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가입자는 증가하고 정부 요금 인하 압박은 커지고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이 15일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이동통신3사 대표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이동관 방통위원장, 김영섭 KT 대표이사 사장,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이사 사장 / 사진 = 연합뉴스
왼쪽부터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이동관 전 방통위원장, 김영섭 KT 대표이사 사장,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이사 사장 / 사진 = 연합뉴스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올해 통신3사는 주수익원인 5G 가입자 성장세 둔화와 윤석열 정부의 통신서비스 요금제 인하 압박에 신성장동력 발굴이 절실한 한 해를 보냈다. 내년 4월로 예정된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통신비 인하 압박은 더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엔 2년여간 지속돼 온 5G 소송 판결도 예고됐다. 이에 통신3사는 인공지능(AI), 클라우드, 기업간거래(B2B) 등으로 대표되는 비통신사업에 역점을 두고 내년 경영전략 실행에 나설 전망이다.

올해 통신업계는 실적만큼은 좋았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3사는 올해 매분기 합산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했다. 그러나 지난 3분기 KT와 LG유플러스 실적에 이상신호가 잡혔다. 3분기만큼은 유일하게 SK텔레콤만 전년동기대비 성장을 기록했다. KT와 LG유플러스 3분기 실적은 전년동기대비 하락했을 뿐만 아니라 시장전망치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사업자별로 보면 3분기 SK텔레콤은 4980억원, KT는 3219억원, LG유플러스는 2543억원을 기록해 1조원은 넘겼다.

통신3사 5G 가입자수 추이 / 이미지 = 정승아 디자이너
통신3사 5G 가입자수 추이 / 이미지 = 정승아 디자이너

합산 영업이익 1조원 돌파엔 여전히 통신3사의 주수익원인 5G 가입자 확대가 주효했지만, 올해 들어 5G 가입자 증가세가 정체 국면에 접어든 점이 실적 개선에 한계로 작용했다.

실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통신3사의 5G 가입자수는 3147만9603명으로 전월 대비 0.9% 증가하는 데 그쳤다. 5G 상용화 이후 역대 최저치다. 올해 기준 지난 4월까지 매달 40만~50만명대 증가세를 기록하다가 5월 30만명대로 하락, 4개월 만인 지난 9월 20만명대로 감소했다.

이 가운데 올해 정부의 통신서비스 요금 인하 압박도 통신3사 수익성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과기정통부는 내년 1분기 중 5G 요금제 최저 구간을 현행 4만원대 중후반대에서 3만원대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또 과기정통부는 ‘통신비 부담 완화 방안’의 후속조치로 5G 단말기로 LTE 요금제에, LTE 단말기로 5G 요금제에 가입할 수 있도록 이용약관 개정도 순차 추진 중이다. SK텔레콤은 지난달 23일 개정 약관을 시행했고, KT와 LG유플러스도 약관 개정을 준비 중이다.

통신3사의 수익성을 위협하는 규제 환경은 내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내년 4월 제22대 총선을 앞두고 여당 중심의 통신비 인하 압박 요구가 한층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내년 상반기부턴 지난 2년여간 진행돼 온 5G 관련 손해배상 소송의 결과도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5G 허위과장광고에 대한 과징금 처분을 내린 상황에서, 통신3사가 5G 소송에서 패소할 경우 5G 가입자 증가에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본업인 통신에서 대내외적인 리스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통신3사는 최근 모두 AI, 클라우드, B2B 등 비통신사업 확대에 역점을 둔 임원인사 및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유임에 성공한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글로벌 AI 컴퍼니’ 도약을 목표로 글로벌과 AI 전문성에 방점을 둔 개편을 단행했다. 글로벌 AI 솔루션 사업을 추진하는 ‘톱팀(Top Team)’과 메타버스·웹3.0·구독 등 미래 성장사업 추진을 강화할 ‘전략·개발’ 조직,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대외협력(CR), 홍보(PR), 법무 기능을 총괄하는 ‘대외협력 담당’ 조직을 신설했다.

지난 8월말 KT 수장이 된 김영섭 대표는 첫 인사에서 AI 등 핵심 기술 역량 강화를 통해 B2B 시장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해 기존의 IT부문과 융합기술원(R&D)을 통합해 ‘기술혁신부문’을 신설했다. 또 ‘AI테크랩’을 신설하고, 기술혁신부문 산하에 ‘KT컨설팅그룹’을 신설해 B2B 시장에서 전문성으로 승부하겠단 포부를 밝혔다.

역시 유임에 성공한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는 전병기 AI·데이터사이언그룹장을 전무로 승진시키는 등 AI·데이터 기반의 기술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겠단 의지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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