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기아 EV데이 열고 EV5 및 EV3·EV4 콘셉트카 공개
송호성 사장 “다양한 차종 확대 및 가격 인하, 충전 인프라 해소 통해 전기차 대중화”
EV3는 내년 상반기, EV4는 내년 말 출시···EV5는 2025년 상반기 예정

기아가 12일 경기도 여주에서 EV데이를 열고 EV3, EV4, EV5를 공개했다. / 사진=박성수 기자
기아가 12일 경기도 여주에서 EV데이를 열고 EV3, EV4, EV5를 공개했다. / 사진=박성수 기자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기아가 전기자동차 중저가 라인업을 확대하며 대중화 시대를 본격화한다. 기아는 EV5를 비롯해 EV3, EV4 등 가장 수요가 많은 보급형 시장에 맞는 전기차를 내놓으며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12일 기아는 경기도 여주시에서 ‘2023 기아 EV데이’를 열고 신차 공개 및 향후 전동화 청사진을 공개했다.

이날 기아는 준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5’를 국내 최초 공개하고, 세단인 ‘EV4’와 소형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EV3’ 등 콘셉트카 2종을 세계 최초 선보였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전기차는 아직 얼리어댑터들이 주로 구매하고 있다”라며 “내연기관 대비 부족한 차종과 높은 가격, 불편한 충전이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송호성 기아 사장. / 사진=박성수 기자
송호성 기아 사장. / 사진=박성수 기자

이어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아는 EV5를 포함해 다양한 라인업의 신규 전기차를 출시하는 한편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대 및 글로벌 생산 거점 확대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EV5는 EV6와 EV9에 이은 기아 3번째 전용 전기차 모델로 전용 플랫폼 ‘E-GMP’를 탑재한 최초의 전륜 기반 전용 전기차다.

EV5. / 사진=기아
EV5. / 사진=기아

EV5 디자인은 각진 정통 SUV 형태로 구성했으며, 실내도 SUV 특유의 넓은 공간에 초점을 맞췄다.

기아 신형차에서 최근 적용하고 있는 디지털 타이거 페이스와 스타맵 시그니처 라이팅을 통해 미래지향적인 느낌을 살리는 한편 브랜드 디자인 정체성도 강조했다.

EV5는 당초 중국 현지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차량을 개발했으나 추후 국내에서도 출시하기로 했다.

EV5 중국 생산 모델은 스탠다드 2WD와 롱레인지 2WD, AWD 등 3가지로 운영한다. 롱레인지 AWD 모델은 88kWh의 배터리를 탑재하고 230kW의 합산 출력을 갖췄으며 CLTC (중국의 항속거리 측정 표준)기준 주행거리 650km를 목표로 한다.

한국에서 생산하는 EV5도 중국 생산과 마찬가지로 스탠다드 2WD, 롱레인지 2WD, AWD 등 3가지로 운영한다. 배터리는 NCM(니켈·코발트·망간)으로 81kWh 용량이며, 롱레인지 AWD 모델은 195~225kW 수준의 합산 출력을 갖출 예정이다.

기아는 EV5에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ccNC와 무선(OTA)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기능을 탑재한다.

EV5 실내 모습. / 사진=박성수 기자
EV5 실내 모습. / 사진=박성수 기자

12.3인치 클러스터 및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5인치 공조 디스플레이를 통합한 ‘파노라믹 와이드 디스플레이’를 적용해 다양한 정보를 보여준다.

이와 함께 ▲고속도로 주행 보조 2(HDA2)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2(RSPA 2) 등 첨단 운전자 보조 기능도 탑재한다.

또한 기아는 EV5에 기존 ‘V2L(Vehicle to Load)’ 기능에 추가로 ‘V2G(Vehicle to Grid)’ 기능을 적용해 전력 활용도를 높일 예정이다. V2G는 배터리 유휴 전력량을 전체 전력망에 공급 및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차량ᆞ전력망 양방향 충전 기술로, 제반 환경이 구축된 국가 위주로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EV4는 세단으로 전면부의 경우 낮은 후드 형상을 강조했으며, 스타맵 시그니처 라이팅도 적용해 통일성을 이룬다. 측면부는 데크가 낮게 떨어지는 후드 끝단과 함께 새로운 모습의 실루엣을 구현했다. 후면부는 독창적인 형상의 루프 스포일러와 수직 방향의 테일램프로 테일게이트의 넓은 폭과 깔끔한 면을 강조했다.

EV4 콘셉트카 디자인. /사진=기아
EV4 콘셉트카 디자인. /사진=기아

실내는 수평형 구조로 운전자 시야가 방해되지 않도록 설계했다. 이를 위해 공조 조작을 사용하지 않을 시 센터페시아에 수납할 수 있도록 배치했으며, 패턴을 바꿀 수 있는 핀 스타일 에어벤트도 적용했다.

