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감소 원자재값 상승 ‘이중고’···코로나19 당시 성공적 재무구조 개선 이뤘다는 평가

서강현 현대제철 대표이사 사장. / 사진=현대차그룹
서강현 현대제철 대표이사 사장. / 사진=현대차그룹

[시사저널e=엄민우 기자] 현대제철의 새 대표이사 자리에 서강현 부사장(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이 내정됐다. 수요부진, 원자재값 상승이라는 이중고 속에 구원투수로 등판한 현대차그룹 대표 ‘재무통’ 서강현 사장이 어떻게 위기를 타파해갈지 관심이 쏠린다. 

17일 현대차그룹은 현대제철 대표이사 사장에 서강현 사장을 승진, 내정했다. 서 부사장은 현대차 재무·전략 부문을 이끈 인물이다. 현대차 최고재무책임자(CFO) 재임 기간 회사가 매출·영업이익 등에서 최대 실적을 달성한 바 있으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신임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엔 부사장으로서 사내이사에 선출됐고, 올해도 의결권 자문사 좋은기업지배연구소가 반대를 권고하긴 했으나 사내이사에 재선임 됐다.

최근 현대제철을 비롯한 철강업계는 현재 수요부진과 원자재값 상승이라는 겹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건설경기 위축 등 전후방사업 위축 속에 내수부진에 시달리고 있는데다, 철광석 등 원자재값 상승으로 영업이익률도 곤두박질 치는 상황이다. 현대제철은 3분기 영업이익 228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38.8% 감소한 수치다. 여기에 전기요금도 올라 전기로 비중이 높은 현대제철로선 더욱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재무통인 서 사장의 등판은 시기적으로 의미하는 바가 크다. 현재 현대제철 상황은 코로나19 팬더믹 한창 때인 3년 전과 유사한 상황인데, 당시에도 서 사장은 현대제철 재경본부장으로 재직한 바 있다. 당시 외부(포스코) 출신인 안동일 사장을 보좌하며 재무 부문을 사실상 총괄한 것으로 전해진다.

서강현 당시 재경본부장은 감산을 병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임을 강조하며 전기로는 생산 중단까지 검토했다. 비핵심성 자산 매각도 이뤄졌다. 본지가 단독으로 보도한 잠원동 사옥매각(▶관련기사: [단독] 현대제철, 서울 잠원동 사옥 매각추진)도 이런 분위기 속에 이뤄졌다. 당시 현대제철은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성공적으로 마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사업구조 재편은 이제 어느 정도 마무리 단계"라며 "CFO출신으로서 워낙 회사에 대해 잘 알고 있어 향후 이뤄질 투자 등과 관련해 주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미 현대제철은 강관사업을 분리하는 등 사업구조 개편을 이어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서 사장의 합류로 체질및 재무구조 개선이 더욱 속도를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대차 측은 서 사장 내정과 관련, “현대제철의 중장기 전략 수립과 함께 향후 신규 수요 발굴 및 제품 개발을 통한 수익성 확보 등 사업 구조 개선에 주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임명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한편, 전임 대표를 맡았던 안동일 사장은 현대차그룹 고문으로 위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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