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30일 이사회 개최
아시아나 이사 6명 중 4명 찬성 시 가결

아시아나항공의 A321-200 항공기. /사진=아시아나
아시아나항공의 A321-200 항공기. / 사진=아시아나

[시사저널e=정용석 기자]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이 오는 30일 화물사업 매각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이사회를 연다. 이날 이사회 결론에 따라 3년간 이어져 온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성사 여부가 결정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30일 각각 이사회를 개최한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지원 방안을, 아시아나항공은 화물사업 매각을 주요 안건으로 올린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분리 매각 문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문제와 직결된 사안이다. 최근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인 EU 집행위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결합에 따른 ‘유럽 노선 경쟁 제한’을 우려해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 분리 매각 방안을 담은 시정조치안을 오는 31일까지 요구한 상태다.

먼저 대한항공이 오전 중 이사회를 열어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 부문을 매각하되, 인수 측이 직원들의 고용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아시아나항공과의 합의서를 안건으로 올릴 예정이다. 관련 내용을 담아 EU 집행위에 제출할 시정조치안도 확정하기로 했다.

같은 날 오후 2시에는 아시아나항공이 임시 이사회를 열고 ‘현재 진행 중인 기업결합 심사와 관련해 EU 집행위에 제출할 대한항공의 시정조치안에 대한 동의 여부’를 안건으로 올린다. 이사회가 대한항공의 시정조치안에 동의하게 되면 사실상 화물사업 매각이 결정된다.

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화물사업 매각 안건을 의결하기 위해서는 이사 과반이 참석한 가운데 과반이 찬성해야 한다. 아시아나항공 이사회는 원유석 대표이사를 포함한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4명 등 6명으로 구성됐다. 전원 참석 시 네 명이 찬성해야 안건이 통과된다.

아시아나항공은 이사회 종료 직후 공시 등을 통해 결정 내용을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노총 산하 전국공공운수노조 아시아나항공 노동조합이 24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대한항공 기업결합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민주노총 산하 전국공공운수노조 아시아나항공 노동조합이 지난 24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대한항공 기업결합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만약 화물사업 매각 문제가 아시아나항공 이사회에서 의결되지 못하면 대한항공도 관련 내용을 담은 시정조치안을 EU 집행위에 제출하지 못하게 된다. 나머지 국가의 승인 여부와 무관하게 양사 합병이 무산될 수 있다.

업계에선 아시아나항공 이사회 내 화물사업 매각에 대한 찬성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총부채는 12조원, 부채비율은 1741%에 달해 대한항공과의 합병 없이는 독자 생존이 어렵다는 우려 때문이다. 

다만 일부 이사는 화물사업 매각 찬성 시 배임 소지가 있다는 점 등을 들어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 상반기 기준 전체 매출의 21.7%에 달하는 화물사업을 넘기면 회사 가치를 떨어트려 주주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는 게 이들의 논리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측은 배임 소지를 우려하는 이사들에게 ‘화물사업 매각에 찬성하는 것으로 업무상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기업결합에 반대 목소리를 높여 온 아시아나항공 노조에 대해서도 고용 안정과 처우 개선을 약속하며 불만을 잠재운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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