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캐스퍼 EV, 기아 EV3·EV4 출시···보급형 모델로 전기차 대중화 속도
중견3사도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 내놓으며 점유율 확대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지난해 국내 전기자동차 시장이 다소 침체된 가운데 올해에는 완성차 기업들이 보급형 모델을 늘리면서 본격적으로 전기차 대중화 시대를 준비한다.

그동안 국내 전기차 시장은 중형 이상 차급이 주를 이뤘는데, 올해에는 소형~준중형 크기의 차량을 늘리면서 저변 확대에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올해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캐스퍼 전기차(EV)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캐스퍼는 지난 2021년 출시 이후 그동안 하향세를 겪고 있던 경차 시장을 끌어올린 주역으로, 올해에는 EV 모델 출시를 통해 국내 소형 전기차 시장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된다.

캐스퍼의 신규 트림 ‘디 에센셜’. / 사진=현대차
캐스퍼. / 사진=현대차

아직 캐스퍼 EV에 대한 구체적인 사양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앞서 출시한 기아 레이 EV와 마찬가지로 내연기관 모델 기반 전기차라는 점, LFP배터리를 탑재한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레이 EV와 비슷한 수준이 될 전망이다.

레이 EV는 1회 충전시 주행거리가 도심 기준 233㎞, 복합 기준 205㎞에 달해 그동안 200㎞를 넘지 못했던 소형 전기차의 한계를 일정 부분 해소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소형차의 또다른 문제점인 낮은 출력과 토크 부분도 전기차 특성상 가솔린 대비 각각 15%, 55% 향상됐다.

이에 따라 레이 EV는 지난해 10월과 11월 월 1300여대를 판매하며 같은 기간 레이 전체 판매(월평균 약 4600대)의 3분의 1 수준을 차지했다. 캐스퍼 EV의 경우 정부 보조금 포함시 2000만원대 가격대가 예상되는 만큼 캐스퍼 판매량 확대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국내 소형 전기차 시장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된다.

EV3. / 사진=기아
EV3. / 사진=기아

기아는 올해 소형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EV3’와 준중형 세단 ‘EV4’를 연이어 출시한다.

앞서 송호성 기아 사장은 지난해 열린 기아 EV데이에서 “2024년 상반기 EV3를 출시하고, EV4를 연말에 론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V3와 EV4는 기아는 물론 올해 현대차그룹 전체에서도 핵심 차종으로 꼽힌다.

이는 올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행보에서도 드러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오는 3일 기아 오토랜드 광명 2공장에서 신년회를 진행한다. 광명 2공장은 EV3와 EV4 생산 거점이다.

정 회장이 새해 신년사를 발표하고 직원들과 소통하는 첫 현장 행보 장소로 광명 공장을 선택한 것은 그만큼 EV3와 EV4에 거는 기대감이 크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EV3는 국내에선 첫 출시되는 현대차그룹 전용 전기차 플랫폼 ‘E-GMP’ 기반 소형 전기차다. 기아는 EV3, EV4를 3만5000달러(한화 약 4500만원)부터 출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내 가격 정책과 전기차 보조금 등을 감안하면 EV3 실질 구매 가격은 3000만원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EV4 콘셉트. / 사진=기아

아울러 현대차그룹은 해외 시장에서도 보급형 모델을 출시하며 점유율 확대에 나서는 한편, 미국에선 NACS 충전 포트를 적용해 테슬라 슈퍼차저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 전기차 판매에 긍정적인 효과를 얻겠다는 전략이다.

◇ KGM ‘픽업트럭’, GM ‘이쿼녹스’, 르노 ‘하이브리드’

현대차그룹 뿐 아니라 완성차 중견 3사도 올해 전기차,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 출시에 속도를 낸다.

KGM은 올해 토레스 EVX 판매를 본격화하는 한편, 전기 픽업트럭 ‘O100(프로젝트명)’을 선보일 예정이다. O100은 지난해 서울모빌리티쇼에서 디자인을 공개했으며, 토레스를 기반으로 설계했다. 단단해 보이는 차체 디자인을 기본으로 도시와 아웃도어를 아우르는 라이프 스타일을 누릴 수 있도록 실용성을 강조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KGM은 토레스 EVX와 마찬가지로 O100에도 LFP배터리를 탑재해 가격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전기 픽업트럭 콘셉트카 O100. / 사진=박성수 기자
전기 픽업트럭 콘셉트카 O100. / 사진=박성수 기자

GM한국사업장은 올해 이쿼녹스 EV 출시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캐딜락 브랜드 리릭도 연내 출시할 계획이다. 이쿼녹스 EV는 GM 전기차 플랫폼 ‘얼티엄’을 기반으로 제작됐으며 실내 공간도 아이오닉5와 비슷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1회 충전시 주행거리도 미국 기준 약 500㎞에 달한다.

앞서 GM은 2025년까지 한국에 10종의 전기차 출시를 약속한 만큼 올해와 내년에 전기차 출시가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르노코리아자동차는 올해 전기차 출시 대신 하이브리드를 내놓을 예정이다. 르노코리아가 지난해 신차 부재로 판매 부진에 허덕인 가운데, 국내에서 최근 가장 인기가 많은 하이브리드 모델을 내놓으며 갈증 해소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올해 출시하는 하이브리드 모델은 르노 신차 프로젝트인 ‘오로라’의 첫 차로 중형 SUV다. 아직 구체적인 차량 성능 등에 대해선 공개되지 않았으나, QM6보다 체급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모델은 지리그룹과 르노그룹이 공동 연구·개발하고,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에서 생산한다. 지리그룹이 CMA 플랫폼과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담당하고, 르노그룹은 차량 디자인을 맡는다. 르노코리아는 국내 상황에 맞는 첨단 기능 개발과 생산을 담당한다.

이어 내년에는 부산 공장에서 폴스타 전기차 폴스타4 생산을 진행하며, 본격적인 르노 전기차는 오는 2026년 나올 예정이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