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위 셀트리온헬스케어·5위 엘엔에프·6위 HLB·8위 셀트리온제약도 이사 예정
코스닥 시총 상위종목 대거 이탈···코스닥 잔류 종목은 패시브자금 수급 개선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코스닥 시가총액순위 4위였던 포스코DX가 새해 첫날 유가증권시장(코스피)으로 이전상장한 가운데 향후 이어질 코스닥 시가총액상위 기업들의 코스피 이전상장 효과에 시선이 쏠린다.

포스코DX에 이어 시가총액 3위인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코스피 상장사인 셀트리온에 합병될 예정이고 5위 엘앤에프와 6위 HLB도 코스피로 이전상장 절차를 밟고 있다.

코스닥 대어들의 잇따른 코스피 이전상장은 코스피200 지수편입 등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코스닥 대어들의 이전상장시 오히려 코스닥에 잔류한 종목들이 수급상 주가 부양에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 코스피 이전상장 행렬···셀트리온헬스케어·엘앤에프·HLB 순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말 코스닥 시가총액순위 4위였던 포스코DX는 이날 코스피로 이전상장해 첫 거래일을 마쳤다. 이날 포스코DX는 직전거래일 대비 6.2% 하락한 6만9600원에 장을 마쳤다.

포스코DX는 지난 8월 코스피 이전상장을 결정했고 지난 10월 5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코스피 이전상장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어 10월 10일에는 한국거래소에 이전상장 예비심사신청서를 제출했고 지난달 12일 상장예비심사 승인을 받으며 이전상장을 위한 모든 준비를 마쳤다.

포스코DX에 이어 코스피로 입성하는 코스닥 대어는 시가총액순위 3위인 셀트리온헬스케어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코스피 상장사인 셀트리온과 합병을 앞두고 있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1 대 0.4492620의 비율로 합병하며 셀트리온이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흡수합병하는 형태다. 셀트리온헬스케어 주주는 기존 1주당 셀트리온 신주 약 0.45주를 받는다. 신주상장예정일은 이달 12일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 다음은 엘앤에프다. 엘앤에프는 지난 10월 26일 한국거래소에 코스피 이전상장 예비심사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이달 내 승인을 받을 것이 유력해 보이며 승인 후 한 달 이내에 코스피로 이전상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엘앤에프는 지난해 7월 코스피 이전상장설이 불거졌으나 7월 20일 한국거래소의 조회 공시 답변으로 “코스피 이전상장을 검토 중이지만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한 달 후인 8월 28일 이사회를 열고 전격 이전상장을 결정했다.

엘앤에프 다음 주자는 HLB다. HLB는 지난 9월 20일 코스피 이전상장을 발표했다. 지난달 21일에는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이전상장 안건도 처리했다. 조만간 HLB는 한국거래소에 코스피 이전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청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말 기준 시가총액순위 8위인 셀트리온제약 역시 셀트리온과 합병이 추진될 예정이다. 셀트리온은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합병한 이후 셀트리온제약을 합병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상태다.

잇따른 코스닥 대어들의 코스피 이전상장으로 지난해말 기준 시가총액순위 10위 종목 가운데 코스닥에 잔류하는 종목은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 알테오젠, HPSP, JYP엔터 등 5개에 불과하다.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의 경우 계열사인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지난달 17일 코스피에 신규상장했기에 향후 코스피 이전상장 추진 가능성이 높다는 시선을 받고 있다. 앞서 에코프로비엠은 지난 7월 코스피 이전상장설이 돌기도 했으나 이를 부인한 바 있다.

◇ 지수편입에 수급 변화···반사이익 종목 찾아라

코스닥 대어들이 코스피로 이전상장하는 이유는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다. 특히 국내 증시 대표지수인 코스피200 편입시 수급상 주가 부양에 월등히 유리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형 펀드는 지수에 편입된 종목을 기계적으로 담아야 하는데 국내 증시에서는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자금이 타 지수 대비 추종자금 규모가 압도적이다. 업계에서는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패시브 자금의 규모를 최소 수십조원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시가총액이 큰 코스닥 종목의 경우 코스피 이전상장 이후 코스피 시가총액이 50위 이내로 유지한다면 코스피200지수에 편입될 가능성이 높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포스코DX 시가총액이 코스피 상위 50위 이내로 유지된다면 코스피200 지수편입은 3월 14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지수편입을 예상한 액티브펀드들이 이전상장 이전부터 해당 종목을 미리 매수하면서 정작 이전상장 직전 시기에 주가가 고점을 찍고 이전상장 이후부터 주가가 내려가는 경우도 많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 2018년 당시 코스닥 시가총액 1위 기업이자 코스닥 시가총액의 10%를 차지했던 셀트리온은 그해 2월 9일 코스피로 이전상장을 했는데 이전상장 이후 오히려 주가가 한동안 내리막길을 걸었다.

올해처럼 코스닥 시가총액순위 상위종목들이 대거 코스피로 이전상장할 경우 오히려 코스닥 잔류 종목들이 낙수효과를 거둘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코스닥150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자금들은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는 물론 알테오젠, HPSP, JYP엔터, 레인보우로보틱스, 리노공업, LS머트리얼즈 등 차순위 종목들을 기계적으로 편입하게 되기에 수급상 주가를 띄울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코스닥150 지수에 신규 편입되는 소규모 종목 역시 수급상 이득을 볼 전망이다. 이날 포스코DX가 코스피로 이전상장하며 코스닥150 지수에서 빠진 자리에는 티이엠씨가 대체종목으로 편입됐다. 고경범 연구원은 “코스닥150 지수 신규편입으로 티이엠씨 종목에 대해 45억원의 매수수요가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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