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니발 사전계약 첫날 3만6000대 넘어···90% 이상 하이브리드
전기차 성장 둔화에 하이브리드 인기 급상승···올해 디젤차 역전 가능성도
1년 가까이 걸리는 대기 수요에 올해는 물론 내년까지 내수 성장 동력될 듯

신형 카니발. / 사진=기아
신형 카니발. / 사진=기아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기아 카니발이 사전계약에서 또 다시 흥행에 성공했다. 카니발은 지난 2020년 4세대가 나오면서 미니밴에서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디자인을 바꿔 크게 흥행한 바 있는데, 이번 신형에선 최근 국내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하이브리드 엔진까지 추가하면서 새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출시한 카니발은 사전계약 첫날에만 3만6000대를 넘기면서 지난 2020년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 당시 기록한 2만3006대를 훌쩍 넘겼다. 이는 기아 사전계약 중 역대 최고 수준이며, 현대차 최고 기록인 아이오닉6(3만7446대)와 맞먹는 수준이다.

신형 카니발 흥행은 하이브리드 엔진을 추가한 영향이 가장 크다. 첫날 사전계약자 중 90% 이상이 하이브리드를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카니발 하이브리드의 경우 현재 상황에선 친환경차 세제 혜택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143만원가량의 지원을 받을 수 없지만, 그럼에도 소비자들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가 자체 측정한 카니발 하이브리드 복합연비는 14.0㎞/ℓ으로 친환경차 세제 혜택 기준(14.3㎞/ℓ)에 미치지 못한다.

카니발은 지난해 내수에서 5만9058대를 판매하며 쏘렌토(6만8092대)에 이어 기아 내수 판매 2위를 차지할 정도로 국내에선 인기가 높은 차량이다. 여기에 최근 빠르게 커지고 있는 하이브리드 시장과 맞물려 하이브리드 엔진을 추가한 점이 흥행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이브리드는 친환경 시대를 맞아 하락하는 디젤 차량 수요를 흡수하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특히 최근엔 전기차 성장 둔화까지 이어지면서 친환경차 시장에서 두드러진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자동차 시장 조사기관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10월 국내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는 24만9854대로 전년대비 43.5% 증가하며 파워트레인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가솔린 차량은 전년대비 8.7% 성장에 그쳤으며 디젤과 전기차는 각각 9.1%, 4.4% 감소했다. 특히 이 기간 디젤차 판매는 26만2334대로 하이브리드와 격차가 1만2000여대에 불과해 올해 처음으로 하이브리드가 디젤차를 역전할 가능성도 있다.

하이브리드 강세는 기아 내수 판매에서도 나타난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올해 1~10월 기아 하이브리드차 내수 판매는 11만5893대로 전체 판매(47만353대)의 24%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이브리드 엔진이 포함된 라인업의 경우 하이브리드 평균 점유율은 55.2%에 달한다.

차종별로 살펴보면 K5의 경우 전체 판매 2만7233대 중 하이브리드는 9407대로 점유율은 33.2%다. K8은 2만2663대(63.3%), 니로는 1만3849대(67.6%), 스포티지 2만5956대(44.7%), 쏘렌토 4만4378대(64.9%) 등이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집계됐다.

하이브리드 차량은 높은 연비를 바탕으로 국내에서 선호도가 갈수록 올라가는 추세다. 이에 따라 올해 반도체 공급난 완화에도 불구하고 하이브리드 모델은 출고까지 여전히 대기 기간이 긴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와 기아 영업점에 따르면 이달 대부분 차종의 경우 3개월 이내 출고가 가능한데 비해 하이브리드 모델은 최장 12개월까지도 기다려야 한다. 현대차 아반떼는 12개월, 쏘나타 5개월, 싼타페 10개월이며, 기아 스포티지의 경우 5개월, 쏘렌토는 11~12개월을 기다려야 차를 받아볼 수 있다. 카니발 하이브리드의 경우 현재 영업점에서 출고까지 1년이 걸린다고 고객들에게 안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즉 대기 수요가 많은 만큼 올해는 물론 내년까지도 하이브리드 인기에 따른 내수 성장 동력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SUV 하이브리드의 경우 출고가 긴 것을 소비자들이 사전에 인지하고 있고, 특히 패밀리카의 경우 아이들과 가족들의 상황과 의견 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다른 차량으로 갈아타는 일이 타 차종에 비해 적다”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