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카·케이카·헤이딜러 등 서비스 앞다퉈 업그레이드 중
업계 “인증중고차 사업 붐, 고객의 제값받기 니즈 커져”

/사진=현대캐피탈
중고차 고객이 영업사원에게 중고차 거래 상담을 받고 있다. / 사진=현대캐피탈

[시사저널e=최동훈 기자] 중고차 업체들이 최근 완성차 업체들의 인증중고차 시장 진출에 발맞춰 고객 차를 매입하는 사업에 공들이고 있다. 고물가 기조 속 중고차 거래수요가 증가하는 점을 고려해 사업 다각화를 추진한다는 분석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엔카, 케이카, 헤이딜러 등 중고차 업체들이 내차 팔기 서비스를 지속 개선하며 수요 확대를 노리고 있다.

엔카는 지난 2015년 8월 소비자가 자차를 편리하고 합리적으로 판매할 수 있도록 ‘내차팔기-비교견적’ 서비스를 내놓았다. 고객들이 모바일 앱, 홈페이지 등을 통해 사진과 차량 정보 등을 게재하면 엔카와 제휴한 중고차 영업사원들이 입찰에 뛰어들어 가격을 제시하며 경매가 이뤄진다.

엔카는 이 같은 비교견적 서비스 뿐 아니라, 고객이 직접 가격을 매겨 차량 판매를 진행하는 ‘셀프등록’과, 딜러 또는 개인 판매자가 더욱 원활한 판매를 할 수 있도록 엔카 진단 평가사로부터 차량 진단을 받고 매물 촬영부터 광고등록까지 지원받는 ‘엔카진단등록’ 서비스로 차별화했다. 이밖에 업무용 차량을 판매하려는 법인 고객을 위한 ‘법인차매각’ 서비스를 마련해 다양한 고객을 공략하고 있다.

엔카는 중고차 시장 내 선두 브랜드 입지를 적극 활용해 내 차 팔기 서비스의 신뢰도를 확보하고 수요 늘리기에 힘쓰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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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카의 내차팔기 홈서비스 소개 화면. / 사진=케이카 공식 홈페이지 캡처

◇ 케이카·헤이딜러, 기존 사업 노하우 적극 활용

케이카는 SK의 직영중고차 사업 부문으로 운영되던 때인 지난 2014년 12월부터 내차팔기 홈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케이카는 2017년 12월 사모펀드에 인수되고 나서도 내 차 팔기 서비스를 지속하며 노하우를 축적해왔다.

케이카의 내 차 팔기 서비스는 사내 평가사가 고객을 찾아가 차량 진단 후 차량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거래가 이뤄지는 점에서 타사와 대조된다. 케이카 소속 차량평가사는 고객 차량 견적을 무료로 실시한다. 이후 계약서를 작성하면 하루 안에 매입대금을 지불한 후 소유권 이전까지 돕는다.

중고차 거래를 중개하지 않고 직접 매입·판매하는데 특화한 케이카가 내 차 팔기 서비스에도 같은 형식을 도입해 신뢰도·신속성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내 차 팔기 서비스에 특화한 헤이딜러는 유명 연예인을 앞세워 브랜드 가치를 높이며 모객에 성공하고 있다. 지난해 초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고객이 차량 판매를 위해 사진 게재 등 수행하는 작업을 지원하며 경매 승인 대기 시간 절약, 보험 환급금 누락 방지 등을 지원했다.

이 같은 서비스는 고객 데이터가 축적될수록 더욱 고도화하기 때문에 갈수록 정교한 수준의 혜택을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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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거래 플랫폼 업체 카머스의 중고차 거래 앱 소개 화면. / 사진=카머스

◇ 후발주자 현대캐피탈·카머스도 서비스 향상에 공들여

이밖에 현대캐피탈이 지난 6월 중고차 판매 서비스 ‘내 차 팔기 서비스’를 론칭한 후 오는 12월 서비스를 업그레이드 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캐피탈의 내 차 팔기 서비스는 고객을 찾은 차량 평가사가 차량을 진단하고 난 결과를 게재하면 현대글로비스, 블루핸즈 등 그룹사 소속의 경매사들이 입찰에 뛰어든다.

현장 감가 등 경매사 결정 후 가격 인하의 여지가 사전에 배제되기 때문에 거래자 간 감정소모를 줄이고 매각을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10월 현대차·기아가 인증중고차 사업을 개시함에 따라 기존 사업에서 철수하지만, 내 차 팔기와 같은 기타 서비스를 별개로 제공하며 수요를 충족시킨다는 방침이다.

올해 초 스타트업 지원을 전개 중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로부터 성장성을 인정받아 투자를 유치한 카머스(주식회사 핸들)도 내차 팔기 서비스를 지난 3월 개시했다.

현대캐피탈 서비스와 마찬가지로 차량 평가사가 고객을 방문해 차량을 점검하고 나면 회원사를 대상으로 온라인 경매가 진행된다. 고객은 입찰가를 실시간 확인하고 낙찰가에 추가 감가없이 그대로 판매할 수 있다. 차량 진단 외 모든 과정이 비대면 진행돼 고객 편의를 지원하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지난 9월에는 앱을 통해 차량 평가 이후 경매가 진행되는 시간을 기존 5시간에서 24시간으로 늘렸고, 고객이 지정한 가격에 매입하려는 회원사가 나타나면 거래가 바로 이뤄지는 ‘즉시판매가’ 서비스도 도입했다.

중고차 업체간 내 차 팔기 서비스 고도화 경쟁이 격화하는 배경에 현대차·기아의 인증중고차 사업 진출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 기아가 품질을 입증한 인증중고차를 신차 가격에 가까운 수준으로 판매하며 차량 판매 고객의 편익을 늘린다는 평가다. 이에 기존 중고차 업체들도 고객 편익 개선을 목적으로 내 차 팔기 서비스를 개선해 모객 효과를 누리려 하고 있다.

중고차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 기아의 인증중고차 사업 진출을 전후로 내 차 팔기 서비스에 대한 중고차 업체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고객들의 제 값 받기 니즈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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