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 올해 11월 누적 판매 1만6000여대로 2만대 벽 못 넘길 듯
벤츠와 BMW, 1위 경쟁에 할인율 키우면서 아우디 점유율 하락으로 이어져
볼보 빠르게 성장하며 아우디 자리 위협···이윤모 볼보 대표 “3만대 브랜드로 성장할 것”

/ 이미지=정승아 디자이너
벤츠와 BMW가 1위 다툼을 위해 할인율을 키우면서 그동안 높은 할인율이 장점이었던 아우디 경쟁력이 약화돼 판매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 이미지=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아우디코리아가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와 BMW코리아 1위 다툼에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 꼴’이 됐다. 벤츠코리아와 BMW코리아가 1위 경쟁에서 앞서나가기 위해 할인율을 키우자,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이 장점이었던 아우디코리아를 찾는 고객들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볼보자동차코리아가 수입차 프리미엄 시장에서 입지를 높여나가며 판매를 늘리고 있어 아우디 설 자리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6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1~11월 아우디 판매량은 1만6650대로 전년대비 11.3% 감소했다. 아우디는 디젤게이트 사태가 마무리된 지난 2020년 이후 3년 동안 2만~2만5000대 수준을 유지했으나 올해는 2만대를 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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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가 주춤한 것은 앞서 언급한것처럼 올해 벤츠와 BMW가 1위 경쟁을 위해 할인폭을 키우면서 경쟁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BMW의 경우 올해 10월 5시리즈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 출시를 앞두고 기존 재고를 털어내기 위해 할인율을 높여나갔다. 신형 출시를 직전에 둔 8월경에는 최대 19%까지 할인율을 적용해 1600만원 가까이 가격이 떨어졌다.

BMW가 할인 판매 영향으로 수입차 1위 자리를 차지하자 발등에 불이 떨어진 벤츠도 부랴부랴 할인율을 키우면서 판매 확대에 적극 나섰다. 그동안 할인을 최대한 지양했던 벤츠도 올해 하반기부터는 10% 수준까지 할인율을 높이면서 맞불을 놨다.

이에 지난 달 기준 벤츠 할인율도 10~15%까지 올라가기도 했다.

벤츠와 BMW가 할인폭을 키우자 그동안 높은 할인율이 장점이던 아우디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퇴색됐다. 아우디는 통상 15~20% 정도 할인을 하는데, 벤츠와 BMW가 15% 이상 할인폭을 확대하고 나니 가격 경쟁력이 약화된 것이다.

지난달 아우디는 25%까지 할인율을 높였지만 예상만큼 판매량을 끌어올리진 못했다.

특히 벤츠와 BMW가 주력 모델인 E클래스와 5시리즈 신형 출시를 앞두고 할인을 높이면서 경쟁모델인 아우디 A6 부진이 이어졌다. BMW 5시리즈는 지난 10월 신형을 출시했으며, E클래스는 내년 초 신형 공개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BMW는 지난 하반기부터, 벤츠는 4분기부터 기존 모델 재고 처리를 위해 할인을 높인 바 있다.

A6의 경우 아우디 전체 판매를 결정 짓는 핵심 모델로 꼽힌다. 자동차 시장 조사 기관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2021년 A6 판매량은 1만2273대로 아우디 판매량(2만5626대)의 48%를 차지한 바 있다. 지난해 비중은 38%이며, 올해는 44%를 차지했다.

그만큼 A6 판매량이 아우디 성적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요소인데 벤츠와 BMW가 경쟁 모델인 E클래스와 5시리즈 할인을 키우면서 A6 부진이 가속화됐다.

볼보코리아 추격도 문제다. 그동안 국내 프리미엄 수입자동차 시장은 벤츠, BMW, 아우디 등 일명 ‘독일 3사’가 장악하고 있었지만, 최근 볼보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프리미엄 시장에 안착했고 이는 아우디 점유율 하락으로 이어졌다.

볼보는 올해 11월까지 1만5410대를 판매하며 전년대비 22.1% 성장했다. 앞서 볼보는 올해 판매 목표를 1만7000대로 세웠으며 현 추세대로라면 목표 달성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10여년 전인 2015년 성적을 살펴보면 아우디는 3만2538대, 볼보는 4238대로 약 8배 차이가 났다. 하지만 볼보가 매년 두자릿수 성장을 반복하면서 아우디를 맹추격해 따라잡고 있는 상황이다.

11월까지 아우디가 1만6600여대를 판매한 점을 감안하면 올해까진 아우디가 근소한 차이로 3위 자리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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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는 승패를 장담할 수 없다.

볼보는 최근 EX30 공개 행사에서 내년 판매 목표를 2000대로 잡았다. EX30은 보조금 포함시 실 구매가격이 4000만원대라 사전계약 당시에도 2일만에 1000대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이르면 내년엔 볼보가 2만대 판매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윤모 볼보코리아 대표는 최근 간담회에서 “EX30의 성공적 론칭을 통해 이른 시간에 연간 3만대를 판매하는 메이저 브랜드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아우디는 벤츠와 BMW가 강세인 수입차 시장에서 이들보다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것을 생존전략으로 세워 성장했는데, 올해에는 양사가 할인율을 키우면서 고객 이탈이 발생하고 있다”라며 “또한 프리미엄 수입차 시장에서도 SUV 인기가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SUV에 강점을 가진 볼보차를 선호하는 고객들이 늘어나 수입차 입문 고객들이 아우디 대신 볼보를 선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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