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피알, 시가총액 1조5000억원 목표
올해 첫 1월 유가증권시장 상장 기업 예고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에이피알이 새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1호 상장을 추진한다. 에이피알은 장외 시장서 1조5000억원의 몸값을 인정받으며 기업공개(IPO) 재도전 성공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에이피알에 앞서 IPO에 나섰던 뷰티 기업들도 공모주주들에게 일명 ‘대박주’로 인정받은 만큼, 에이피알도 뷰티 종목 흥행을 이어나갈지 주목된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에이피알은 올해 1호 조(兆)대어 IPO 자리를 예약했다. 에이피알은 시가총액 1조5000억원을 목표로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예고했다.

2014년 설립된 에이피알은 뷰티 디바이스, 브랜드들을 기반으로 사업을 키우고 있다. 대표적으로 메디큐브와 에이프릴스킨, 포맨트, 글램디바이오 등 뷰티 브랜드와 패션 브랜드 널디, 즉석 포토부스 브랜드 포토그레이 등을 보유하고 있다.

에이피알 주가 및 실적 개요. / 자료=에이피알, 표=김은실 디자이너
에이피알 주가 및 실적 개요. / 자료=에이피알, 표=김은실 디자이너

에이피알은 지난달 22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본격 코스피 시장 상장을 위한 절차에 돌입했다. 에이피알은 오는 1월22일부터 26일까지 5일간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해 공모가를 확정하고, 2월1일부터 2일까지 양일간 일반 청약을 진행한다. 대표 주관사는 신환투자증권, 공동주관사는 하나증권이 맡았다.

김병훈 에이피알 대표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첫 관문인 예비심사 단계를 성공적으로 통과하게 됐다”면서 “이어지는 증권신고서 제출, 전반적인 상장 과정에 만전을 기해 성공적인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앞서 에이피알은 2020년 11월 코스닥시장 상장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했다가 자진 상장 철회했다. 당시 에이피알은 한국거래소로부터 지배구조가 불안정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한국거래소는 김병훈 대표(최대주주)의 지분 37%, 에이피알 산하 에이피알에쿼티홀딩스(2대주주, 특수관계인)의 지분 18%를 합칠 것을 요구했다. 이후 에이피알은 넥스트스테이지(옛 에이피알에쿼티홀딩스)를 김 대표 소유로 전환했다. 이로써 현재 에이피알에 대한 김 대표 지분은 35.1%며, 넥스트스테이지 지분은 없다.

에이피알은 실적이 개선되면서 기업가치도 향상됐다. 에이피알은 올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 3718억원, 영업이익 69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7.9%, 277.6% 증가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특히 에이피알은 지난해 3월 프리IPO에서 7000억원을 인정받은 이후 현재 1조5000억원에 달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에이피알은 프리IPO에 이어 지난해 6월 CJ온스타일로부터 투자받는 과정에서 1조원의 몸값을 넘기며 유니콘 대열에 합류했다. 또 증권플러스 비상장에서 에이피알 비상장 주식은 지난달 26일 40만1000원 최고가를 찍었고, 이날 38만원가량의 주가를 기록했다.

유통업계에서는 에이피알의 이같은 행보를 두고 신한벤처투자, 미래에셋벤처투자 등 시리즈 투자에 참여한 재무적투자자(FI)는 물론, 구주를 인수했던 하나벤처스, IMM인베스트먼트, 어팔마캐피탈 등도 이번 IPO로 5배 이상의 차익을 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무엇보다 에이피알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에이피알은 미국·중국·일본·홍콩·대만·싱가포르·말레이시아 등에 진출해 있으며, 지난해 해외에서만 매출 1437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글로벌 매출이 집계되기 시작한 2018년(134억원) 대비 972%가량 늘어난 규모다. 에이피알의 메디큐브 에이지알(AGE-R)의 뷰티 디바이스는 지난해 1년간 60만대를 판매했던 것 기록을 넘어 지난해 3분기 만에 75만대에 육박하는 판매고를 올렸다. 에이피알은 추후 프랑스, 브라질 등 국가 진출을 앞두고 있다.

증권가에선 뷰티는 업황에 대한 우려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이유로, 에이피알의 IPO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엔데믹으로 야외활동과 여행객이 늘면서 꾸미는 것에 대한 소비가 확대되고, 에이피알 포트폴리오사들은 유행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분야로 국내외서 성장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특히 에이피알에 앞서 IPO에 성공한 뷰티 기업들의 선례로, 에이피알도 IPO 흥행 가능성이 점쳐진다. 한 예로, 마녀공장은 기관 경쟁률만 1800.47대 1에 달했다. 공모가도 희망밴드(1만2000원~1만4000원)을 초과하는 1만6000원으로 확정됐다. 상장 후에도 열기가 이어지며 상장 첫날 종가 4만1600원으로, 공모가 대비 160%나 올랐다. 뷰티스킨도 기관수요예측에서 1819.7대 1이라는 기록적 경쟁률을 냈다. 공모가 역시 희망밴드 상단(2만4000원)을 상회하는 2만6000원으로 집계됐다.

아직 에이피알은 희망 공모가 범위를 산정할 비교 기업을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업계에서는 에이피알 비교대상으로 국내외 화장품, 의료기기 사업을 하는 기업들로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클리오, 본느, 클래시스, 하이로닉, 원텍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를 기준으로 한 주당 평가 가액은 24만293원으로, 공모가 희망밴드는 14만7000~20만원으로 추정된다.

증권가에서는 에이피알 IPO를 놓고 “화장품 업종은 중국 의존도가 높아 실적 부진에 시달리는 기업들이 많았지만, 에이피알은 지속 성장을 보여줬다”면서 “에이피알은 탄탄한 실적, 브랜드 인지도 성장에 맞춰 수요예측 흥행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하고 있다.

김병훈 에이피알 대표는 “에이지알 뷰티 디바이스를 바탕으로 국내외 뷰티 업계에서 기술을 바탕으로 한 혁신을 일으키기 위해 노력해왔다”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K뷰티를 선도하는 유니콘 기업으로서,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성공리에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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