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츠서비스, 작년 흑자전환···배달앱 2위 요기요는 실적 뒷걸음
와우멤버십 쿠팡이츠에도 적용 중···혜택 강화로 락인효과 노릴듯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쿠팡 유료멤버십 ‘와우멤버십’ 회원수가 지난해 누적 1100만명을 기록했다. 로켓배송과 와우회원으로 두 개 분기 연속 흑자를 낸 쿠팡이 이번엔 쿠팡이츠에도 와우멤버십을 적용하기로 했다. 배달앱 후발주자로서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의도로 읽힌다. 배달 시장은 배달의민족이 독보적인 1위를 굳히고 있는 가운데 쿠팡이츠가 요기요를 넘어 배민까지 잡을지 주목된다.

20일 배달업계에 따르면 쿠팡이츠는 최근 와우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5~10%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시범적으로 시작했다. 시범 서비스 적용 지역은 서울 송파구와 관악구, 영등포 등이다.

쿠팡이츠서비스 실적 및 쿠팡 유료회원 와우멤버십 회원수 추이. / 자료=쿠팡, 표=정승아 디자이너
쿠팡이츠서비스 실적 및 쿠팡 유료회원 와우멤버십 회원수 추이. / 자료=쿠팡, 표=정승아 디자이너

쿠팡 유료멤버십인 와우멤버십 회원수는 지난해 누적 1100만명이다. 와우멤버십은 월 4990원을 통해 무제한으로 로켓배송·로켓프레시·로켓직구 등 무료배송, 30일 무료 반품, 와우 전용 할인가, 쿠팡플레이 이용 등을 제공한다. 쿠팡이 최근 두 개 분기 연속 흑자를 낸 데도 와우멤버십의 영향력이 컸다.

아울러 엔데믹에 따라 배달앱 시장 규모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쿠팡이 할인 혜택을 제공해 충성고객 확보에 나서려 의도로 읽힌다. 실제 통계청 온라인쇼핑 동향을 보면, 올해 3월 온라인 음식서비스 거래액은 2조1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5% 감소했다. 이는 2017년 이후 역대 최대 폭 감소다.

쿠팡 관계자는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테스트 중이며, 지역은 늘어나는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배달앱 시장은 배달의민족이 점유율 70%가량을 확보하며 독보적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요기요가 20%가량, 쿠팡이츠가 10%가량 차지하는 구조다. 쿠팡이츠는 배달앱 후발주자로서 각종 프로모션을 통해 점유율 끌어올리기에 나섰지만, 아직까지는 배달의민족을 따라잡기에 역부족이다.

다만 요기요 지난해 매출이 배달의민족의 10분의1 수준에 머물면서 쿠팡이츠서비스 기준으로는 쿠팡이츠가 2위를 단숨에 차지하게 됐다. 요기요는 지난해 매출 2649억5866만원, 당기순손실 913억7745만원을 기록했다. 배달의민족이 지난해 매출 2조9471억원, 영업이익 4241억원을 낸 것에 비하면 요기요는 쿠팡이츠서비스에도 한참 못 미치는 실적을 낸 것이다. 쿠팡이츠서비는 지난해 7232억7818만원, 영업이익 14억1734만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쿠팡이츠가 일부 지역에서 와우멤버십 회원에게 할인 혜택을 적용하고 있다. / 사진=쿠팡이츠 앱 캡처
쿠팡이츠가 일부 지역에서 와우멤버십 회원에게 할인 혜택을 적용하고 있다. / 사진=쿠팡이츠 앱 캡처

배달업계에서는 매출액 기준으로는 배달앱 순위가 크게 뒤바뀌었다고 봤다. 배민이 2조원대로 1위를 기록했고, 쿠팡이츠서비스는 흑자로 돌아서며 매출 7000억원대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특히 쿠팡은 현재 온·오프라인 1위 사업자를 목표로 하고 있다. 쿠팡은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 기준 국내 유통 시장 1위 신세계그룹(매출 30조4602억원)을 이은 2위 기업이다. 쿠팡은 지난해 매출 26조5917억원을 냈다.

로켓배송과 와우멤버십으로 유통시장 선두권을 차지하자 김범석 의장은 지난해 쿠팡이츠, 쿠팡플레이, 쿠팡페이, 해외사업 등에 2억달러를 투자했다. 당시 김 의장은 “새로운 영역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고 미래에 의미있는 현금을 창출할 가능성을 보이는 이니셔티브 부문에만 상당한 투자를 할 것”이라며 “모든 주요 이니셔티브는 쿠팡 생태계의 일환으로 상당한 외부효과를 일으킬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

쿠팡에 맞서 배민은 쿠팡이츠의 정액할인 적용 지역에 3000원 무제한 배달 쿠폰을 제공하며 맞서고 있다. 쿠팡이츠가 할인을 제공하는 지역을 확대할 때마다 같은 곳에 무제한 쿠폰을 주고 있는 것이다. 현재 송파구, 관악구, 동작구, 영등포구 등에서는 배민으로 1만5000원 이상 주문시 횟수에 제한없이 3000원 쿠폰을 사용할 수 있다.

다만 배민은 무제한 쿠폰이 사용되는 만큼 회사 수익이 줄어들게 돼 할인경쟁이 지속되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쿠팡이츠는 정액할인에 필요한 비용을 쿠팡이 와우회원 혜택 확대 차원으로 지원하고 있어 부담이 적은 편이다. 즉 배민이 쿠팡이츠에 맞서 출혈경쟁을 하게 되더라도 장기적으로 하기에는 실적 악화 때문이라도 멈출 수밖에 없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쿠팡의 와우멤버십은 구독 서비스 중 잘 된 것 중 하나인데, 배달시장이 축소된 상황에서 쿠팡이츠의 할인은 충성고객을 모으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매출 규모로 배달앱 시장에 재편되는 분위기인 만큼, 쿠팡이츠의 이번 할인 혜택이 어떻게 적용되는지에 따라 2위 자리로 굳힐 수 있을 듯”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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