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부장 후보 등록서 최종 후보 4명 모두 강성 성향
올해 임단협 파업 직전까지 갔던 만큼 내년도 불확실성 커

현대차 노조 대의원대회. / 사진=연합뉴스
현대차 노조 대의원대회.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내년에도 강성 노조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부장 선거에 강성 성향 후보자들이 이름을 올리며 최종 당선자에 상관없이 강성 지부가 들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최근 10대 지부장 선거 후보 접수를 마감했으며, 총 4명의 후보가 등록된 것으로 알려졌다. 후보를 낸 4개 조직은 모두 강성으로 분류되며, 실리·중도 성향 조직은 후보를 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지부장인 안현호 후보(금속연대 소속)가 연임에 도전한다. 안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특별성과금과 노동시간 단축 등을 공약했다.

강봉진 후보(노동자함성 소속)는 실질 임금 쟁취와 성과 공정 분배 등을 약속했다. 문용문 후보(민주현장 소속)는 상여금900%, 주 4일 근무제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임부규 후보(민주노동자 소속)은 노동시간 단축과 분배 정의 실현 등을 약속했다.

이번 선거 주요 공약으로는 대부분 근무 시간 단축과 임금 인상이 포함됐다. 업계에선 올해에도 노조가 정년 연장과 고용 보장 등을 거론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 현대차 노사 임금 및 단체협상 협약(이하 임단협)도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올해 현대차 노사는 임금 인상과 정년 연장과 관련해 노사간 갈등이 커졌으며, 이에 파업 직전까지 치달았다.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기본급 18만4900원(호봉승급분 제외)인상, 전년도 순이익 30%(주식 포함)를 성과급 지급, 상여금 900%, 각종 수당 인상과 현실화 등을 요구한 바 있다.

최종적으로 노사는 기본급 4.8% 인상(11만1000원, 호봉승급분 포함), 성과금 400%+1050만원, 주식 15주, 전통시장상품권 25만원 지급 등 역대급 인상안에 합의하며 올해 임단협을 마무리했다.

이 밖에도 국내 공장 투자와 육아 지원 확대, 생산현장 기술직 신규 채용 등도 합의했다.

다만 최근 현대차가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내년에도 노조가 임단협에서 요구 강도를 높일 경우 노사 갈등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강성 노조의 경우 매번 임단협에서 파업도 불사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 만큼, 회사 입장에선 부담이 크다.

올해 현대차 노조는 임단협 과정에서 교섭이 결렬되자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진행했으며, 그 결과 91%에 달하는 찬성표를 얻어 가결됐다. 이는 현대차 파업 찬반 투표 중 역대 최고 수준이다. 투표율도 96.9%에 달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현대차가 최근 무분규 협상을 이어오고 있는 만큼 파업까진 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현대차는 올해 파업 암운이 감돌았으나, 최종적으로는 무분규로 타결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5년 연속 무분규 협상을 마쳤으며, 이는 1987년 현대차 노조 창립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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