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소재·부품 등 공급망 정상화···코로나19 기간 이어졌던 대기수요 풀리면서 판매 급증
올해 성장세 이어지나 성장률은 크게 둔화···전기차도 비슷한 양상 이어질 듯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지난해 전세계 자동차 판매량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 전반적인 글로벌 경기 둔화에도 자동차 판매량은 빠른 속도로 회복했으며, 내년에도 성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1일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은 9010만대를 달성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분기까지 글로벌 판매량이 전년대비 600만대(성장률 약 10%) 늘어난 가운데 연말까지 성장세가 유지될 경우 9000만대 판매량을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2020년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된 이후 주요 공장 가동 중단 및 반도체 공급 부족 등 글로벌 공급망 체계가 무너지면서 자동차 업계는 수요가 공급을 넘어서는 환경으로 바뀌었다.
이에 따라 2019년 9124만대 수준이었던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은 2020년 7878만대로 급감했고, 2021년엔 8275만대, 2022년엔 8162만대 등으로 부진이 이어졌다. 하지만 지난해 엔데믹을 맞아 부품 공급 및 생산이 정상화되면서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할 전망이다.
주요 국가별로 살펴보면 미국은 1630만대를 기록해 전년대비 15.1%, 유럽연합(EU)은 1210만대로 13.3%, 일본 485만대로 15.5% 증가하는 등 주요 자동차 국가에서 두자릿수 성장이 예상된다. 다만 중국은 2900만대로 전년대비 8.2% 성장에 그칠 전망이다. 국내 판매의 경우 지난해 판매량이 176만대로 전년대비 5% 성장할 것으로 추정했다.
올해에도 글로벌 자동차 성장세가 이어지겠으나, 성장률은 다소 완화될 전망이다.
이호 한자연 연구원은 올해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이 9220만대로 전년대비 2.4%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미국 자동차 산업 노사 갈등이 마무리되면서 미국 현지 내 생산 시스템이 정상화됐으며, 소재·부품 공급망도 상당 부분 회복된 만큼 올해 자동차 생산을 저해할 불안 요소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또한 코로나19 기간동안 치솟았던 신차 가격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정상화되면서 수요 활성화를 불러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른 주요국들에 비해 성장이 더뎠던 중국의 경우 올해 평균치를 웃도는 3.6% 성장을 기록하며 3000만대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기차 시장의 경우 지난해 성장률이 31%대로 이전 대비 둔화됐으며 올해에도 성장률이 주춤할 것으로 예상했다. 수년간 이어졌던 전기차 시장의 빠른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도 전기차 전환에 속도를 늦추고 있어서다.
앞서 GM은 2022년부터 올해까지 2년간 40만대 전기차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폐지했으며, 미시간주에 건설하기로 했던 전기차 공장 가동 시기를 연기했다.
포드도 당초 계획했던 전기차 투자액 500억달러(한화 약 65조원) 가운데 120억달러(약 15조원)를 축소하기로 했다. 폭스바겐그룹은 오는 2026년 독일에 짓기로 한 전기차 전용 공장 계획을 철회했고, 동유럽에서 추진해 온 추가 배터리 생산 공장 설립 계획도 연기했다.
이에 해외 주요 조사기관들은 올해 전기차(PHEV포함) 글로벌 판매량이 1750만~1780만대로 전년대비 약 20~25%대 성장에 그칠 것으로 추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