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억원에 비엘헬스케어 지분 58.74% 인수···광동 “건기식 제조 경쟁력 확보 차원”
음료사업 활발 광동제약 “천연물 사업 역량”···비엘헬스케어, 인건비 등 과다로 수익성 낮아
매출 1400억원대 MSD 가다실·가다실9 내년부터 공동판매···약가 전문 인력 영입, 조직 구축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최근 한국MSD 백신 판권 확보로 주목받았던 광동제약이 건강기능식품 업체 인수에 나섰다. 식품사업에 노하우를 갖고 있는 광동제약이 건기식 제조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반면 영업이익이 적은 업체여서 향후 수익성 제고에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광동제약은 건기식 업체 ‘비엘헬스케어’ 주식 인수 계약을 위해 최대 주주 ‘비엘팜텍’과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전날 공시했다. 광동제약은 비엘팜텍이 보유하고 있는 비엘헬스케어 지분 58.74%를 인수하기로 했다. 올해 내로 주식매매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지분 인수 대금은 300억원이다. 양해각서 주요 내용은 배타적·독점적 교섭권 부여와 확인 실사 관련 내용, 상호 비밀유지 의무 등이다. 이같은 비엘헬스케어 인수 취지와 관련, 광동제약은 “건기식 제조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비엘헬스케어는 건기식 제조 및 수출입업, 기능성식품 원료개발 및 의약품 원료 연구개발업 등을 진행하는 업체다. 주요 생산 제품은 홍삼류, 프로바이오틱스, 복합영양소 등 건기식과 건강지향식품 등이다. 건기식 관련 매출은 지난해 기준 633억원을 달성하며 전체 매출의 99.2%를 점유했다. 반면 화장품 사업 매출비중은 0.7%로 미미한 수준으로 파악된다. 향후 광동제약이 비엘헬스케어 모회사인 비엘팜텍과 주식매매 계약을 체결하면 인수가 최종 확정될 전망이다.  

비엘헬스케어를 인수할 경우 광동제약 사업과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는 판단을 했다고 회사는 밝혔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과 어떻게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지에 대해선 확인을 유보했다. 광동제약 매출구조를 분석하면 비타500과 옥수수수염차, 헛개차 등 주로 음료를 제조했고 건기식 비중은 낮은 것으로 파악된다. 올 3분기 누적 기준 비타500류는 약국영업과 F&B영업을 합쳐 944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옥수수수염차는 354억원, 헛개차는 331억원으로 집계됐다. 유통만 하는 삼다수 제품은 2388억원 매출을 달성했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현재 진행하는 건기식 사업과 관련, 광동제약 관계자는 “올해 ‘녹용당귀등 복합추출물’, ‘참당귀녹용황기 복합추출물’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개별인정형 기능성원료 허가를 받는 등 천연물 사업 핵심역량을 확보하고 있다”고만 설명했다. 제약업계 관계자 A씨는 “엄밀히 분석하면 광동제약은 식품회사가 아닌 음료회사로 볼 수 있다”며 “건기식 사업을 활발하게 진행하면 비엘헬스케어 인수로 인한 시너지 효과가 이른 시일 내 큰 규모로 예상되지만 천연물 사업과 어떤 시너지를 낼지 의문이며 자리 잡으려면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비엘헬스케어가 제조하는 건기식은 대부분 B2B용 제품이다. 300개 이상 제품을 OEM이나 ODM으로 생산해 공급하고 있다. ODM에 비해 OEM 비중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제품 수가 많아 각각 포장과 보관, 운송에 인건비 등 적지 않은 비용이 소요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말 기준 비엘헬스케어 직원 수는 207명이다. 지난 2020년 405억원, 2021년 578억원, 2022년 639억원 매출을 올린 비엘헬스케어 수익성은 낮은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 2020년에는 10억원 영업적자를 냈고 2021년과 2022년에는 각각 8억원과 16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비엘헬스케어를 인수하려는 광동제약 수익성도 낮은 편이다. 연결재무제표 기준 올 3분기 누적 영업이익률이 3.4%에 머물고 있는 상태다.   

이번 비엘헬스케어 인수가 광동제약의 식품기업 이미지를 강화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는 반면 한국MSD 백신 판권 확보는 긍정적 평가가 적지 않은 분위기다. 최근 광동제약이 한국MSD와 인유두종바이러스 백신 ‘가다실’과 ‘가다실9’ 공동판매 계약을 체결하고 내년부터 마케팅과 유통을 진행하게 된 것이다. 가다실과 가다실9 연매출은 1400억원대로 추산된다. 제약업계 관계자 B씨는 “한국MSD 백신 판권 확보에 앞서 광동제약은 약가 전담 인력을 영입해 조직을 구축하는 등 전문약 사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며 “모 일본계 제약사에서 영입한 약가 담당 임원이 근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최근 전방위적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는 광동제약도 대관업무에서 리스크를 안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9월 공정거래위원회가 부당 지원 혐의로 광동제약을 현장조사한 후 내부적으로 법률 위반 여부를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10월 하순에는 대웅제약도 공정위 조사를 받은 것으로 파악돼 업계는 조사 후폭풍을 우려하는 모습이다. 제약업계 관계자 C씨는 “광동제약이 최근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공정위 리스크가 상존하는 상황에서 광동이 경영혁신에 성공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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