EV3는 강인하고 다부진 차체에 역동적인 루프라인으로 디자인했다.

전면부는 볼륨감 있는 차체 면과 새로운 EV 타이거 페이스를 적용했으며, 스타맵 시그니처 라이팅과 수직형 헤드램프를 탑재했다.

EV3. / 사진=기아

측면부는 사각형을 비대칭적인 각도로 잘라낸 듯한 휠 아치 구조로 설계했으며, 휠 아치를 감싼 면들이 서로 맞물리게 구성했다.

후면부는 기하학적 형상의 리어 펜더와 볼륨감이 느껴지는 테일게이트를 비롯해 전면부와 마찬가지로 스타맵 시그니처 램프를 탑재했다.

실내는 센터콘솔에 길이, 위치, 각도를 변경할 수 있는 미니 테이블을 넣어 활용성을 높였다. 2열 벤치 시트는 시트 쿠션을 위로 접을 수 있어 전동 자전거나 스쿠터를 싣고 V2L 기능을 활용해 충전할 수도 있다.

EV3 실내. / 사진=박성수 기자
EV3 실내. / 사진=박성수 기자

카림 하비브 기아글로벌디자인센터 부사장은 “EV9과 EV6를 비롯해 EV5, EV4 콘셉트, EV3 콘셉트의 디자인을 통해 새로운 세대의 고객에게 더욱 의미있고 더 나은 방향의 경험과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3개 차종 국내 출시 일정과 관련해 송호성 사장은 “EV3는 내년 상반기 국내 출시할 예정이며, EV4는 내년 말, EV5는 2025년 상반기 중 선보일 계획이다”고 말했다.

◇ 중저가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 확대···국내 충전소 2025년까지 3500기 설치

이날 기아는 신차 공개와 함께 향후 글로벌 가격 전략, 충전 인프라 확대 및 안정적인 공급 체계 구축과 관련한 계획도 밝혔다.

기아는 EV6와 EV9을 포함해 3만~8만달러에 해당하는 전기차 라인업을 갖출 계획이며, 대중 차급인 소형~준중형에 속하는 다양한 형태 차종을 출시할 계획이다.

특히 이날 공개한 EV5와 EV4, EV3 등 중소형 모델은 3만5000~5만달러 가격대로 출시해 전기차의 대중화 및 보편화를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기아는 상대적으로 전동화 전환이 느린 신흥시장에서 초기에 EV6와 EV9을 출시해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하고, EV5, EV4, EV3 및 신흥시장 전략 전기차를 추가해 상품 선택의 폭을 확대할 예정이다.

충전 인프라와 관련해선 내년 4분기부터 미국에서 ‘NACS(북미충전표준)’ 충전 포트를 적용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기아 고객은 약 1만2000기 수준의 테슬라 슈퍼차저를 이용할 수 있다. 또한 북미에서 5개 자동차그룹과 연합해 오는 2030년까지 3만기의 초급속 충전기를 설치한다.

다만 국내 충전의 경우 기존 방식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송호성 사장은 “미국에서 테슬라와 협력하는 것은 테슬라가 가장 넓고 보편화된 충전망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며 “한국이나 유럽은 CCS가 보편화된 만큼 해당 지역에선 아직 테슬라와 협력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더불어 기아는 현재 유럽 주요 고속도로에 2800기의 초급속 충전기를 설치했으며 2025년까지 총 7000기를 설치할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이핏(E-Pit)을 포함해 2025년까지 3500기를 설치할 계획이며, 다른 지역에서도 현지 충전사업자와 협업해 기아 딜러망 내에 급속 및 초급속 충전기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가정 내 충전의 경우 기아가 직접 개발한 완속 충전기를 고객에 공급하고 고객 편의 기능을 제공할 계획이다.

안정적인 전기차 생산 및 배터리 공급을 위해 오는 2025년까지 전기차 생산 거점을 8개로 확장한다.

기아는 한국을 중심으로 유럽에서는 중소형 EV를, 중국에서는 중대형 EV를 현지 생산할 예정이다. 또한 인도는 신흥시장 전략 EV 생산을 계획하고 있으며 북미에서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EV 모델이 생산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기아는 글로벌 EV 현지 생산체계에 맞춰 배터리 조인트 벤처 설립을 통한 안정적인 글로벌 배터리 공급체계를 구축한다.

이를 통해 기아는 연간 글로벌 전기차 판매를 오는 2026년 100만대, 2030년엔 160만대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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