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츠 연내 점유율 20% 예상
나홀로 적자 요기요, 대표까지 교체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만년 배달앱 2위 요기요가 올해는 쿠팡이츠에 자리를 내줄 위기에 처했다. 쿠팡은 와우멤버십을 내세워 시장점유율 확대에 속도를 내며 요기요를 맹추격하고 있다. 요기요는 지난해 적자를 낸 상황에서 무료 배달 멤버십 요기패스X와 카카오톡을 연계한 마케팅으로 변화를 주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결국 요기요는 새 대표로 교체하는 초강수를 둔 가운데 요기요가 2위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21일 배달업계에 따르면 2위 자리를 놓고 요기요와 쿠팡이츠가 치열한 경쟁을 펴고 있다. 배달앱 시장은 시장점유율 기준 배달의민족(60%)이 독보적인 1위를 지키고 있다. 그 뒤로 요기요(20%), 쿠팡이츠(15%) 등이 잇고 있다. 요기요와 쿠팡이츠는 멤버십을 기반으로 2위 자리를 확보하는 신경전을 벌이는 상황이다.

이정환 요기요 신임 대표. / 사진=요기요
이정환 요기요 신임 대표. / 사진=요기요

쿠팡이츠에게 바짝 뒤쫓기는 요기요는 수장을 교체했다. 서성원 대표가 1년 6개월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며 요기요는 이정환 전 오토플러스 대표이사 사장을 신임 대표로 임명했다. 서 대표는 ‘일신상 이유’로 물러난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요기요 주주인 GS리테일과 사모펀드 간 갈등으로 서 대표가 사임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요기요는 지난 2021년 10월 GS리테일과 PEF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퍼미라로 구성된 컨소시엄에 인수된 바 있다.

이 대표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삼일회계법인과 세계적인 컨설팅 회사 PwC와 딜로이트 등을 거치며 다양한 분야의 컨설팅을 담당했다. 그간 이 대표가 컨설팅 업무를 담당해왔다는 점에서 이 대표가 요기요 체질개선에 집중할 것이란 분석을 내놓았다.

위대한상상 측은 이정환 신임 대표에 대해 “사업전략 수립과 운영, 재무 등 경영 전반에 걸친 핵심 업무 능력과 풍부한 경험을 갖춘 기업가치 제고 전문가”라면서 “요기요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고 신규 마케팅 활동에 총력을 기울이는 등 새로운 사업 비전을 제시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위대한상상은 일각에서 제기된 주주 간 갈등설을 의식한 듯 주요 주주사인 어피니티와 퍼미라, GS리테일 모두 이 신임 대표에 대해 기대감을 드러냈다고 강조했다. 앞서 서 대표가 사모펀드 측에서 선인됨 인물로, GS리테일과 사모펀드 간 갈등으로 사임됐다는 관측이 제기된 바 있다. 최근 사모펀드들이 전환사채 발행을 결의하자 GS리테일이 서 대표를 내키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나왔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대표가 요기요를 어떻게 체질개선에 성공시킬지다. 현재로서 배달업계에서 요기요 상황은 녹록지 않다.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요기요와 쿠팡이츠의 월간 이용자 수(MAU) 격차는 점차 좁혀지고 있다. 쿠팡이츠의 MAU는 지난 4월 303만명에서 10월 433만명으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요기요는 668만명에서 573만명으로 되려 줄었다.

배달앱 3사 시장점유율, 지난해 실적 및 신규 가입자 수 추이. / 표=정승아 디자이너
배달앱 3사 시장점유율, 지난해 실적 및 신규 가입자 수 추이. / 표=정승아 디자이너

요기요는 신규 고객수도 쿠팡이츠에 뒤처졌다. 앱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가 발표한 월별 식음료 분야 신규 앱 설치 순위를 보면, 9월까지만 해도 요기요가 30만명으로 쿠팡이츠(29만명)을 제쳤지만, 10월에는 쿠팡이츠가 32만명, 요기요 28만명으로 순위가 뒤바꼈다.

또 요기요는 배달앱 중 유일한 적자 기업이기도 하다. 지난해 기준 배달의민족은 매출 2조9417억원, 영업이익 4241억원으로 실적에서도 1위를 달성했다. 쿠팡이츠서비스는 매출 7232억원, 영업이익 14억원으로 기록됐다. 쿠팡이츠를 운영하는 쿠팡이츠서비스는 쿠팡의 100% 자회사다. 다만 요기요는 적자 1115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는 배달앱 2위 자리 다툼이 치열할 전망이다. 김범석 쿠팡 의장은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쿠팡이츠는 올해 말까지 약 20%의 시장점유율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현재 쿠팡이츠의 할인 혜택은 약 20%의 와우회원만 제공받고 있는 만큼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밝혔다. 이는 쿠팡이츠 시장점유율이 요기요를 뛰어넘을 것이란 의미로 풀이된다.

쿠팡은 와우멤버십 할인 프로그램인 쿠팡이츠 와우할인을 전국으로 확대했다. 쿠팡이츠 와우할인은 쿠팡이 100% 부담하는 할인 정책이다. 와우회원은 쿠팡이츠에서 배달 음식을 주문하며 음식 가격 최대 10%를 즉시 할인받을 수 있다. 주문 횟수, 할인 금액 한도 등도 제한을 두지 않았다. 쿠팡에 따르면 쿠팡이츠 와우멤버십 할인 프로그램 출시 이후 프로그램을 시작한 지역 75% 이상 가게에서 거래량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에 맞서 요기요는 요기패스X의 구독료를 50% 인하하고 본격 구독자 유치 경쟁에 나섰다. 그간 요기요는 요기패스X의 월 구독료를 9900원으로 설정했으나 전날부터 4900원으로 낮췄다. 이날부터는 요기요가 카카오와의 협업을 통해 신규 주문 채널 ‘주문하기 by 요기요’에도 요기패스X를 적용해 신규 구독자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 대표가 기업가치 제고 전문가로 알려져있고, 과거 오토플러스 재직 당시 중고차 라이브 쇼핑 시대를 여는 새로운 시도를 해왔던 만큼 요기요에 새 전략을 입힐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쿠팡이 그간 계획된 적자로 사업을 키워왔던 터라 쿠팡이츠에 전국구 할인 혜택을 적용한 상황에서 요기요가 쿠팡의 성장을 막을 전략을 펼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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