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홀딩스, 세아홀딩스 이어 CVC 설립 계획
포스코기술투자, 운용자산규모만 2조원 돌파···포스코그룹 신성장 동력 발굴

포스코 포항제철소의 한 창고에 쌓인 철강 재고 모습. / 사진=연합뉴스
포스코 포항제철소의 한 창고에 쌓인 철강 재고 모습.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정용석 기자] 국내 철강업계가 수익성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포스코그룹, 세아그룹을 비롯해 동국홀딩스 등 주요 철강업체들이 대기업 벤처캐피털(CVC)을 통해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섰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동국홀딩스는 CVC 설립을 추진 중이다.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16일까지 자회사 동국제강과 동국씨엠 주식의 공개매수 진행을 통해 지주사 전환이 마무리되면 CVC를 통해 미래 성장기반 확보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지주회사인 동국홀딩스는 CVC 설립을 통해 철강업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전략적 투자처를 탐색하는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동국홀딩스는 자본금 100억원 규모의 CVC 설립을 통해 소부장 분야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갖추겠다고 밝힌 바 있다.

철강업계는 직접 투자를 하거나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철강업 외에도 다양한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해 분주하다. 지난해 말 세아그룹은 세아홀딩스 100% 지분 출자로 세아기술투자를 설립했다. 이를 통해 세아홀딩스는 특수강뿐만 아니라 신재생에너지와 기술투자 등 다양한 사업들을 총괄 지휘하는 역할을 맡는다. 

세아그룹은 세아기술투자를 중심으로 철강 제조업과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신사업을 발굴할 계획이다. 특히 디지털 전환(DT)과 미래 제조업 분야 스타트업에 투자한다. 

CVC 투자 성과가 돋보이는 곳은 단연 포스코그룹이다. 포스코그룹은 1997년부터 포스코기술투자를 운영 중이다. 포스코기술투자의 자본금은 1037억원, 운용자산규모는 2조2000억원, 누적 여신액은 2조4000억원에 달한다. 

포스코그룹은 지난해 3월 지주사 체제로 개편하면서 포스코기술투자도 기존 VC에서 CVC로 전환했다. 포스코홀딩스 자회사가 된 포스코기술투자는 포스코에너지밸리전문투자조합, 에너지혁신성장펀드 등을 통해 에너지 분야에 투자해왔다.

철강업계의 CVC 설립 배경에는 “기존 사업만으론 생존하기 힘들다”는 업계의 위기감이 자리한다.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글로벌 환경규제를 비롯해 철광석 등 원료 가격 급등도 철강업계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한편 철강업을 비롯해 CVC를 만들어 VC업을 하고 있는 국내 대기업 수는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22년 기준 국내 VC 투자의 31%인 4조5000억원이 CVC에서 이뤄졌다. 업계 관계자는 “철강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서 산업구조가 변화하고 있다”며 “CVC를 통한 신성장동력을 발굴하는 사례가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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