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범 회장, 지난 28일 보석 석방···오너 복귀에 대규모 투자건 신속 결정 전망
유럽 헝가리 공장 및 미국 테네시 공장 증설 투자 속도 붙을 듯
화재로 전소된 대전공장도 조 회장 복귀에 재건 계획 나올 것으로 예상

조현범 한국타이어 회장. /사진=연합뉴스
조현범 한국타이어 회장.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 회장이 복귀하면서 향후 그룹 미래 먹거리 투자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그동안 오너 공백으로 투자가 지연됐으나, 조현범 회장이 돌아오면서 해외 공장 증설 등 투자가 계획대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한국타이어는 올해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된데 이어 미래 투자로 인해 성장 동력을 앞으로 이어갈 전망이다.

조현범 회장은 지난 28일 보석으로 풀려났다. 지난 3월 구속 기소된 이후 약 8개월 만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는 조 회장이 지난 8월 재판부에 낸 보석 신청을 인용했다. 앞서 조 회장은 계열사를 부당 지원하고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로 구속 기소된 바 있다.

아직 재판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사법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나,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기 때문에 이전 보다는 원활한 소통이 가능해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은 한국타이어 회장이자 그룹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 대표이사·회장으로 그룹 경영 결정권자인데, 조 회장 구속에 따라 각종 굵직한 투자 계획 등에 제동이 걸린 바 있다.

이번 조 회장 복귀에 따라 한국타이어 미래 투자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특히 글로벌 판매량 확대를 위한 해외 공장 투자가 예정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타이어는 유럽 헝가리 공장 증설을 준비 중이다. 투자금은 7589억원으로 투자 기간은 오는 2027년까지다. 헝가리 공장은 기존엔 승용차용 타이어만 생산했는데 이번 증설을 통해 트럭·버스용(TBR) 타이어 생산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생산규모는 일 2380개로, 헝가리 공장에서 상용차용 타이어를 생산해 유럽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당초 한국타이어는 지난 2018년 3782억원을 투입해 헝가리 공장 증설을 계획했으나, 코로나19와 글로벌 경기 침체 등으로 투자 시점을 미뤘다.

하지만 최근 이보다 투자금액을 2배 가까이 늘리기로 방향을 틀었으며, 조 회장 복귀에 따른 신속한 의사 결정으로 헝가리 공장 증설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한국타이어는 미국 테네시 공장 증설도 진행 중이다. 미국 테네시 공장은 오는 2026년까지 15억7500만달러(한화 약 2조원)을 투입한다. 이에 따라 승용차와 소형 트럭(PC/LT)용 타이어는 일 1만6000개, TBR은 일 3000개 가까이 생산량이 늘어나게 된다.

테네시 공장은 미국 반덤핑 관세 리스크를 극복하기 위한 자구책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앞서 미국 정부는 한국산 타이어에 대해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한국타이어의 경우 27.05%로 국내 타이어 3사 중 반덤핑 관세율이 가장 높다. 한국타이어는 북미 매출 비중이 28% 수준으로 높기 때문에 미국 공장 증설을 통한 관세 피해 최소화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방치 중인 대전공장도 조 회장 복귀에 따라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대전공장은 올해 3월 대규모 화재가 발생해 2공장이 전소되며 생산이 멈춰있는 상태다. 공장 재건을 위해선 사실상 신공장 수준의 자금을 투자해야 하는데 이 시기에 조 회장이 자리를 비우면서 반년 넘게 대책이 나오지 않았다.

조 회장 복귀 후 대전 공장에 대한 투자 방향이 결정되면, 향후 국내 생산 경쟁력도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신규 미래 먹거리 발굴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조 회장은 지난 2021년 캐나다 초소형정밀기계 업체 ‘프리사이슬리 마이크로테크놀로지’를 2045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프리사이슬리는 5G 광통신 네트워크, 자율주행솔루션, 의료영상장비, 메타버스, 항공우주 정보통신용 부품으로 활용되는 광학MEMS(미세전자기계시스템) 설계 전문기업이다.

한국타이어 측은 인수 당시 “프리사이슬리는 광통신 부품 시장 외에도 자율주행 차량 라이다(LiDAR) 센서용 솔루션 및 부품 확대 등 미래 신사업 분야에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신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며 “향후 회사 중장기 포트폴리오인 ‘S.T.R.E.A.M’을 기반으로 미래 성장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고 밝힌 바 있다.

S.T.R.E.M은 ▲친환경 배터리·신재생 에너지(Smart Energy) ▲타이어·관련 핵심 산업(Tire & Core biz) ▲미래 신기술 활용 사업 다각화(Rising Tech) ▲전동·전장화 부품, 기술, 솔루션(Electrification) ▲로봇·물류 등 자동화 및 효율화(Automation) ▲모빌리티 산업 전반(Mobility) 등 그룹 핵심 진출 분야의 영문 앞 글자를 따왔다.

한편 한국타이어는 올해 1~3분기 누적 매출 6조7076억원, 영업이익 8355억원을 달성하며 전년대비 각각 9.4%, 69.2% 증가했다. 이에 따라 한국타이어 올해 영업이익률은 12%에 달한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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