가 수십년간 쌓아온 지식과 정보는 4차산업 시대 경쟁력이다. 지적 자산을 보호하기 위해 완벽한 프로세스를 갖춰야 한다”며 “전세계적으로 보안이 크게 문제가 되는 가운데, 앞서가는 보안체계를 갖춰 그동안 우리가 노력했던 것이 물거품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기업 문화 변화도 주문했다.

정의선 회장. / 사진=박성수 기자
정의선 회장. / 사진=박성수 기자

정 회장은 “세계 경기 침체와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다양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선 ‘미리미리 준비’가 돼있어야 한다. 그동안은 ‘빨리 빨리’ 문화였지만 이제는 ‘미리미리’로 바뀌어야 한다”며 “미리미리 준비된 사람만이 빠르고 올바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는 지식을 갖추고, 적시에 신속하게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 그룹 차원에서도 신속한 의사 결정을 위해 지속적으로 제도를 개선하고 적극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정의선 회장은 “지난해 최고의 성과를 거둔 우리 현대차그룹 인재들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며 “임직원 여러분들도 우리가 대한민국과 전세계를 이끄는 주역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올해를 시작해 주시기 바란다”고 격려했다.

한편 정 회장은 신년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올해 목표에 대해 “전세계적으로 변화가 크기 때문에 많은 준비를 해야 할 거 같다. 임직원들이 지혜를 모아 준비를 잘 하는게 중요하다”며 “CES에선 AI, 로보틱스, 의료 분야에 대해 살펴 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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